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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교육부가 제시한 글로컬 대학은
비수도권 일반재정 지원대학 또는 국립대학 중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5년 동안 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기획형 사업인데요. 교육부는 2023년 10월에 신청 대학 중 10개교 정도를 선정해 발표한다고 합니다. 이 사업은 2026년까지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모두 30개 대학이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전국 대학 108개교가
총 94개의 혁신 기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했습니다.
여기에는 아예 통합 계획을 수립해 놓은 27개 대학이 13개의 기획서를 공동으로 제출했죠.
대학별로 보면, 국립대 31개 대학이 16건, 사립대 66개 대학이 54건, 사립전문대 11개 대학이 11개의 기획서를 제출한 것인데요. 기획서 건수를 보면 충남 15개 대학(14건), 부산 16개 대학(14건), 경북 14개 대학(13건), 광주 8개 대학(8건), 대전 10개 대학 (7건), 경남 77개 대학(7건), 충북 8개 대학 (6건), 전북 9개 대학 (6건), 전남 6개 대학(6건), 강원 6개 대학 (5건), 대구 6개 대학 (4건), 세종 2개 대학(2건), 울산 1개 대학(1건), 제주 1개 대학(1건)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 지난 6월 교육부는 비수도권 대학 15개를 예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했고, 아쉽게도 대전시와 세종시는 모두 탈락했습니다.
지난 6월 20일 오전 11시
교육부 서울청사 별관 203호에서 글로컬대학위원회 김우승 부위원장이
발표한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 발표 브리핑 자료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데요.
통합 추진모델은 4개
①강원대학교와 강릉원주대학교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캠퍼스들이 하나의 거버넌스 하에 각자의 독자성과 특성화를 도모하는 형태를 제시 ② 부산대학교와 부산교육대학교는 사범대와 교육대를 하나의 캠퍼스에 집적시키고, 교육특화 캠퍼스를 구축하여 미래형 교원양성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 ③ 안동대학교와 경북도립대학교는 인문학 진흥 등 대학의 공공기능을 강화하고, K-인문선도센터, 한국국학진흥원 등과 협력하여 K-인문 콘텐츠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모델을 제시 ④ 충북대학교와 한국교통대학교는 캠퍼스별로 전공을 분산 배치하고, 해당 분야 특성화를 추구할 예정
단독 신청한 국립대학 4개교는 지역 특화 산업과의 연계를 핵심 혁신과제 중 하나로 제시
⑤ 경상국립대학교는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의 최대 집적지인 경남의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여 해당 분야 최고의 선도대학으로 자리매김 ⑥ 순천대학교는 중소기업과 농업 중심인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역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대학으로 새롭게 도약 ⑦ 전남대학교는 AI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캠퍼스를 특성화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제시 ⑧ 전북대학교는 지역 산업 발전과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새만금 거점 대학-산업도시를 구축하고, 도내 14개 기초지자체를 지원할 JBNU 지역발전연구원 설립을 추진
순천향대학교와 한림대학교는 교육혁신 과제에서 높은 평가
⑨ 순천향대학교는 10개 단과대학을 4개의 university로 재구조화하고, 학생의 수요와 진로에 맞춰 3년제부터 5년제까지 과정을 제공하겠다는 계획 ⑩ 한림대학교는 대학 교육과정 전반을 AI 기반으로 전환하여 AI 기반 맞춤형 교육을 선도 ⑪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는 도시와 대학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중심의 지산학 생태계 구축방안을 제시 ⑫ 인제대학교는 소재지인 김해시와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진정한 의미의 대학도시를 구현한다는 계획
연구력을 기반으로 지역산업 대전환과 고도화를 지원하는 대학
⑬ 울산대학교는 UNIST와 공동으로 신산업 대학원 신설을 추진하고, 특화산업 혁신인재를 1만명 이상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 ⑭ 포항공과대학교는 대학이 가지고 있는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지역산업 고도화 및 창업을 지원 ⑮ 한동대학교는 글로벌 혁신과 함께 사회적 공헌을 강조했습니다. ESG 스타트업 혁신파크 조성, 울릉군 사회혁신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
위와 같은 결과를 낸 근거로는...
혁신기획서의 혁신성 60점, 성과관리 20점, 지역적 특성 20점을 기준으로 제시했는데요.
가장 배점이 큰 혁신성 부문은 기존 대학 운영의 틀을 넘은 과감한 도전인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될 수 있을지, 산학협력 허브 역할을 위한 방안이 제시됐는지 등을 평가하고 성과관리는 추진체계와 자율성과 관리 시스템 구축 및 운영계획이 적절한지를 보고 마지막으로 지역적 특성 부문은 산학협력 허브 역할을 위한 대학과 지자체, 산업계의 역할이라고 했죠.
세종시의 경우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한국영상대학이 기획서를 제출했습니다.
대전시의 경우 충남대-한밭대, 목원대-배재대, 우송대-우송정보대가 공동 기획서를 제출했고, 단독 신청서를 접수한 곳은 대전대, 한남대, 건양대 총 7개 기획서에 9개 대학이 글로컬대학 지정을 신청했습니다.
충청남도의 경우 학교법인이 같은 백석대-백석문화대학, 청운대-혜전대 그리고 금강대, 남서울대, 선문대, 신성대, 순천향대, 연암대 정도가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에는 충남지역에서 총 15개 대학이 신청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보도를 보면 자료 내용이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글로컬30 신청 대학 명단 또는 리스트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거나 또는 언론사마다 신청 대학명들이 다르다는 것인데요. 교육부 역시 신청대학 리스트는 없는 상태라서 직접 찾아 봤습니다. 여러모로 찾아 봤으나 정확한 자료를 찾을 수는 없었고 다만 지난 7월 12일 혁신 기획서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자료 공개에 동의한 47개 혁신 기획서가 교육부 홈페이지에 등록되어 이를 아래로 첨부합니다.
<글로컬 대학 신청 자료 공개 동의한 혁신기획서 리스트>
01 거제대학교 02 건국대학교(글로컬) 03 건양대학교 04 경성대학교 05 경일대학교 06 계명대학교·계명문화대학교 07 고려대학교(세종) 08 공주대학교 09 광주대학교 10 군산대학교 11 남부대학교 12 남서울대학교 13 대경대학교 14 대구가톨릭대학교 15 대구교육대학교 16 대구대학교 17 대구보건대학교 18 대구한의대학교 19 대전대학교 20 대전보건대학교 21 동명대학교 22 동신대학교 23 동양대학교 24 목포해양대학교 25 배재대학교·목원대학교 26 부산가톨릭대학교 27 부산과학기술대학교 28 신라대학교 29 아주자동차대학교 30 연암대학교 31 우송대학교 32 원광대학교·원광보건대학교 33 전주대학교·예수대학교·전주비전대학교 34 조선대학교 35 중부대학교 36 중원대학교 37 창신대학교 38 청운대학교 39 청주대학교 40 초당대학교 41 충남대학교·한밭대학교 42 한국영상대학교 43 한국해양대학교 44 한남대학교 45 한라대학교 46 호남대학교 47 호원대학교
위와 같이 총 53개 대학이 47개의 혁신 기획서를 제출한 상황
그런데 대전 충청 언론사들 및 중앙 언론사들 뉴스들 중 일부는
대전보건대학교와 대전과학기술대가 신청했다는 곳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건양대 대전대 한남대 정도만 신청했다는 기사가 대부분이라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역시 교육부 자료 중 일부의 내용을 통해 대전보건대학교가 글로컬대학 신청을 위해 혁신기획서를 접수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제가 주목하는건...
교육부는 일방적으로 5년 동안 1000억원을 제시하는 사업을 공모했고
이에 이 돈을 받으려하는 과정에서 대학 운영자들, 특히 각 대학의 총장과 기획처장 등 소수의 핵심 운영자들 역시 일방적으로 글로컬 대학을 추진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통폐합 작업, 결국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식에 정부 지원금을 끌여들이는 자신의 오래된 방식을 다시한번 제시했고 대학 핵심 운영자들 역시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은 신경쓰지 않고 자신들만의 판단에 따라 사업을 신청하는 행태들이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거죠.
과연 처음부터 돈놓고 돈먹기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천박한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 그저 정상적인 지성인이라면 찬성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실제로 이 기획 신청서라는 것이 A4 용지 몇 장을 제출하는 수준인데 그것으로 각 대학들마다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수만명의 구성원들이 하루 아침에 다른 대학과 그냥 통폐합할 수 있다는 기획 자체가 상식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한마디로 수준 이하인거죠.
정말로 교육부가 한국 대학들의 현실과 품격을 제대로 반영해 미래 전략을 제시하려 했다면 이처럼 철학이 부재한 그야말로 멍청한 정책을 공개하지는 않았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왜 한국은 아직도 노벨과학상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을까?"
한국의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역사를 살펴보면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이 나옵니다.
한국의 과학기술은 애초에 그 역사의 시작인 시점부터 발전국가적 R&D 체계를 기반으로 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연구기관과 대학의 과학기술은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시작됩니다.
첫째 과학기술 연구가 최고 통치자의 철학과 관료집단의 기획력에 의해 운영되어 왔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철학은 이른바 과학입국 기술자립이라는 것으로 표현되는데 이같은 철학은 지난 1973년 전국민의 과학화 운동으로 또한 경제기획원과 과학기술처 설립이라는 관료기구의 등장으로 구현됩니다. 이렇게 정치적 도구로 자리잡은 집중화된 과학 권력의 의도는 농업국가에서 발전국가로 탈바꿈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진하게 된겁니다.
둘째 애초에 과학기술이라는 영역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지식 탐구 활동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기술은 개발주의 산업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응용·개발연구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한국의 정부출연 연구소들은 기술력이 부족한 민간 자본, 즉 중화학 기업들이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인력을 보급하는데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지난 1983년 공공연구기관의 기초연구비 비중은 전체 투입 예산에서 약 18%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대학들 역시 기초 연구가 아닌 응용·개발연구에 매진했습니다. 왜냐하면 정부의 연구비 배분이 대학의 과학연구를 산업기술 분야로 유도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대학 연구개발비는 지난 1983년 기초연구비 비중이 66%를 차지했으나, 1990년대 급감하기 시작하고 2010년 37%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들의 경우 대학 연구비의 대부분을 기초연구 분야로 집중하며 거점 역할을 하는 것과는 반대인 것이 한국의 현실인 것입니다.
셋째 정부 주도의 관료적 과학 인프라 설계는 연구조직 및 연구문화의 획일성을 고착화시켰습니다. 정부는 연구비 투입이라는 재정 결정권을 쥐고 연구분야, 수행방법, 성과창출이라는 메뉴얼을 연구 집단들에게 강요했고, 이 결과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정부출연 연구소들과 전국의 모든 대학들은 연구 자율성과 독립성에서 점차 멀어져 정부 정책에 따라 모든 것이 재편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연구 개발비 지원 방식과 업적 평가 기준 제시는 한국의 모든 이공계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소를 획일화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철학의 왜곡이 미치는 악순환을 우리는 이주호 장관의 글로컬 대학 추진에서 다시 목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전 시민 카페 레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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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충남대 떨어졌네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