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부자 / 정선례
막내딸이 유치원 다닐 때 직장 동료가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영화 보러 목포 가자고 넌지시 물어왔다. 그때 함께 본 영화가 ‘맘마미아’였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도나(메릴 스트립)의 딸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연인 스카이와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있다. 완벽한 결혼을 꿈꾸는 그녀는 결혼식장에 자신의 손을 잡고 입장해 줄 아빠를 찾는다. 엄마의 일기장에서 아빠로 추정되는 게 남자를 초대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영화관에서 들었던 원작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거실 커다란 거울 앞에서 어이어이 소리 지르며 무아지경에 빠져 온몸을 흔들어 댄다. 야외 행사장에서도 신나는 음악이 들리면 어깨가 들썩이며 허리와 골반이 좌우로 흔들흔들. 의자에 앉아서도 발장단을 맞춘다. 이어폰으로 댄스 음악 들으며 설거지하거나 청소기를 돌리면 몸이 저절로 리듬을 탄다. 40년 지기 친구가 나주에 산다. 서로 바쁘게 사느라 자주 보지 못하지만 일 년에 서너 차례 만난다. 치맥을 좋아하는 우리는 한잔한 다음 예전에 롤러장에 갔던 기억을 더듬어 보며 술기운에 추억에 잠긴다. 그때 음악을 틀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나 춤을 춘다. ‘살아 있네’ 서로 치켜세우며 디스코 리듬을 타며 손가락으로 좌우를 찌르며 경쾌하게 흔들다 보면 땀이 삐질삐질 난다. 주거니 받거니 맥주 세 병도 부족해 소맥으로 돌려야 술 양이 채워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우리 둘 다 건강을 생각해서 한 잔도 마시지 않는다. 그때가 좋았다.
요즘 라인댄스에 빠졌다. 전신운동으로 이보다 제격인 것은 없을 것이다. 스포츠댄스처럼 짝을 지어 춤을 추지 않고 줄을 지어서 음악에 맞춰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쉬운 동작부터 따라 한다. 라인댄스 기본 스텝 익히느라 밤 깊은 줄 모른다. 나는 나밖에 모르고 너는 너밖에 모르고 그래서 우리는 똑같은 길을 걷지 평행선. 곡이 너무 빠르지 않아 중년이 따라 하기 쉬운 곡으로는 문희옥 평행선이 있다. 컴퓨터에 띄워 놓고 팔다리 온몸을 써서 라인댄스 기초 동작을 따라 한다. 발랄한 댄스곡에 맞춰 단체로 노란 원색의 춤복과 큐빅이 박혀있는 신발를 갖춰 입고 숙달된 동작을 선보인다. 이런 영상을 보면 마치 내가 그곳에 함께하여 춤을 추는 것 같아 흥겹다.
라인댄스는 항상 오른발부터 움직인다. 골반 넓이만큼 살짝 터치하며 시선은 정면을 바라본다. 기본동작으로 1번부터 4번까지 있는데 마지막 동작은 박수와 함께 방향을 전환한다. 동작을 다 외우지 못한데다 곡이 빨라서 발이 꼬인다. 강사님 따라 천천히 할 때는 동작이 되는데 음악에 맞춰서 하면 동작이 연결이 잘 안된다. 템포가 빠른 음악이 춤추기에는 제격이다. 충분히 연습해서 동작을 외워야 연결해서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탈 수 있다. 음악이 나오면 가사가 나오기 전까지 전주 부분은 가볍게 흔들며 리듬을 탄다. 가사가 나오기 시작하면 발걸음을 오른쪽 왼쪽 발을 번갈아 밟으며 반복한다. 왼팔 쭉 오리고 오른팔 옆구리에 대고 왼쪽 다리를 앞으로 살짝 구부리고 짠 하고 마무리한다.
농촌에서도 요가나 라인댄스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도시에서는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나 구청 문화센터에서 주민자치 프로그램으로 무료 운영한다고 들었다. 읍내에 사는 사람들은 저녁을 먹고 종합운동장에서 강사님의 시범을 따라하며 운동을 한다. 시골에서는 마을 골목에 군데군데 가로등이 있지만 그 둘레를 벗어나면 어둡다. 하루에 만 보씩 매일 걷는다. 밤까지 걸음 수를 채우지 못했을 때는 라인댄스 영상을 켜놓고 따라 하다 보면 금방 채워진다. 잠자기 전에 따라 하면 열량이 소모되어 체중 조절에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