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댐이 많다. 장마철을 들어서면서 각 댐에서는 홍수를 대비하여 물을 빼게 되는데 이 시기에 상류쪽으로 가다보면 강 양옆으로 새파랗게 보리밭 색깔을 한 거대한 유휴지가 나타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댐의 물이 줄어 풀만 무성하게 자란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농약이나 거름을 주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물을 맑게 정화시켜주는 "호맥"과 "귀리"(연맥)를 심어 놓은 것이다. 지금 30만평이나 되는 소양호와 파로호 상류의 유휴지에서는 `청정한우" 먹이로 사용되는 이 호맥과 연맥 수확이 한창이다.
양구한우연구회 소속 60여 농가들은 이날 소양호 상류에서 트랙터 예취기 곤포기 베일러 등 장비를 이용해 연맥을 베고 이를 500㎏단위로 둥글게 말아 랩핑작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지난주 파로호 호맥수확을 마무리한데 이어 지난 11일부터 소양댐 상류인 양구군 남면 두무리와 연계된 인제군 남면 관대리 일대 유휴지에 파종한 연맥을 이달 말까지 모두 수확하기로 했다.
이 목초단지에서는 500㎏단위로 랩핑한 조사료 3,000여개를 생산할 계획인데 유기질 조사료 확보와 `청정한우" 생산을 통한 농가의 소득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우먹이로 사용하는 연맥은 농약이나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데다 인산 질소 등 오염원의 흡비력이 강해 댐 수질오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연맥과 호맥은 생초 사일리지 건초 방목 등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어 사료가치가 매우 높은 유기질 조사료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 어려운 농촌 사정을 감안하면 매우 보기 좋은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언제나 농촌에서 이렇게 기분좋은 소식들만 들려오는 날이 올지 ...
2004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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