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0EasR4_aJxg
성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다시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중요한 어휘들을 연구하는 에스라의 나무 강단의 어휘 연구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어휘 연구를 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오늘은 187번째 강의로서,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세 가지 단어를 공부하겠습니다. 바로 '미쉬나', '게마라', '탈무드'입니다.
이 세 단어는 히브리어를 그대로 음역한 것으로 성경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성경을 해석하고 이해하며 실생활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성경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법전과도 같은 책들입니다. 유대인들이 주야로 읽고 연구하는 이 책들은 우리 그리스도인 학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연구 자료입니다. 여러분도 미쉬나나 탈무드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것들이 성경 연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무엇을 다루는지 오늘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모두 전문적인 성경 학자는 아닐지라도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에서는 성경 학도임이 분명합니다. 학자들이 이러한 자료들을 이용해 성경을 해설해 놓은 것을 읽으며 은혜를 받기도 하므로, 이것들이 과연 무엇인지 한 번쯤 들어두면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데 큰 유익이 될 것입니다. 히브리어로 미쉬나는 'Mishnah', 게마라는 'Gemara', 탈무드는 'Talmud'라고 씁니다.
먼저 미쉬나(Mishnah)란 무엇인가 알아보겠습니다. 유대교에서는 구약 성경을 기초로 하여 신앙을 이어왔는데, 여기에는 두 종류의 토라(율법)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셔서 직접 기록하게 하신 '기록된 토라(Written Torah)'로, 바로 구약의 모세오경입니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으나 기록으로 남기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구전 토라(Oral Torah)' 즉 구전 율법입니다.
기록된 율법은 모세오경에 그대로 보존되었지만, 구전 율법은 모세로부터 여호수아, 그리고 장로들과 선지자들을 거쳐 거의 15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오직 말로만 전수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처음에 기록하라고 명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이 구전들을 취합하여 기록할 필요성이 생겼고, 그렇게 집대성된 책이 바로 미쉬나입니다.
미쉬나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반복(Repetition)' 또는 '배움'을 뜻합니다. 입에서 입으로 반복하여 외우고 가르치며 내려왔다는 의미입니다. AD 70년 로마 군대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후, 유대인 학자들은 구전 율법이 소실될 것을 우려하여 AD 70년부터 200년 사이에 구전되던 토론과 가르침들을 문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현인들과 율법 학자들을 '탄나임(Tannaim)'이라고 부릅니다. 이 탄나임들의 오랜 연구와 토론을 거쳐 AD 200년경 랍비 '예후다 한나시(Judah ha-Nasi)'에 의해 미쉬나가 최종 편찬되었습니다. '한나시'는 '대표자' 또는 '왕자(The Prince)'라는 뜻입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베스림이나 세포리스 등지에서 미쉬나를 정리하여 책으로 묶었습니다.
미쉬나는 유대교 전통의 기초가 되었으며,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다양하게 재해석되면서 확대되었습니다. 이 미쉬나는 다음과 같이 아주 체계적인 여섯 개의 부분, 즉 '세다림(Sedarim, 영역 혹은 질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즈라임(Zeraim, 씨앗들): 농업과 관련된 법과 농작물을 위한 기도문을 다룹니다.
모에드(Moed, 절기): 안식일과 유월절, 초막절, 칠칠절, 나팔절, 대속죄일 등 절기에 관한 세부 법률을 다룹니다.
나쉼(Nashim, 여성들): 결혼과 이혼, 가정생활에 관한 법을 다룹니다.
네지킴(Nezikim, 손상들): 민사법과 형사법, 타인에게 입힌 손상과 그 보상에 관한 규정들을 다룹니다.
코다쉼(Kodashim, 성물들): 희생 제사와 제물, 성전 의식 및 성소 봉사에 관한 정교한 법들을 다룹니다.
토호로트(Tohorot, 정결): 각종 정결함과 부정함, 그리고 레위기 11장에 기초한 식사 규정(코셔) 등을 다룹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미쉬나를 공부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2번 '모에드(절기)', 5번 '코다쉼(성물)', 6번 '토호로트(정결)' 부분은 고대 이스라엘뿐 아니라 현대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의 본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는 데 아주 소중한 빛을 비추어 줍니다.
미쉬나는 여러 학자에 의해 번역되었는데, 제가 소장하고 있는 세 가지 대표적인 영역본이 있습니다. 첫째는 1930년대에 영국의 허버트 댄비(Herbert Danby)가 빡빡하게 번역한 고전적인 판본이고, 둘째는 1980년대에 예일 대학교 출판부에서 제이콥 뉴스너(Jacob Neusner)가 번역한 판본입니다. 셋째는 히브리어 원문과 영어를 한 페이지씩 대조하여 한 권씩 여섯 영역으로 출판된 대역 판본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이 판본들을 참고하면 성경 이해에 큰 통찰을 얻게 됩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변순복 교수 등에 의해 한국어 번역본이 출판되어 기독교 서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유대인들의 성경 이해 방식을 깊이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단어인 게마라(Gemara)는 히브리어 '그마라'에서 온 말로 '완성', '연구', '학습'을 뜻합니다. 미쉬나가 편찬된 이후, 바벨론에 남아 있던 랍비들과 이스라엘 땅에 살던 랍비들 사이에 미쉬나의 구체적인 의미를 두고 수많은 토론과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 토론의 주제 하나하나를 '수가(Sugya)'라고 부르며, 이러한 수많은 토론과 주석적 결과물들을 종합하여 정리한 책이 바로 게마라입니다. 즉, 미쉬나라는 기본 법전에 대한 상세한 주석과 토론 기록이 게마라인 것입니다.
세 번째 단어인 탈무드(Talmud)는 '학습(Learning)'을 뜻하며, 바로 이 미쉬나와 게마라를 한데 묶어 놓은 합본을 의미합니다. 탈무드는 미쉬나의 여섯 개 세다림 순서를 그대로 따라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한 세트가 방대한 분량의 책 수십 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63편의 논문(트랙테이트)과 2,711장의 장수(다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탈무드는 유대교에서 모세오경과 쌍벽을 이루는 최고의 법전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성경과 일상생활을 연결해 주는 고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성경의 이 법을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구체적인 답을 제시해 주기 때문입니다.
탈무드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바벨론에 포로로 갔던 학자들이 남아서 만든 '바벨론 탈무드(Talmud Bavli)'이고,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땅에 남아 있던 학자들이 기록한 '예루살렘 탈무드(Talmud Yerushalmi)'입니다. 이 중에서 바벨론 탈무드가 훨씬 더 분량이 방대하고 정교하며 권위가 있어, 오늘날 대부분의 학자가 탈무드라고 할 때는 이 바벨론 탈무드를 가리킵니다.
탈무드에서 미쉬나 본문은 고대 히브리어로 기록되어 있으나, 그것을 해설한 게마라 부분은 주로 아람어(Aramaic)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 생활을 거치며 일상어로서 아람어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시대의 일상어도 히브리어와 매우 유사한 아람어였습니다. 따라서 탈무드를 펼치면 미쉬나와 게마라의 글자 크기와 서체(폰트)가 다르게 인쇄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탈무드를 최초로 인쇄한 사람은 뜻밖에도 유대인이 아닌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기독교인 인쇄업자 다니엘 봄베르크(Daniel Bomberg)였습니다. 그는 16세기 초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 이후 유대 법전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출판하여 온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탈무드의 서술 방식은 일방적인 선언이 아니라, 학자들 간의 치열한 대화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질문과 답변, 반론과 재반론이 꼬리를 물며 결론에 이르는 구조입니다. 정통 유대교 교육 기관인 '예시바(Yeshiva)'에서는 학생들이 짝을 지어 큰 소리로 토론하며 탈무드와 규범 율법인 '할라카'를 공부합니다. 조용한 독서가 아니라 온몸을 움직이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소음 속에서 배움이 일어나는 역동적인 방식입니다.
여기서 성경 해석의 두 가지 흐름인 할라카(Halakhah)와 아가다(Aggadah)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 중에서 '아가다'의 흥미로운 예가 있습니다. 아가다 전승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천지창조 때 에덴동산에 흠 없고 성결한 '흰 숫양'을 만드시고, 아담과 하와에게 "내가 너를 부를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라" 하셨다고 합니다. 이 숫양은 아브라함이 모리아산에서 아들 이삭을 제단에 바치려 칼을 든 순간, 이삭을 대신할 재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창세 전에 예비되어 이삭을 대신해 죽은 이 숫양은, 창세 전부터 인류를 위해 죽임당하기로 예비되신 하나님의 어린 양 메시아의 모형입니다. 또한 이 숫양의 두 뿔은 나팔(쇼파르)이 되었는데, 하나의 뿔나팔 소리는 출애굽기 19장 모세가 율법을 받을 때 시내산에 울려 퍼졌고, 남은 다른 하나의 뿔나팔 소리는 세상 끝 날에 메시아가 강림하실 때 울릴 나팔 소리가 된다고 아가다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약 데살로니가전서 4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나팔 소리"와 신비할 정도로 일맥상통합니다.
이처럼 탈무드 안에는 삶의 수많은 금언과 지혜가 보석처럼 박혀 있으며 현인들의 일화들이 가득합니다. 폴란드 화가 아돌프 베르만(Adolf Behrman)이 그린 유명한 유화 <탈무드를 읽는 사람들>이나, 카민스키(Kaminski)의 <책 위에 엎드려>라는 그림을 보면, 유대인들이 이 탈무드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주야로 탐독했는지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미쉬나, 게마라, 탈무드는 유대인들이 물려받은 소중한 영적 자산이자 선조들의 지혜의 총화입니다. 구약 성경, 특히 모세오경과 레위기 성소 봉사의 세부적인 의식들을 바르게 이해하려는 학자들에게 이 문헌들은 여전히 훌륭한 나침반 역할을 해 줍니다. 예를 들어 레위기 16장의 대속죄일 제사가 예수님 당시 성전에서 실제로 어떻게 정교하게 수행되었는지는 성경 본문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미쉬나의 '모에드'나 '코다쉼'에 아주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성경 말씀만으로도 구원에 이르기에 충분하지만, 성경의 최초 독자였던 유대인들의 율법 해석 태도와 율법 정신을 연구함으로써 얻는 역사적·영적 지혜 또한 대단히 큽니다. 성경을 공부하실 때 이러한 배경 지식을 염두에 두시면 더욱 풍성한 은혜를 누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강의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유익한 성경 어휘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