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東九陵 (동구릉)
昔 聞 東 九 陵 (석문동구릉) 동구릉에 대해서 일찍 들었는데
今 省 列 王 墳 (금성열왕분) 오늘에야 왕들의 무덤을 찾았네
石 物 疑 忠 侍 (석물의충시) 석물은 충성스러운 내시들인 듯
靑 松 若 禁 軍 (청송약금군) 푸른 소나무들 친위대 군사같네
生 前 榮 辱 史 (생전영욕사) 살아계실 때 영화와 욕됨의 역사
歿 後 是 非 文 (몰후시비문) 별세 후 시비따지는 글들이 남네
權 貴 一 場 夢 (권귀일장몽) 권세와 부귀는 한바탕 꿈이 되고
不 言 幽 宅 君 (불언유택군) 무덤 속의 임금님들 말씀이 없네
<감 상>
지난 2025년 3월 12일에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 몇 사람과 동구릉을 찾았다. 전철
8호선 동구릉역 3번 출구로 나가니 동구릉 입구가 대략 6~700미터 쯤 되었다.
<동구릉 입구>
마침, 감사하게도 왕릉 문화해설사 선생 덕분에 친구들과 함께 이 동구릉에 대하여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해설사 선생님의 안내를 받으며, 재실
(齋室)에서 시작하여 왕릉 탐방에 나섰다.
<왕릉 앞 홍살문> - 여기서부터는 언행을 엄숙하게 조심하라는 상징물이다.
처음 찾은 곳이 수릉(綏陵)이었다. 조선 23대 순조 임금의 아들로서 세자로 계시던
중에 젊은 나이로 별세하신 효명세자 (추존 : 익종)의 능이다.
다음으로 5대 문종(文宗)의 능을 찾았다. 세종대왕의 적장자로 부왕의 뒤를 이은 분
으로 재위 2년만에 별세하셔서 그후로 피흘리는 사건들이 잇달았다.
<5대 문종의 능/ 현릉>
그리고, 태조의 능인 건원릉을 찾았다. 갈대가 무성한 봉분이 인상적이었다.
야심차게 새 왕조를 열었으나, 왕자의 난으로 인생 무상을 절감하고 만년을 쓸쓸
하게 보내야 했다.
<건원릉 입구>
<건원릉에서 일행들과>
<건원릉의 봉분> - 억새풀이 무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 건원능 가까이 14대 임금 선조(宣祖)의 목릉(穆陵)이 있었다. 이 어른 역시 우여
곡절이 많은 분이었다. 전란으로 인해 의주까지 몽진을 떠나야만 했던 가슴이 아픈
역사의 주인공이셨다.
마지막으로,
21대 임금 영조(英祖)의 원릉(元陵)을 찾아 보고 돌아왔다. 나머지 능들은 후일을
기약하고서....
<원릉 전경>
여러 왕릉을 둘러보면서 내가 느끼는 감회를 이 5언 율시 한편에 담아 보았다.
운자로는 文운목의 '墳軍文君'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