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의 '언소주 사설 탐정'입니다.
오늘도 우리 시민들의 눈과 귀를 흐리게 만드는 교묘한 사설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조선일보의 [사설] 부동산 걱정 한마디 없이 조선시대 사화 벌이는 집권당 전대 인데요.
제목부터 아주 자극적이죠? '사화(士禍)'라는 무시무시한 단어와 국민들의 가장 민감한 역린인 '부동산'을 한 문장에 엮어냈습니다. 자, 이 기사가 말하려는 껍데기(Fact)를 벗겨내고, 그들이 진짜 우리 머릿속에 심고 싶어 하는 프레임(Intent)이 무엇인지 함께 파헤쳐 보겠습니다.
1. 현상과 본질: 기사가 말하는 것 vs 숨기려는 것
먼저 이 사설이 나열하고 있는 현상(Fact)을 볼까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계파 갈등(친석 vs 친청)으로 과열되고 있고, 경선 룰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으며, 그 와중에 다소 유치한 말싸움(감기약 논란 등)이 오가고 있다는 겁니다. 네, 정치권의 흔한 전당대회 풍경입니다.
그런데 이 사설이 진정으로 유도하려는 본질(Intent)은 무엇일까요? 바로 '정치 혐오'입니다.
"이전투구", "조선시대 사화", "수준 낮은" 같은 자극적인 언어들을 배치한 뒤, 결론부에서 갑자기 '부동산 규제', '고용난', '민생 경제'를 들이밉니다. 즉, "너희들의 삶이 팍팍한데 저 정치인들은 자기들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워, 시민들이 정치라는 공간 자체에 환멸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게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기득권 언론이 가장 좋아하는 상태가 바로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거든요.
2. 논리적 허점 타격: 합리적 의심으로 짚어보는 기사의 모순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설의 논리 전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헛웃음이 나오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전당대회'와 '부동산'의 억지 연결입니다.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전당대회는 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뽑고 향후 당의 노선과 룰을 정하는 '정치적 이벤트'입니다. 당연히 당권 경쟁, 공천권, 당의 정체성(계승자 논쟁)이 주된 화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왜 부동산 토론은 없냐?"고 호통을 칩니다.
이는 마치 마을 회관 고치는 회의를 하는데 "왜 밭농사 얘기는 안 하냐"고 화를 내는 격입니다. 만약 집권당이 전당대회에서 부동산 정책을 마구 쏟아냈다면, 이 언론은 십중팔구 "당이 정부의 경제 부처를 패싱하고 시장에 개입하려 든다"며 맹비난했을 겁니다.
둘째, '12·3 비상계엄'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의 축소·희화화입니다.
사설 중간을 보면 "김민석 의원이 12·3 비상계엄 당일 감기약을 먹고 자다가..."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헌정 질서가 송두리째 흔들렸던 '비상계엄'이라는 국가적 비상사태를 언급하면서, 언론이 주목한 것은 고작 정치인들 사이의 '감기약' 말꼬리 잡기입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거대한 본질은 지워버리고, 가십거리만 부각시켜 정치인들을 우스꽝스러운 바보들로 전락시키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고 봅니다.
3. 역사/사회적 맥락: '민생'이라는 전가의 보도
맥락을 봐야 합니다. 우리 언론사(史)를 돌아보면, 보수 언론이 '민생'과 '경제'를 무기처럼 휘두르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이나 권위주의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오랜 버릇입니다. 시민들이 민주화나 정치 개혁, 과거사 청산 같은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요구할 때마다 기득권 언론은 어김없이 "지금 그게 중요하냐, 당장 먹고사는 경제가 무너진다"며 본질을 흐렸습니다.
이번 사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집권당 내에서 권력의 향배가 결정되고 정치적 지형이 재편되는 중요한 시기에, 언론은 그 정치적 의미나 각 후보들의 비전을 분석하는 대신 '부동산'과 '감기약'을 방패막이로 세워 정치 불신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탐정의 결론
결국 이 사설은 집권당을 비판하는 척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시민들의 눈을 가리고 정치 효능감을 깎아내리려는 '기득권의 낡은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꼴사나운 모습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 비판의 목적이 '더 나은 정치'가 아니라 '정치 혐오'를 향해 있다면 우리는 그 기사의 진의를 의심해야 합니다.
시민 여러분, 정치인들이 다투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치를 외면해 버리면, 진짜 이득을 보는 것은 저렇게 교묘한 펜대를 굴리며 여론을 좌지우지하려는 기득권 세력뿐입니다.
차갑고 날카로운 눈으로 기사의 행간을 읽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꾸는 '정치'에 대해서만큼은 결코 따뜻한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JDazhaJSJ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