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을/김필로
숨을 죽이는 침묵이 무섭다
의료진의 빠른 걸음이 사정없이 침묵을 흔든다
살아온 햇수만큼 침묵은 길다
붉게 타오르던 한때가 연상되는 순간이다
가장 아찔한 노을을 품고 끝내 숨이 탄다
변산해수욕장 노을 축제에서 기뻤던 순간이 떠오른다
온종일 구름과 바람과 맞서 얼굴을 붉히던 태양은 피곤하여 서산마루에 기대고 있다
지친 몸을 일으키던 해가
김치 국물 같은 신내와 단내와 짠내를 바다에 쏟아내고
떠나간다
온통 붉은 내음으로 하나 되어
비틀거리며 토해 낸 모래밭의 발자국은 썰물이 와서 먹는다
매일매일 이별하는 것은
매일매일 사랑하며 산다
첫댓글 노을1.2로 나누려다
대조적으로 하나로 만들었어요.
두 노을을 대치시켜 하나인 듯 묶어내어
생각을 달리하게 하여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