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교동성당
ㅡ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 Pr.ㅡ
“내가 병들었을 때 돌보아 주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주회합도 비대면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님의 말씀을 열심히 실천하는 쁘레시디움이 있다는 소개를 받았다.
강원도 속초 교동성당(주임신부 김동훈 라파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 Pr.은 1988년 12월15일 설립, 같은 달 18일 승인을 받아 현재 1750차 주회합을 이어가고 있다. 단원은 60~70대 여성 8명(단장 김효영 세라피나, 부단장 정복순 아녜스, 서기 엄종순 도미틸라, 회계 백숙향 안나, 단원 이숙녀 스테파니아, 김원숙 아가다, 최영 카타리나, 이경숙 율리에타)으로 구성되었으며 그중 6명이 쁘레또리움 단원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 Pr.은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전통이 이어져 온다. 신자 중에 환자가 발생하면 단장에게 연락이 오고, 단원들은 정성을 다해 그분들을 위해 묵주기도를 5단씩 바친다. 이 Pr.에서는 평균 10~13명 정도의 환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교우 환자를 위해 기도를 바친 횟수가 2만1247회이며 외인 환자를 위해 기도를 바친 횟수가 191회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방문 기도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방문은 못해도 기도만큼은 열심히 하고 있단다.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활동하는 전통
많은 환자 중에서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심장병과 신장이 좋지 않은 독거노인을 약 17년 전부터 3명의 단원(이창순 루시아, 이숙녀 스테파니아, 김효영 세라피나)이 돌보았다. 같은 구역 반이라 대부분 같이 방문하여 기도해드리고 말벗도 해드리며 음식도 나누어 먹으면서 가족같이 지냈다. 어르신은 원래 ‘여호와의 증인’ 신자였는데 선배 단원들이 개종을 시켜 세례를 받고 한 때 레지오 활동도 하였던 분이다. 그러던 중 코로나로 어르신이 외출도 못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건강이 악화하여 갑자기 쓰러져 구급차를 불러 강릉 아산병원 응급실을 가면서 절박한 기도를 했던 적이 세 번이나 된다.
점점 병세가 악화하여 작년 5월부터 강릉 아산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작년 7월 퇴원 후에는 걷지도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는 상태가 되었다. 2018년 2월 서울(정릉4동성당)에서 전입해 입단한 최영 카타리나 자매는 독거노인과 집이 가까이 있어 코로나임에도 아침저녁으로 들려 돌보아 드렸다. 처음에는 외로워하시니까 자주 들러 말벗도 되어드리고 함께 기도하며 자매처럼 가족처럼 지냈다.
건강이 점점 악화하면서 치매 증상까지 있어 돌봄의 손길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약을 먹고도 금방 잊고 또 드시길 반복해서 카타리나 자매는 약을 장소를 바꿔가며 감추었다가 아침저녁으로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게 하였다. 식사를 잘 못하시니까 반찬이나 잘 드실 만한 음식을 만들어 와서 식사할 수 있도록 돌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매일 변기통을 비워드리고 목욕을 시켜드리며 가끔 머리 손질도 해드렸다. 다른 단원들도 함께 방문했지만, 함께 기도하고 어르신을 위로하는 정도였지 카타리나 자매처럼 못하고 카타리나 자매를 응원차 들르는 수준이었다. 작년 12월5일 어르신이(향년 84세) 선종하시던 날 카타리나 자매는 외출할 일이 있어 일찍 약을 드리려고 들렀는데 어르신이 깊이 잠들어있어 평소 불면증에 시달리던 분이라 모처럼 잠이 드셨나보다 생각하고 며칠 전 넘어져 얼굴에 난 상처에 연고를 살살 발라드린 것이 끝이었다.
카타리나 자매는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를 소대변을 받아내고 뒷바라지를 한 경험이 있어 어르신을 돌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하지만 요즘 시대에 자식들도 하기 꺼리는 일을 아무런 대가 없이 스스로 기꺼이 해낸 자매에게 단원 모두는 존경의 박수를 보내드렸다. 카타리나 자매는 집이 4층이라 계단을 매일 오르내리며 자신의 건강도 돌보지 않고 헌신적으로 봉사하였다. 어르신 선종 후 뒷정리까지 모두 마치고 나서 많이 아팠다고 한다.
카타리나 자매는 “우리 단원들과 함께 오랫동안 방문해 정도 들었고, 가족이라 생각하고 할 만하니까 했는데 이렇게 널리 알린다고 하니 아주 부끄럽네요”라며 맘이 편치는 않다고 겸손의 미소를 지으신다. 세라피나 단장님은 끝까지 마무리하신 자매에게 “고맙다고 그리고 대단하다고 고생하셨다”며 엄지를 들어 보이는 단원들에게 “내 정신으로 했나요? 성모님 레지오 정신으로 했지요”라며 겸손의 미소를 짓는 자매님을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단다.
코로나 벗어나면 방문과 기도활동 늘릴 것
비대면 회합을 하면서도 2021년 사업 보고서를 보면 예비신자 돌봄 276회, 새영세자 돌봄 77회, 냉담 교우 돌봄 333회, 밤 9시 평화를 위한 주모경 바치기 942회, 코로나 극복을 위한 묵주기도 5900단, 레지오 마리애 설립 100주년 감사 묵주기도 5130단, 본당 협조 88회, 묵주기도 3만310단, 성 김대건 탄생 200주년 희년기도 989회 등 많은 활동을 하였다.
김효영 세라피나 단장님은 “코로나 때문에 많은 활동은 못했지만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답답함에서 벗어나 방문도 하고 더 많이 기도하여 코로나 이전으로 원상복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듯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 35~36)라는 주님의 말씀을 살아가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 쁘레시디움 단원 여러분께 존경과 사랑의 박수를 보냅니다.
채용석 베네딕도 춘천 Re. 명예기자
첫댓글 정말 읽으면서 레지오단원분들의 열과 성의 그리고 꾸준함에 감탄했습니다!!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매님들의 모습에서 사랑을 봅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 Pr. 단장님과 단원분들의 모든 활동에 주님의 자비하심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레지오 단원 모든 분들이 열심이지요.
글만 안 썼을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순명하는 레지오 마리애! ㅡ
ㅡ한번 레지오 단원은
영원한 레지오 단원이라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