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글은 읽었지만 이해를 하지 못하는 순간을 종종 겪어보지 않으셨나요? 이를테면 전문 용어로 가득한 의약품 사용설명서나 깨알같이 적혀있는 계약서 등을 읽을 때 말입니다. 이를 ‘2차 문맹’ 또는 ‘실질 문맹’이라고 하며, ‘문해력(文解力)’이 부족하다는 말로도 설명합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더 나아가서는 글을 이용해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합니다. 이 문해력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능력이라는 걸 아시나요? 지금부터 문해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내 문해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7월, 3일을 뜻하는 우리말 ‘사흘’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광복절부터 ‘사흘’의 연휴가 있을 것이란 보도가 나간 후, ‘사흘’의 의미를 ‘4일’로 혼동한 이들이 속출한 겁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3일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왜 굳이 사흘이라는 단어를 써서 혼란을 주느냐’와 ‘사흘도 모르냐’는 의견의 대립으로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문해력이 부족했을 때 생기는 단적인 사례였는데요. UN 교육 과학 문화 기구 유네스코(UNESCO)에서는 “문해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하여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 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했습니다.
문해력이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는 테스트를 QR코드로 첨부하였습니다. 복약지도서, 직장 휴가 일수 계산, KTX 열차표 금액 계산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글들을 이해할 수 있는지 평가하며 총 11문제, 제한시간은 15분입니다. 이 테스트는 지난 3월 방영된 EBS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성인 883명을 대상으로 사전조사차 실시한 테스트로, 종영 후 문제들을 공개한 것입니다. 참고로 시간은 자동으로 측정되지 않으니 타이머를 미리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테스트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문해력은 상위 몇%인지 확인해보세요.
점점 떨어지는 문해력
인터넷과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는 바야흐로 정보 과잉의 시대입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대인들은 원하는 정보만 골라, 원하는 매체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에 익숙해졌는데요. 이는 긴글을 읽지 않고 따라서 문해력 저하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의 문화도 그에 맞춰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짧은 글과 그림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카드뉴스’가 뛰어난 가독성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급기야는 뉴스를 3줄로 요약해주는 인공 지능 프로그램까지 개발되었습니다. 국내최대포털 네이버 뉴스도 2017년부터 기사를 3문장으로 줄여주는 요약봇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요약해 제공하는 산업인 서머리(summary) 산업도 발달하고 있는데요. 일례로 몇백 쪽 짜리 분량의 책을 8~20장 내외로 요약한 요약본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문해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
OECD에서 진행한 문해력 연구 결과, 문해력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을 비교했을 때, 문해력이 높은 집단의 연봉이 2.7배, 취업률은 2.2배, 심지어 건강도 2배가 높았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일명 ‘사흘 사태’로 알 수 있듯이 글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고 업무 수행, 학업 등 생활 전반에 큰 방해가 됩니다.
또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사고를 통제·조절하며 고차원적인 추론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이 잘 활성화 된다고 합니다. 글자를 읽는 데 급급한게 아니라, 뇌에 이미 저장된 사전 지식과 글의 의미를 연결하는 상위 인지 과정을 거치며 글을 읽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 뇌가 효과적으로 훈련된다고 합니다.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
문해력을 높이긴 위해선 ‘이해’하며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해를 위해서는 어휘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말 어휘의 절반 이상은 한자어이기 때문에 한자의 뜻을 짚어가며 공부하시는 것이 좋구요. 모르는 단어는 찾아보는 습관을 가져야합니다. 새로 알게 된 단어는 바로 활용해보셔야 잘 기억하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글이 길어질수록 침착하게 긴 호흡으로 읽고 문맥간의 관계를 파악하며 읽는 훈련을 하셔야 합니다.
한글은 배우고 사용하기 쉬운 우수한 문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쉬운 점이 문해력을 떨어트린다고 합니다. 우리 뇌는 익숙한 것을 안다고 착각해버리고 이해하려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알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을 읽고 본인 스스로에게 궁금한 점, 느낀 점 등을 질문하고 답해보세요. 설명을 할 수 없다면 더 공부해서 완전히 익히시는 게 좋습니다. 이 모든 방법들은 일단 글을 읽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관심 있는 글부터 가볍게 시작해보세요!
https://theweekly.co.kr/?p=70458
첫댓글 잘보고가요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