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1단지 A공인중개업소 사무실. 주공 2단지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는 주부 김모(43)씨는 재건축단지 조합원 지위 양도(전매)제한 완화 소식을 듣고 매수 상담을 위해 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신규 매물도 없고 가격도 지난주말과 그대로라는 말만 듣고 나왔다. <문화일보 8월4일자 2면 참조>
A중개업소 사무장은 “예전에는 재건축 규제 완화 문제만 나와도 시장이 움직였는데 이번에는 이틀 동안 문의전화 3건과 상담 1건뿐”이라며 “신규 등록 매물이 1건도 없는 등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거래가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재건축아파트 단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의 최대 수혜지역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별다른 거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매 제한에 묶여 집을 팔지 못했던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신규매물이나 급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
이날 개포주공 1단지 등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사업승인 신청을 하지 않아 이번 규제완화의 혜택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 역시 신규등록 매물이나 가격을 낮춰 내놓은 매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대치동 청실아파트, 압구정동 한양7차 아파트, 서초구 잠원동 한신 5·6차 아파트 등도 사정은 비슷했다. 청실아파트의 경우 지난 2004년 전매 허용시 한 차례 소유주가 많이 바뀐 것도 매물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아파트 단지들도 올들어 재건축단지가 많이 올랐지만 최근 다시 떨어져 ‘하락장세’에서 매물을 내놓지 않겠다는 집주인들의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서초동 부동산마트공인중개사무실 관계자는 “잠원 한신 등은 재건축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장기 보유자가 많다”며 “매물 증가 같은 현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의 반응은 달랐다. 장기보유 실수요자들이 많긴 하지만 환금성이 높아진 만큼 장기적으로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은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허용으로 강남권 재건축 거래가 활성화돼 추가적인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매수시에는 재건축사업 진행상황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