2002년3월3일(日)雲
▲백아산(白鵝山)(주차장-팔각정-문바위갈림길-정상-마당바위-관광목장)*사진6컷
해봉산악회(44명)
♠참 고
▲백아산[白鵝山]
위치 : 전남 화순군 북면
높이는 810m이다. 석회석으로 된 산봉우리가 마치 흰 거위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 백아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 북쪽으로 무등산(1,187m)이, 남쪽으로 모후산(919m)이 있다.
날카로운 바위가 많고 산세가 험하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순탄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 중턱에는 화순 아천산 천연동굴이 있다. 석회암 동굴이며, 약 2억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행 코스
11:00=주차장
12:08=팔각정 갈림길
12:13=문바위 갈림길
13:30=정상
13:56=철쭉단지
14:20=능선삼거리
14:33=백아산관광목장
총 3시간33분
☞☞☞몇 달 만에 나온 임 약사를 비롯, 40명의 회원들. 예약 없이 찾아온 회원들은
되돌아갈 정도로 만원이 되어 시민회관 앞을 출발합니다.
서부산 T/G에서 예약, 승차한 4명으로 집행부는 부득이 통로에 앉아야 했고
문산휴게소에 들렸다 송광사 주암 나들목으로 빠져
운알터널등을 통과하여 전면에 보인 암봉.
산봉우리가 마치 흰 거위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백아산(白鵝山)
이라고 한다며 정 대장이 설명합니다.
지리산과 무등산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와 험한 산세 때문에 6.25 당시 빨치산
전남총사령부가 주둔(노치리 뒷산 해발 700m고지). 수리, 노치, 솔치지역에
병기공장을 건립, 활동하고 노치 동화석골에 진지를 구축하였다고 합니다.
매봉과 마당바위에서 빨치산과 토벌대간의 혈전이 벌어졌던 곳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산행 길에 가끔씩 당시의 유물이 발견되기도 한다는 지난날 뼈아픈
역사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는 백아산을 찾아갑니다.
매표소를 거쳐 산행들머리 자연휴양림 주차장 도착이 10시55분,
각자 산행준비를 마치고 사전 답사 갔든 김홍팔군이 선두로 하여
11시, 자연휴양림으로 출발합니다.
포장로를 따라 올라가다 좌로 빠져 전나무 숲 속의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오릅니다.
11시8분, 우측으로 꺾어지며 능선이정표(정상3km)에서 계속 급 비탈을 오릅니다.
항상 선두와 중간그룹에서 놀든 '치악산 19등'
자칭 롱다리 장년 조 아주머니가 오늘따라 힘겨운 모양입니다.
짧은 내리막을 거쳐 다시 갈지자 된비알이 되고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선두로부터의 첫 교신의 가쁜 숨소리.
응답하며 올라가는 하 군도 가쁜 숨소리,
촬영하며 뒤따라 올라가는 사람도 가쁜 숨소리.
11시28분, 무덤이 있는 암능에 올라선 부부 동반한 땀 흘리는 빵모자 장신
장년회원이 인상을 쓰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회원들에게 하소연? 합니다.
"나, 이것 살겠어요? 남편은 두고 제 혼자 올라가는데..."
부인은 저만큼 앞서가고 얼마가지 않아 빵모자 장년회원은 윗도리를 벗고
런닝 샤스 바람으로 변신합니다.
전면에 거대한 백아산의 석회암 암벽과 1시 방향으로 능선 위의 팔각정이
아련히 보입니다. 비탈길은 계속되고 내리막을 거쳐 오른편으로 너덜겅이
흘러내리는 너덜지대를 지나 다시 된비알이 되면서 첫 철 계단을 오릅니다.
숨을 고루고 두 번째 짧은 철 계단을 올라 좌로 암괴를 끼고 철교를 건넙니다.
다시 날이 선, 바위 길을 올라
잠시 뒤돌아 지나온 암봉을 바라봅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일단의 중년 남녀 산꾼들과 마주칩니다.
"워째, 힘든 이 길로 올라 온다요? 저쪽으로 올라오면 십는디."
거침없는 임 약사가 대뜸 받습니다.
"그래도 일로 간다는 대 어찔 끼요!"
주고받는 두 지방의 구수한 사투리가 정겹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남았다 인사하고, 조심해 내려가라고 답합니다.
석회암이 부식되어 가는지 두어 군데 돌 조각이 떨어져 내립니다.
12시8분, 전망대 갈림길 능선 이정표(휴양림1.5km 산불감시초소1km 임도1km)앞에
오릅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팔각정으로 갑니다.
한데 석주에 묵직한 기와로 만든 단청까지 큼직한 팔각정. 무리한 공사를 했는지
화순군수의
<전망대 안전사고예방과 부식방지를 위한 기름(인화물질)도포로 화재위험이 있어
흡연과 불씨 취급을 절대 금합니다. 화순군수>
라는 팻말이 붙어있고,
그 아래 부식으로 위험하니 팔각정에 올라가지 말라, 2002년도 보수예정이라고
써 놓았습니다. 여기서도 우리들의 병폐인 졸속행정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한숨을 쉽니다.
오른편 아래로 6.25때 빨치산 병기공장이 있었다는 노치리가 내려다보입니다.
12시13분, 되돌아 나와 '문바위 상봉삼거리 1km 30분'의 이정표에서 출발.
주변을 촬영하며 오늘의 후미 담당 하 군과 적당한 오름과 내림, 조릿대 군락지등
흙길을 밟으며 가는데 몇 군데 등산로 위에 누가 불을 피웠는지
잿더미를 흩으려 놓은 곳이 보입니다.
12시36분, 산불감시초소, 상봉삼거리 도착.
이정표(팔각정1km 회차장0.9km의 30분)에서 문바위는 깨끗이 포기하고
정상을 향해 계속 내리고 오릅니다.
가벼운 내림길과 암괴를 낀 오르막을 타는데 바위틈새에 큼직한 소나무 한그루가
꼬부라져 올라가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정상에 산꾼들이 올라있는 게 멀리 보이고
임 약사와 흰 샤스에 워커 군화를 신은 장년회원과 합류합니다.
13시10분, 정상을 이마 위에 두고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 암괴위에
점심식사하기 위에 자리를 잡은 4,5명의 회원들과 함께하는데
그중 안경 낀 장년회원이 전망이 탁 트인 암반 위에서 스모그로 멀리는 흐리지만
하 군에게 주변의 산세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남동쪽에서 반 시계방향으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열 올려 설명합니다.
"멀리 보이는 게 무등산이고, 그 줄기 따라 공민왕이 홍건적난 때 태후를 모시고
피난 갔든 모후산, 그 옆으로 조계산, 봉두산, 동악산, 그 뒤로 지금은 안보이지만
시야가 좋으면 지리산이 보입니다..."
그리고 산세가 험해 6.25때 빨치산 일개사단이 주둔하여 미국 폭격기가 빨치산을
소탕하기 위해 무차별 폭격, 초토화시킨 곳이라고 덧붙입니다. 뒤에 안일이지만 그
장년회원은 ‘영남알프스 근교산’을 쓴 문태광님이라고 합니다.
당시 빨치산 전남도당이 유마사(維摩寺)에 은거하면서 모후산과 백아산을 연계하여
활동하였고 지금도 당시에 파놓은 참호가 발견되지만 우리들의 아픈 상흔을 지금
까지 남겨 놓았는데 주변의 날카로운 암괴와 바위들이 당시를 말없이 증언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 군이 보온병에 준비해온 비지, 된장지게로 맛있게 식사를 하면서 워커 장년회원이
무슨 이야기 끝에 옛날 포병으로 근무하여 귀가 먹어 잘 안 들린다고 해서 임 회원이
보청기를 권유하고, 그래도 흉보는 이야기는 곧잘 듣는다는 소리에 폭소를 터뜨리며
식사를 마치고
13시22분, 촬영 때문에 먼저 출발합니다.
작은 대문바위사이로 올라가는 길목에 서서 잠시 뒤돌아 힘겹게 올라오는
회원들을 촬영하는데 문 회원의 친구 분이 체험, 격려의 말인지 위로의 말인지
한마디 합니다.
“아이구, 저~ 산행하시면서 촬영하시면 진짜 힘드시는데...”
짧은 흙길과 바위사이 길로 올라
13시30분, 날카로운 바위사이에 '백아산 정상 해발810m 화순군'이라고 쓴 낡은
간판 앞에 섭니다. 그 옆에 꽃무늬와 ‘백아산 해발810m’이라고 음각한 정상비
앞에 어느 산악회에서 제물을 차려놓고 산신제를 올리고, 그 아래에
이정표(산불감시초소0.9km 아산목장입구2.9km 마당바위1km 20분)가 보입니다.
주변을 촬영하고 있는데 사전 답사 왔던 김 신회원이 하산 길에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천불봉과 마당바위를 향해 바쁜 발걸음을 옮깁니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 조릿대와 숲 속 흙길을 지나 작은 암봉 앞에서 촬영하며
암괴사이의 물기가 있는 제법 가파른, 자일이 걸려있는 천불봉을 오르며 작은
개구멍을 통과하거나 몸집이 큰사람은 바위를 넘고,
마당바위, 절터바위, 상여바위를 건너보며 암괴를 오른편으로 끼고 기암괴석사이로
철쭉지대로 내려갑니다. 빗긴 너럭바위를 거쳐
13시56분, 철쭉단지 이정표(마당바위0.1km 백아산 정상0.8km)앞에서 기다리는
하 군과 김 신회원이 무전기로 통화하는 게 얼핏 들립니다.
많은 회원들이 기다린다는 소리를 들으며 숙의 하는 게 마당바위는 거치지 않고
빨리 갔으면 하는 두 사람의 무언의 독촉에 욕심을 버리기로 합니다.
하 군에게 촬영법을 간단히 설명, 캠코더와 캐넌을 맡기고 밝은 얼굴의 두 사람이
잰걸음으로 마당바위 철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젊음을 부러워하며
왼편 완만한 하산 길로 홀가분한 기분으로 내려갑니다.
(촬영한 비디오를 보고 옮깁니다.
14시02분, 계단을 오르면 넓은 마당바위 헬기장, 정상비와 같은 모양의 석비가
나타나고 무덤과 푸른 산불감시초소, 오른쪽으로 절터바위와 상여바위가 위용을
자랑합니다.)
14시19분, 오른편으로 밋밋한 마당바위를 바라보며 내려가는데 촬영하고 뛰듯이
내려오는 하 군으로부터 카메라를 받아
뒤돌아 우측으로 보이는 마당바위와 절터바위, 상여바위를 촬영하고
낙엽이 썩어 쿠션이 좋은 평지 같은 등산로를 뛰어 내려갑니다.
14시22분, 숲 속 능선삼거리이정표(아산목장1.0km 관광목장 )을 지나 낙엽 길 따라
14시30분, 아산목장이정표(백아산 정상2.9km)를 지나 쑥 캐는 부녀회원들과 회원들의
어린자녀들이 밭에서 자연학습하는 광경을 캠코더에 담으며
14시33분, 도로이정표(백아산관광목장 썰매장500m)앞에 내려서니 저만큼 건너편에
관광버스가 보입니다.
5시간 예정산행이 3시간33분의 고속 산행으로 끝이 납니다.
14시40분, 화순온천하와이로 출발합니다.
14시50분, '화순온천하와이'도착.
넉넉한 1시간 이상의 목욕시간에 따끈한 온천수로 느긋하게 목욕, 피로를 풀고
집행부에서 준비한 대형버너로 어묵탕이 끓자 현지에서 조달한 동동주로 뒤풀이,
왕성한 식욕 때문에 동이 난 따끈한 어묵대신 라면을 첨가,
라면 탕이 일품입니다.
안경 낀 문회원님의 산행소감에서 다시 한번 백아산에 관한 정보와 역사를 토로,
부인과 함께 나온 오지호님의 산행소감,
젊은 부자가 함께 즐기며 정을 나누는 흐뭇한 광경 등을 캠코더에 담고
16시34분, 주차장 공터를 깨끗이 청소하고 부산으로 출발합니다.
귀로에 잠시 오른편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백아산 마당바위, 상여바위 등을 촬영하며
달립니다.
50여 년 전의 폭격과 포성이 아련하지만 아직도 그 상흔은 치유되기는커녕 북녘은
초지일관 세뇌교육과 인권탄압, 공갈과 협박으로 버티기만 하는데 남녘은 자연
의 지혜를 모르는 미숙한 지도층의 남남갈등만 계속 이어지는 한심한 우리주변을
생각하면 절로 한숨만 나옵니다.
국도15번으로 달리다 ‘옥과’ 나들목으로 빠져 호남고속도로를 곡성, 주암, 순천
휴게소를 지나 사천휴게소에 들린 배 기사, 부산교통 정보망을 활용하여
‘진성’ 나들목에서 국도로 빠져 다시 마산에서 남해고속도로에 올라
예정시간보다 2시간30분 빠른
20시에 서부산T/G를 무사히 빠져 나왔습니다.
산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