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기
9.15-20, 2025. 이대영
미국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고 록키산맥의 카나다 국경에 위치한 Glacier National Park(Montana 주)을 여행하고 나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게 있다.
워낙 외진데 여서 그동안 벼르기만 하다가 늦어진 이유중 하나는 Banff, Canadian Rockies 에서 빙하 만년설을 이미 감상했는데 그보다 뭐 더할거 있겠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의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것들을 보면서 입이 떡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국립공원의 크기는 제주도의 두배 보다 조금 더 넓다. 그런데 그안에 한라산 보다 높은 산이 50개도 더 되고 백두산 보다 높은 산도 열개가 넘는다(전체 산봉우리는 175개).
공원에 진입하면서 부터 산봉우리들의 위용이 한껏 기를 북돋운다.
(참고: 한라산 해발 1947m, 백두산 해발 2744n)
남북이 길고 동서는 그 절반 가량인데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는 길은 동서로 중간쯤에 단 하나이다.
그 이름이 Going-To-The-Sun Road.
West 의 Apgar 에서 East 의 St. Mary 까지 편도 1시간 30분 거리인데, 중간에 수십개의 Overlooks 와 수십개의 Trailheads 가 있어서 예측할 수 없다.
아래의 지도에서 보듯이 서쪽의 기다란 호수(Lake McDonald)의 끝에서 시작하여 동쪽의 기다란 호수(Lake St Mary)의 끝에서 끝난다. 호수 한개가 중간에 더 있었더라면 전부 커버됐을텐데 그 거리의 길을 만들기 위해서 고산준령을 돌고 도느라 굉장한 난 공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 관통도로는 아침 7시 부터 오후 3시 사이는 예약제로 통행을 통제한다. 통과만이 목적일 때는 남쪽 가장자리의 외곽도로로 2시간30분 정도에 갈 수 있다.
깍아지른 절벽을 내려다 보다가 하늘 높이 치솟은 산들을 올려다 보려니 현기증도 나고 고개가 아플 정도인데 산들과 산들의 사이 사이에 호수들이 있어서 수많은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좀 보기가 편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 몇장을 아래에 올려 보자면...
일주일 여행 중에 두차레 하이킹을 하였다. 전문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심심산곡에는 더 빼어난 경치가 펄쳐지는 줄 알지만 일반인들이 2,3시간에 걸을만하고 인기가 있는 곳을 선택하였다. 그중의 한 곳이 Hidden Lake Nature Trail 이다. Going to the sun road 상에서 가장 험한 곳을 지나간 지점에 있는 Logan Pass Visiter Center 에서 출발하여 Hidden Lake 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등산로이다.
Trailhead 의 출발지 파킹장이 이미 해발 2025m 이다.
하이킹을 시작하면 오른쪽에 Mt Clements(2670m)가 가까이 있고, 왼편으로 Mt Reynolds(2781m)가 서 있으며, 뒷편으로는 멀리 Mt Siyeh(3052m)가 보인다.
웅장한 산들의 호위를 받는 느낌으로 마침 날씨도 온화해서 상쾌한 공기를 들이 마시면서 걷는 기분은 만족감이 최고 수위였다. Trail End 에서 과연 이름 처럼 숨겨진 호수를 내려다 보니 바로 마주한 산봉우리가 주름진 바위의 피라밋 처럼 생긴 Mt Bearhat(2647 m)이고 멀리에 Mt Jackdon(3064m)이 보였다.
Trail 중에 찍은 사진을 몇장 올려 보면...
동쪽 끝에 있는 St Mary 마을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Rising Sun 을 지나면 Wild Goose Island(야생거위섬)가 있다. St Mary 호수안에 있는 아주 조그만 섬인데, 말이 섬이지 조망포인트에서 사진을 찍으면 깨알 같이 보여서 확대해야 보일 정도이다. 그러나 그 일대가 무척 아름답고 각종의 야생 식물들이 자라서 구경거리를 준다.
공원 안에서 구경할 몇번째로 꼽이는 곳이다.
가는 길에 자유롭게 방목하는 검정 소들이 길을 막기도 한다.
West Glacier 에서 공원의 서북쪽에 있는 Many Glacier 라는 지역을 가려면 약 3시간을 달려야 한다. 직선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길이 없다. 8시에 입장하는 Shuttle Bus 예약을 했기 때문에 호텔에서 새벽5시에 출발해야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하늘에 촘촘하게 별들이 꽉 차있고, 특별히 초승달이 떴는데 트루키에 국기문양 처럼 커다란 별 하나가 달 앞에 너무도 선명하였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산맥을 남쪽으로 돌아서 넘어 가는데 광야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는 것을 보면서 바다의 일출 못지않은 감동을 느꼈다. 초승달+큰별, 로키산맥의 일출 구경은 Montana State #2 도로에서 늦은 밤에 별보기를 즐겼던 것과 함께 평생 못잊을 경험이며, 예상치 못했던 큰 보너스가 되었다. 다만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점이 안타까울뿐이다.
아침 8시반경에 Many Glacier Hotel 에 도착했을 때는 햇빛 조명각이 잘 맞아서 호텔 뒷편의 Swiftcurrent Lake 에 반영된 산들이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었다. Lake to lake 연결된 산책로는 평지이기 때문에 형성된 큰나무숲 속의 길이어서 아침에 신선한 산림욕을 즐기는 좋은 시간이었다.
아래에 사진 몇장을 올리면...
여기까지 읽은 분들이 눈치를 챗겠지만 "Glacier" National Park 의 이름이 "빙하" 국립 공원인데 안타깝게도 빙하는 다 녹아 내려서 없다. 지구의 온난화 때문에 녹아 없어졌고 응달진 곳에 조금씩 남아 있을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