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기후재난에 안전한 주거 마련하라
- 반지하 폭우참사 2주기를 추모하며
2022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관악구와 동작구의 지하주택에 살던 이들이 세상을 떠났다. 반복되는 기후재난의 시대, 집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마저 보장받지 못한 이들의 죽음을 깊이 추모한다.
참사 이후 2년, 작년과 올해에도 전국 각지에서 호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올 여름에는 1994년, 2018년에 버금가는 심각한 폭염으로 연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호우, 폭염은 매년 시민들의 삶을 위협한다. 지하주택, 고시원, 쪽방 등 취약한 거처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후재난은 더욱 가혹하다. 재난경보가 내리는 날이면 내가 사는 집이, 함께 사는 가족이 안전할까 노심초사하는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참사 직후 지하주택을 없애고 시민들의 주거 안전을 보장하겠다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호언은 요원하다. 서울시는 재난 이후 지하주택에 대한 전수조사, 지하거주가구 이주를 보조하는 주택바우처, 지하주택 매입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체계적이지도 유기적이지도 않은 접근으로 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바우처나 이사비 지원으로 지하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이 서울에서 부담가능하고 적정한 거처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설사 그들이 빠져나가더라도, 서울의 높은 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이 다시 지하주택을 찾아 들어간다. 반복되는 기후재난과 계속되는 주거불평등 사이로 주거취약계층은 계속 재난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정말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서울을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안전하고 정의로운 주거 대책을 마련하라. 지하주택 거주자의 필요와 상황을 경청하고, 지상층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매입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확보하라. 정비사업을 통해 시장에 주거지 개선을 떠넘기지 말고, 재난에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부터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이 적극 개입하라. 도심지 고밀개발, 한강 개발, 공공부지 복합개발 등 이윤 우위의 개발정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부터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확대하라.
서울녹색당은 시민의 안전과 주거권을 방치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강하게 규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표어를 한편에 내걸고서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을 축소하고 실적을 부풀리는 기만을 멈춰라. 자본 우위의 개발을 유도하는 기만적 행위를 멈추라. 서울시민 누구나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주거권을 보장받는 도시, 안전한 일상을 꾸릴 수 있는 도시에 살아갈 권리가 있다.
2024년 8월 8일
서울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