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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다시찾은 정상궤도
홍혜숙
열어놓은 창밖 넓게 펼쳐진 들판으로 너울너울 날아가는 노란나비를 따라가기라도 하려는듯 태민이는 쇼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냉장고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어 시장기를
채웠다.
핸드폰을 열고 누나에게 전화하여 저녁에
누나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태진이는 차를 몰고 30분거리에 있는 홈프러스로 갔다.
조카에게 줄 생일 선물로 예쁜 멜빵 바지와
조이가 좋아하는 노란색 브라우스를 골랐다.
식품코너에 들러 케잌과 한우소고기,채소와
과일들을 사가지고 누나네 아파트로 향했다.
일찍 퇴근한 누나는 동생이 좋아하는 만두와 잡채 딸래미가 좋아하는 미역국과 오색나물 보쌈을 준비하여 식탁위에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삐리릭 문소리와 함께 태민이가 집안으로
들어섰다.
' 어서와 ' 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조이가
달려나오며 ' 삼촌 보고 싶었어 ' 하며 두팔
벌려 태민이를 끌어 안았다.
태민이는 선물백을 조이 손에 건네주며 '이건
우리 공주 선물이다.
'삼촌 ,고마워요! ' 제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 조이는 빙그르르 돌며 식탁 옆에 다가와, 모델 포즈로 '' 나 예뻐 ?' 의자에 앉아있던 누나가 활짝 웃으며 '어쩜 , 꼬마 아 이유 아냐 ? '
누나의 한 마디에 조이 입이 귀에 걸렸다.
거의 두 주만에 식탁에 둘러앉은 세 사람은
촛불을 켜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즐겁게
삭사를 하였다 .
식사 후 차를 마시던 태민이가 입을 열었다.
'' 누나 , 나 회사에 사표 냈어''
'' 왜 ?, 너무 힘 드니 ? ''
'' 아니 , 그건 아니구 ''
''아버지 어머니 돌아 가신 뒤, 몇 달에 한번 씩 집에 다녀 올때면 숙제 못한 아이같이
집 정리를 해야 할텐데 하며 내심 걱정 많이했었거든 ''
그래서 , 지난 주에 혼자 집에 다녀 왔어.''
그런데, 두달 전 누나와 함께 집에 다녀
왔을때와 달리 아랫말 저수지 옆엔 커다란교회도 세워지구 동네 곳곳엔 멋진 스틸 하
우스도 여러채 세워 졌더라구 .... ''
동네가 발전 될듯 전망이 밝아.''
'' 그래, 그럼 나도 서둘러야 겠네, ''
우리 조이 후년에 발드로프 자유학교에
입학 시키고 아파트와 가게를 정리하고 시골집으로 가도록 할께 .''
''태민아, 삼년 동안 힘에 부치는 고된일 하노라 마음고생 몸고생 심했을테니까, 이젠
네가 좋아하는 책이나 읽고 뒷산에 오르 내리며 뾰족해진 얼굴에 살좀 붙여봐''
''알았어, 누나,나도 서두르지 않고 마당에
누나가 좋아하는 꽃 나무도 심고 다락방 천정은 고운색 화선지로 바꾸면서 천천히 한 가지씩 정리 해 볼께 ''
집 외벽에 어머니가 그린 벽화도 너무 많이 바래 버려서 우리가 다시 그려야 할것 같아.''
소뿔도 단 김에 빼라는 말 처럼 나도 맘 먹은
김에 내일 당장 짐 같지 않은 짐들 싣고 시골집으로 가려구 .....
''누나,그럼 이만 가볼께 .''
''그래 , 운전 조심하구 .''
''삼촌, 안녕.''
집으로 돌아온 태민이는 책이랑 옷가지가
담긴 상자들을 방 한쪽에 쌓아 놓았다.
다음날, 늦으막히 일어나 누나가 싸준 음식을 꺼내어 레인지에 돌려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였다.
길에 내어 놓아도 누구 하나 탐낼 짐도 아니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자연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하며 전자레인지와 박스 세개를 차 트렁크와 뒷 좌석에 실었다.
두 시간 반 동안 달려서 들어선 마을입구 부터 파 헤쳐진 하천과 길게 굽어진 길도 공사중이었고,시골집 앞은 한창 다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태민이는 집 옆에 있는 마을회관 앞에 차를 세우고 짐들을 집으로 옮기는데, 회관에서 나온 동창생 준호 할머니가 나를 반겼다.
어이구, 태민이 아니여? ,잠간 집 돌아보러 온거여? '' .
''아니요, 직장 생활이 지겨워 져서요.''
''이제, 미루어 오던 집 정리나 하려구요.''
'' 아이구, 듣던 중 반가운 소리여.''
해 마다 마을 어르신들이 한 두분씩 세상
뜨셔서, 이제 몇 분 안 남았구먼.''
마을이 텅 빈것 같어 ..''
''머잖아,우리 준호도 측량 일 그만두고
온다니,얼마나 잘된 일이여 .''
''그게 ,정말 이예요?.''
''그럼, 우리도 지금 기다리고 있구먼 .''
오늘 저녁은 집에서 혼자 썰렁하게 먹지 말고 회관에 나와서,함께 하게나 .''
''예 , 할머니 감사합니다.''
태민이는 친구 준호도 온다는 소리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길 잘했다고 내심 기뻤다.
삼년 동안 나의 계획들에서 궤도이탈 하였던
태민이가 정상궤도에 오른 첫날아침 앞마당에 내려섰다.
두 다리와 두팔을 활짝 펼치고 크게 심호흡
하니 오랫만에 하늘을 나는듯 .자유로운 마음이다.
집 옆엔 다리 공사가 시작 된듯 육중한 트렉터가 길건너에 ,들어와 멈춰 섰다.
군 제대 후 술을 입에 대지 않았던 태민이가물류센터에 출근한 첫날 저녁 부터 동료들과 함께 어울린 축하 술자리 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 하고부터 거의 날마다 동료들과 함께 술 담배를 즐겼다.
그러던,이른 봄 감기에 걸려 기침이 멈췄나 싶다가도 다시 계속 되었다. 예전에도 며칠 기침을 하다가도 소리 소문 없이 낫곤 했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얼마전 부터 시작된 기침이 멈추지 않더니 뱉어낸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왔다.
덜컥 겁이 나서 병원을 찾아갔다.
엑스레이 결과를 본 의사가 증세가 더 심해 지기 전에 요양하기를 권했다.
물류센터에 사표를 던진게 전화위복이 된
태민이는 집을 돌아보면서 뇌리속에 여러가지 청사진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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