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리문답 사도신경
사도신경은 ①우리가 하나님께 무엇을 빌어야 하고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제시하고 가르칩니다. 또한 사도 신경은 ②십계명을 준행하도록 돕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십계명은 수준이 너무 높아서 인간의 나약한 능력으로 지킬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십계명을 배우듯이 사도신경도 열심히 배워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계명 준수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무엇을 통해 그런 힘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삼위의 하나님이듯 사도신경도 세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도 가르칠 수 있게 분명하고 간략히 만든다면, 전체 신앙의 내용을 세 가지 항목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신성을 세 가지 위격으로 설명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첫째 조항은 하나님 아버지를 창조주로 설명합니다. 둘째 조항은 그분의 아들을 구원자로, 셋째 조항은 성령에 대한 것인데, 이 항목은 거룩함을 다룹니다.
그러므로 신조를 몇 마디 말로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를 믿습니다. 그분은 나를 창조하셨습니다.’
‘나는 아들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분은 나를 구원하셨습니다.’
‘나는 성령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분은 나를 거룩하게 만듭니다.’
한 하나님, 한 믿음, 그러나 삼위이신 하나님, 그 때문에 믿음은 세 조항의 신앙고백이 됩니다.
제1조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이것은 아버지 되신 하나님의 본질, 의지, 하시는 일, 업적을 가장 간명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십계명에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종의 신을 섬기고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이제 신의 존재 유무가 아닙니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그 신이 사람을 위해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분을 어떻게 예찬하고, 묘사하며, 설명해야 하는지 질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첫째, 둘째 조항이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이 신조는 제1계명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응답이요, 믿음의 고백입니다.
만일 어린아이에게 ‘얘야, 너는 어떤 신을 섬기고 있느냐? 그 신은 어떤 분이니?’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신은 이렇습니다. 우선 그분은 하늘과 땅을 만드신 내 아버지입니다. 이것을 뺀다면 내가 섬기는 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천지를 지으신 그분이 없다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외에 그 누구도 만물을 창조할 수 없다
지식인들과 좀 더 교육받은 사람들에게 세 가지 조항을 보다 충분히 살피고 더 세밀하게 나누어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필요한 핵심만 다루어도 충분합니다. 그것은 창조에 관련된 사항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천지를 만드신 창조자’라는 말씀을 강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습니다’의 뜻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이것은 ‘나는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믿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그분이 나에게 영육과 생명, 크고 작은 육체의 기관, 모든 감각, 이성과 오감 그리고 그 외의 모든 것을 주셨고, 지금도 여전히 이 모든 것 곧 먹을 것과 마실 것, 옷과 식량, 아내와 자녀, 종과 집, 들녘 등을 지탱하고 계시는 분을 믿는 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그분은 자신이 만든 모든 피조물을 이용하며 생명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하늘의 해와 달과 별, 낮과 밤, 공기, 불, 물, 땅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모든 소산물과 새, 물고기, 동물, 곡식과 같은 모든 것을 주신다는 뜻입니다.
또한 그 외에도 심지어 육적이며 일시적인 축복도 주십니다. 예를 들어 선한 정부, 평화, 안전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조항에서 바로 이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생명을 자기 소유라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그 누구도 앞서 언급한 것들 그리고 앞으로 언급할 모든 만물의 주인이라고 말할 자격도 없습니다. 만물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이 아니라면 제아무리 작고 하찮은 미물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악한 모든 것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신다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과 보이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을 뿐만 아니라, 매 순간 악한 모든 것과 불행, 재난과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고 보호하시는 분입니다. 이 모든 것은 마치 우리의 친절한 아버지가 자녀를 모든 악한 것으로부터 지켜 보호하는 것과 같은 순수한 사랑과 선하심에서 비롯됩니다.
창조자, 보존자, 보호자이신 하나님께 감사하라
바로 여기서 결론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천지에 있는 모든 것을 날마다 우리에게 주시고 보존하고 지켜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실로 그분을 끊임없이 사랑하고 찬양하고 감사드려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통해 요구하고 명령하신 그 뜻을 받들어 온전히 그분을 섬기십시오.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하기는커녕 모든 것이 제 것인 양 행세한다
그런데 이 조항을 제대로 믿고 있는 사람이 극소수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 믿음을 나가서 전하거나 듣거나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믿음의 조항이 우리 자신을 향해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 도무지 돌아보지도 고민하지도 않습니다. 진심으로 믿었다면 당연히 그대로 행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마치 우리의 생명, 부, 권력, 명예 따위의 것들이 원래부터 자기 소유인 양 교만 떨고 있습니다. 그렇게 폼을 잡고 착각합니다. 이런 것은 저주받은 고약한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일입니다. 이는 술에 만취해 뵈는 게 없는 상태나 다름없어서, 하나님에게 주신 모든 귀한 물질과 선물들을 오직 허영과 탐욕과 육체의 쾌락에만 사용합니다. 그러고서는 하나님의 얼굴을 향해 감사하지도 않고 창조주를 여기지도 않습니다.
믿는 자들이라면 이 조항 앞에서 두렵고 떨립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일 눈, 귀, 손, 영과 육, 돈과 우리가 가진 모든 것으로 범죄 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며 범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는 유리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며 순종할 책임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조항은 하나님께 받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가 책임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한다
그러므로 이 조항을 마음에 새겨 매일 익힙시다. 비록 시련과 역경이 우리 눈앞에 닥칠지라도 이것을 기억합시다. 이 모든 시련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눈으로 보고 느끼는 시련 너머에 아버지의 심장과 넘치는 사랑이 있음을 믿고 행동합시다. 이로써 우리의 마음은 따스해지고, 감사의 불꽃이 타올라,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과 찬양에 쓰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요약해 봅시다. 사도신경의 첫째 조항이 가진 뜻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모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