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일 수요일(甲辰년 丁卯월 丁酉일)
乾
□丁丁甲
□酉卯辰
乙甲癸壬辛庚己戊
亥戌酉申未午巳辰
집 뒤 동네 산을 산책하는 경우가 있다. 등산이 아니고 말 그대로 산책(take a walk)이다. 집에서 나와 5분 정도면 무등산 자락인 군왕봉 입구에 도달한다. 복장도 신발도 평상시와 같다. 보통 한두 시간 정도 여유를 부리며 걷는다. 이따금 무등산을 가기도 한다. 혼자는 가본 적이 없고 단체 모임이 있을 때 갔다. 아들놈이 초등학교 다닐 때는 데리고 다녔다. 산을 가다 보면 이따금 여자들도 혼자 오던 데 나는 왜 혼자 가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팔자의 차이이고 사람의 차이이다.
눈 오는 날 구례 화엄사에서 지리산 일부인 노고단까지 아이들 데리고 올라간 적 있고, 당일치기로 남원 백무동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몇 번 올라간 적 있다. 이때도 백도사님이나 자연과함께님 아니면 아들놈과 함께 갔다. 지리산을 갈 때도 보면 큰 배낭을 지고 혼자 오르내리는 사람을 볼 수 있다. 한라산을 가본 적 있는데 역시 단체로 갔었다. 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서론이 길까?
동네 산이든 높은 산이든 산을 오르는 일은 쉽지 않다. 항상 헐떡거린다. 경사 길을 오를 때는 아무리 성능이 좋은 자동차라도 분명히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것이다. 계산해 본 적은 없지만 분명하다. 사람도 그릇이 큰 사람이 있고 작은 사람이 있다. 그릇이 큰 사람들은 큰 사람대로 작은 사람들은 작은 사람대로 모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겪는다. 예외 없다. 큰 사람들의 에너지 소모는 작은 사람들의 에너지 소모보다 더 클 것이다. 멀리 있는 높은 산은 가까이 있는 산보다 더 평탄한 것처럼 보인다. 멀리서 보고 이래저래 남의 삶을 판단하면 안 된다. 막걸리는 막걸리잔에 마시고 소주는 소주잔에 마셔야 제격이다. 맥주는 맥주잔에 마시고 와인은 와인잔에 마시면 좋다. 타고난 그릇의 차이이다. 타고난 그릇의 차이는 죽을 때까지 바꿀 수가 없다. 사람만이 채송화가 해바라기가 되려고 애쓴다.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주변의 충동질도 심하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그릇의 종류와 크기를 넘을 수는 없다. 식탁에 놓여있는 간장 종지, 밥그릇, 국그릇, 반찬 그릇들을 보라. 각자의 역할이 있다. 밥그릇이 국그릇이 될 수는 없다. 적재적소(適材適所) 모두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좋다. 크다고 남을 부러워하거나 작다고 남을 무시하면 안 된다. 명리학을 통해 배울 점들이다.
乾
□丁丁甲
□酉卯辰
乙甲癸壬辛庚己戊
亥戌酉申未午巳辰
丁卯월도 끝나간다. 비가 오면서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하지만 곧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니 대비해야 한다. 오늘 팔자는 인수격(정인격)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특징이 있다. 확산 상승, 더 확산 더 상승, 응축 하강, 더 응축 더 하강이다. 천간과 지지가 서로 같은 기운일 때 힘이 생긴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고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천간만으로는 또는 지지만으로는 힘이 없다. 먹기 싫은 데 음식이 눈앞에 펼쳐져 있거나 아니면 먹고 싶은데 지금 눈앞에 없다면 힘이 생기겠는가? 격은 팔자에서 가장 강한 세력을 말한다. 천간과 지지가 확산 상승, 더 확산 더 상승, 응축 하강, 더 응축 더 하강으로 서로 일치할 때 강한 힘이 생긴다.
오늘의 사주는 연간 甲木이 월지 卯에서 제왕이니 정인격이다. 월지 卯가 장성살이니 연지 辰은 망신살이고, 일지 酉는 재살이다. 이따금 卯酉충을 말하는데 卯와 酉가 대등하겠는가? 장성살과 재살이 같을 리가 없다. 월지와 일지는 서로 공존할 수 없다. 卯가 활동할 때는 酉가 잠을 자야 하고 酉가 활동할 때는 卯가 잠을 자야 한다. 함께 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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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천수 자평진전 난강망 등 명리학 3대 보서(寶書)라는 책을 새로운 명리학 이론에 근거해서 재해석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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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於財傷有情 與化傷為財者 其秀氣不相上下
재와 상관이 유정한 것과 상관이 재성으로 화(化)한 것은 수기(秀氣)에 별 차이가 없다.
해설) 천간과 지지를 무시하고 십신으로 설명하면 안 된다. 상관이라도 甲丁, 乙丙, 丙己, 丁戊, 戊辛, 己庚, 庚癸, 辛壬, 壬乙, 癸甲이 있다. 모두 같게 보이는가? 재성이 상관을 만나든지 상관이 재성을 만나든지 별 차이가 없이 빼어나다고 한다. 상관을 흉신 취급하더니 갑자기 돌변했다. 현대의 모든 멋진 디자인 등은 상관의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상관은 기존의 법과 질서를 거부하니 기득권이 싫어한다. 그래서 정관들이 흉신으로 정한 것이다.
如秦龍圖命:己卯 丁丑 丙寅 庚寅 己與庚同根月令是也。
예를 들면 진룡도(秦龍圖)의 명조는, 己土와 庚金이 모두 월령에 통근하고 있다.
해설)
庚丙丁己
寅寅丑卯
연간 己土 상관과 시간 庚金 편재가 월간에 통근하여 빼어난 사주라고 한다. 연간 己土가 멀리뛰기 선수처럼 월간 일간을 건너뛰어 시간 庚金을 생하는 모양이다. 결론을 내리고 맞추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한다. 연간 己土와 시간 庚金이 월지 丑에 통근해서 힘이 있다는 말은 웃긴다. 연간 己土는 월지 丑에서 쇠(衰)이고, 시간 庚金은 월지 丑에서 묘(墓)이다.
有傷官佩印者 印能制傷 所以為貴 反要傷官旺 身稍弱 始為秀氣。
상관패인(傷官佩印)이 있다. 인수란 상관을 제압하므로 귀격이 된다. 그런데 이 경우는 도리어 상관이 왕하고 조금 신약해야 비로소 수기(秀氣)가 빼어나다.
해설) 여기서는 상관을 흉신 취급하고 있다. 흉신 상관을 인수가 인극식으로 제압하면 귀격이라고 한다. 이때는 상관이 왕하고 일간이 약해야 수기가 빼어나다고 한다. 인수가 일간을 생하고 일간은 상관으로 흐르니 수기라고 하였다. 천간과 지지를 무시하고 십신으로 팔자를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엄청 많다.
如孛羅平章命:壬申 丙午甲午 壬申 傷官旺 印根深 身又弱 又是夏木逢潤 其秀百倍 所以為一品之貴。
예를 들면 나평장(羅平章)의 명조는, 상관이 왕하고 인수가 뿌리가 있고 신약하다. 더욱이 여름의 나무가 물을 만났으니 그 빼어남이 백 배에 이른다. 그러므로 일품(一品)의 귀를 누렸다.
해설)
壬甲丙壬
申午午申
이 팔자가 상관격인가? 이곳 해설을 읽는 사람 중에는 “무조건 반대만 한다.”라고 생각할 것도 같다. 저울의 눈금이 잘못되면 모든 노력이 엉망이 된다. 첫 단추가 잘못되면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 명리 고전 대부분은 천간 지지가 아닌 오행의 상생상극을 만병통치처럼 사용하고 있다. 명리 고전은 丙=巳라고 하고, 丁=午라고 한다. 웃긴다. 巳午未에서는 丙火가 록왕쇠로 활동하고 亥子丑에서는 丁火가 록왕쇠로 활동한다.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명리 고전이 최고라고 하며 강의하거나 책이나 논문을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마음도 답답하다.
편인 壬水가 뿌리가 있어서 상관을 인극식 한다고 하는데 壬水는 월지 午에서 태(胎)이고 연지나 시지 申에서 장생일 뿐이다. 여름의 나무가 물을 만나 수기가 빼어나서 일품(一品)의 귀를 누렸다고 한다. 여름 巳午未에서는 壬水가 아닌 癸水가 록왕쇠이다. 여름철 습도가 높은 것은 癸水 때문이다. 여름철 수많은 나뭇잎이 시들지 않는 것은 癸水 때문이다. 여름철 곰팡이가 끼고, 습도가 높은 것은 癸水 때문이다. 음간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모를 수가 있다. 음양을 공부한다는 사람들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음을 없는 것처럼 취급하면 되겠는가? 이런 사람이 책을 쓰고 가르치니 후대의 사람들이 고생한다.
然印旺根深 不必多見 偏正疊出 反為不秀 故傷輕身重而印綬多見 貧窮之格也。
그러나 인수가 왕하고 뿌리가 깊으면 많이 있을 필요는 없다. 정인과 편인이 잡다하게 투출하면 오히려 빼어나지 못하다. 상관이 경하고 신강한데 인수가 많으면 빈궁하다.
해설) 흉신 상관을 극할 때는 인수가 많을 필요는 없다고 한다. 그냥 인수가 왕하고 뿌리가 깊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정편인이 혼잡하여 투출해도 좋지 않고, 상관이 경한데 많은 인수가 인극식해도 좋지 않고, 신강한데 또 인수가 많으면 빈궁하다고 한다. 모두 오행의 상생상극에 근거한 돌리고 돌리는 수법이다.
有傷官兼用財印者 財印相克 本不並用 只要干頭兩清而不礙;
상관격에 재성과 인수를 겸용(兼用)하는 경우가 있다. 재성과 인성은 상극하는 관계이므로 원래는 병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간두(干頭)에서 재성과 인성이 모두 청하고 서로 장애가 되지 않는다면 겸용할 수 있다.
해설) 그 많은 사람의 다양한 삶을 팔자와 연결하려고 하니 설명이 오락가락 한다. 사람은 팔자대로 살지 못한다. 팔자는 한 개인의 사주에 불과하다. 한 개인의 사주는 더 강한 힘 앞에서는 바람 앞의 등불(風前燈火)이다. 팔자 대로 살면 편하다. 그러나 주변 환경이나 외부의 강한 힘이 거부하면 하고 싶다고 해도 못 하게 된다. 명리 고전들은 모든 사람이 팔자 대로 산다고 정해 놓고 팔자에 짜 맞춘다. 운도 보지 않고 천간 글자 몇 개로 짜 맞추려고 하니 온갖 술수가 동원된다.
상관격이 재성을 만나면 상관생재가 되고 상관과 재성은 일간의 힘을 빼므로 인수가 있으면 인생아 아생식 식생재가 되어 좋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극인이 될 수 있으므로 서로 장애가 되지 않도록 떨어져 위치해야 한다고 한다. 이때는 위치를 강조하고 있다. 상관생재가 되거나 관인상생이 되면 좋은 것이 아니다. 글자의 속성을 지켜야 한다. 丁火를 확산 상승으로 쓰고, 丙火를 응축 하강으로 쓰면 되겠는가?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
첫댓글 복습 잘했습니다. 감사 합니다^~^
* 남을 부러워 하거나 ~ 어느 누구도 남을 무시하면 안된다 ~ 유유상종 & 적재적소 ~~*
*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겐 다 음양이 존재한다 ~ 단 , 비율만 다를 뿐 ~~*
* 늘 품격 있고 ~ 소중한 글 ~ 감사합니다 ~~*
ㅎ ㅎ ㅎ
산을 가다보면 이따금 여자들도 혼자오던데 나는 왜 혼자 가지 못하는지 모르겄다 이것이 팔자의 차이이고 사람의 차이이다
교수님의 매력은 외유내강 입니다 아조 영양가 있고 실력있는 내면으로 강인하고 똑똑한 사람이지요
강의속에 교수님 정신세계가 녹아있지요
그래서 모두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