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신채호가 발표한 ‘대아(大我)와 소아(小我)’라는 내용을 이번 기회에 읽어 보았다. 물론 현대어로 옮긴 것이지만 꽤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어 나가야 했다.
소아는 사(死)하는 것이고 대아는 불사(不死)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적이고 영혼적이고 진아(眞我)야 말로 ‘대아’이고, 물질적이고 육체적이며 가아(假我)는 ‘소아’이다. 내 몸만 위하는 것이 아니고 온 민족과 국가를 위하는 것, 사회를 위해 피를 흘리는 것, 그리고 온 천하에 가치있는 피를 흘리는 것이 ‘대아"이다..
그러면 동족을 위해, 꿀벌 사회에서의 왕인 여왕벌을 위해 희생하는 꿀벌과,
종족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걸고 보초를 서는 프레리도그,
우세한 혈족을 보호 하기 위해 자신의 종족 번식을 포기하는 야생 칠면조,
위험에 처한 자식을 구하기 위해 적 앞에서 상처를 입은 척을 하는 메추리...
이 모든 것들은 개인의 이익보다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신채호가 그렇게 찬양한 ‘대아’가 되는 것인가...
그리고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나는 신채호가 그리도 깎아 내린 ‘소아’가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니 분명히 그렇지 않다. 나는 이성을 가진 인간이고 자아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한 인격체이다.
반면에 위의 동물들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본능’에 의한 것이다. 왜 그런 행동을 해야 되는지 이유도 모른 채 본능에 따라 살아가는 동물들을 두고 ‘대아’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여기서 나는 신채호의 주장에 한계를 느끼게 된다...
대아와 소아..이것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두개는 각각 분리된 것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챙긴다고 해서 사회를 져 버리는 것은 아니고, 또한 사회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행복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의 위대한 영웅이라 하여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타인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싫어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바로 인간다움이 아닌가?
곤충을 보고 ‘인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 개나 고양이를 보면서 ‘인간답다’라고 말을 하지 않는다. 인간다움이란 평범하고 쉬운 것지만, 아무거나 보고 인간답다고 말하지는 않는다..완벽하다고 생각 했던 사람이 실수를 했을 때에 ‘인간답다’고 표현하고, 지극히 평범하고도 평범한 사람에게 ‘인간답다’라고 표현한다. 위대하고 대단하지 않더라도 인간다울 수 있다. 나 또한 평소에 인간답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그리고 ‘인간답다’는 말을 사랑한다..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인간다움을 느끼고..
공부를 잘하는 친구를 보면서 질투를 느낄때 인간다움을 느끼고..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은 친구를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 때에 인간다움을 느끼고..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붕어빵을 먹으면서 행복과 함께 인간다움을 느낀다...
인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위대한 인류, 사회를 위해 피를 흘리는 사람, 사회를 대신해 목숨을 거는 사람..이런 사람들은 물론 인간답겠지만, 그들만이 인간다운 것은 아니다..평범한 나 또한 인간답다고 생각한다..
고3때 부터 맘이 심란할 적에 범어사 대웅전에 가서 기도를 하곤 했었다. 마음의 불안함을 달래기 위해..그렇게 기도를 하고 나면 조금 맘이 편해 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비록 위대한 영웅처럼 목숨을 내걸고 싸울 순 없지만, 나의 행복을 위해 기도한 나를 두고 ‘소아’라고 하여 어리석었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범어사엘 갔었다.
등산하러 온 사람, 기도하러 온 사람, 드라이브 하러 온 사람..
모두들 나름대로 자기들 만의 목적을 가지고 찾아온 듯 하였다.
이 모든 것들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인간다움’이 스며 있음을 느꼈다..
마음이 힘든 사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행복을 찾아 가길 빌었다...나는 이런 나에게서 또 인간다움을 느낀다..
첫댓글 [2]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한듯합니다만, 수고하셨습니다^^
(4) 일상적 생활에서 느낀 인간다움이 좋았습니다. 만점을 드립니다. ^^
[2] 진지하고 논리적인 접근이 아쉽습니다
[3]일상적인 깨달음을 좀 더 세밀히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듯 하네.. 전반적으로 느낌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