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84, charing cross road
뉴욕에 살고 있는 한 가난한 작가.
런던에 있는 한 헌책방.
둘 사이에 20년 동안 편지로 주고 받으며 우정을 쌓았다.
와, 요즘 세상에는 생각할 수 없는 낭만적인 일이로구나.
우편 메일이나 전화로 실시간으로 연락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우리는
누릴 수 없는 낭만…
그런 낭만적인 경험을 했던 작가 할렌 한프라는 분이
런던에 있는 채링크로스 84번지 마크스 서점과 주고 받은 편지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아빠가 이번에 읽은 <채링크로스 84번지>라는 책이란다.
요즘 아빠가 읽는 책 중에 대부분이
알라딘 인터넷서점의 ‘북플’이라는 어플에서 알게 된 책들인데,
이 책도 북플에서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보고 읽게 되었단다.
이 책의 제목을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
무척 유명한 책인 것 같더구나.
누구나 이런 낭만적인 경험을 꿈꾸게 마련인데,
그런 경험을 이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이 책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나 보구나.
이 책을 원작으로 해서 오래 전에 영화도 만들어졌다고 하는구나.
1. 대서양 너머 우정
이 책은 1949년부터 1969년 사이에 주고 받은 편지들로 되어 있단다.
지은이 할렌 한프는 나중에는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1949년 당시에는 큰 꿈을 갖고 사는 가난한 작가였단다.
가난하지만 자신이 책에 대해서는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었어.
우연히 잡지 책에 실린 런던에 있는 마크스 서점에
절판된 책을 살 수 있는지 물어보는 편지를 보내게 된단다.
그 당시에만 해도 뉴욕에서 대서양 너머 런던까지 편지를 보내면,
한두 주는 걸렸단다.
메일로 바로 주고 받는 요즘 시대에는 그 느림이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당연한 시절이라서 회신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었을 거야.
할렌의 편지에 정성스러운 답변과 할렌이 구하려는 책이 같이 왔단다.
할렌은 책값을 우편으로 다시 보내고,
다음 원하는 책을 또 요청하고…
이렇게 시작한 할렌과 마크스 서점의 편지는 책뿐만 아니라
서로의 일상과 사랑을 주고 받게 된단다.
처음에는 마크스 서점의 대표인 프랑크 도엘과 주고 편지를 주고 받았지만,
나중에는 마크스 서점에 있는 다른 직원들과
프랑크 도엘의 아내 등 가족들과도 편지를 주고 받으며 우정은 점점 커져갔단다.
1950년대만 해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영국에서는 생필품을 배급제로 나눠 주던 시기라서 늘 부족했단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할렌 호프는 생필품들을 보내주기도 한단다.
그렇게 우정을 쌓는 이들은 서로 만나고 싶은 것은 당연할 거야.
영국의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할렌 호프에게 런던으로 여행해 와달라고 하고,
할렌 호프도 여행 계획까지 잡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번번히 가지 못했단다.
그 당시만 해서 비행기로 여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구나.
20년 가까이 우정을 쌓던 그들을 갈라 놓은 것은
다름 아닌 그 길게 쌓은 시간이었단다.
20년이란 세월은 그들을 나이 들게 하고,
그들에게 건강을 해치게 하였단다.
1968년 가장 먼저, 가장 많은 편지를 주고받은 프랭크 도엘이
맹장 수술을 받다가 그만 죽고 말았단다.
이 낭만적인 우정이 슬픈 이별로 끝이 나는구나.
실제로 만나지도 못하고 말이야.
이 책에서는 1969년까지의 편지들만 엮어 있지만,
그 이후에도 남은 사람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을까 싶구나.
….
지은이 할렌 한프는 책을 무척 사랑하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책을 정리도 잘 하더구나.
과감하게 책을 정리하는 방법은 버리는 것인데,
봄마다 책을 그렇게 정리한데…
아무리 재미없게 읽은 책도 잘 버리지 못하는 아빠와는 사뭇 다른….
지저분하게 방바닥에 쌓여가는 책들을 보면,
할렌 한프의 책정리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욕심 많은 아빠는 쉽지 않을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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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봄마다 책을 정리해서 다시 읽지 않을 책들은 못 입는 옷을 버리듯이 내버려요. 모두들 큰 충격을 받지요. 제 친구들은 책이라면 별나게 구는 사람들이거든요. 이 친구들은 베스트셀러는 뭐든 다 가져다가 최대한 한 빠른 속도로 끝내버려요. 건너뛰는 데가 많을 거다, 하는 게 생각이죠. 그러고는 뭐든 두 번 다시 읽지 않으니 1년쯤 지나면 한마디도 기억하지 못하지요. 그러는 사람들이 정작 제가 책 한 권 쓰레기통에 던지거나 누구한테 주는 걸 보면 펄펄 뛰는 거예요. 그 친구들 주장은 이래요. 책을 사면 읽고서 책꽂이에 꽂아둬. 평생 다시 펼쳐보는 일이 없을지언정 내버리면 안 돼! 양장 제본한 책이라면 더욱더! 왜 안된다는 거죠? 저 개인적으로는 나쁜 책보다 신성을 모독하는 것은 없다. 이런 생각이에요. 아니, 그냥 범용한 수준의 책이라도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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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토요문학평론지에 실린 귀하의 광고를 보니 절판 서적을 전문으로 다룬다고 하셨더군요.
책의 끝 문장: 답장 고대할게요
책제목 : 채링크로스 84번지
지은이 : 할렌 한프
옮긴이 : 이민아
펴낸곳 : 궁리
페이지 : 156 page
책무게 : 296 g
펴낸날 : 2017년 04월 15일
책정가 : 10,000원
읽은날 : 2021.12.26.~2021.12.26.
글쓴날 : 2022.0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