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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
이번 현대미술 들여다보기에서는 라이트 아트 예술가이자 빛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제임스 터렐(1943-, James Turrell) 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 10월 9일부터 12월 18일까지 서울 토탈미술관과, 오룸 갤러리, 쉼박물관 이 세곳에서 동시전을 개최하고 있는 제임스 터렐은 2003년 호암미술관(현재 삼성미술관 리움)의 ‘마인드 스페이스’전에 출품한 이래 한국에서의 개인전으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소개된 그의 작품은 전시장의 좁은 복도를 따라 컴컴한 공간을 좇아가면 한정할 수 없는 가늠하기 어려운 크기의 모호한 공간에서 희미한 빛을 발산하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엿본다’는 의미 그대로 그 빛은 강렬하지도 않고 노골적이지도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필요로 되는 그 엿봄은 어두운 공간에서 관람자로 하여금 시간성을 잊게 하는데,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촉감으로 밖에 인지할 수 없는 좁은 복도 속에서 촉감과 후각으로 공기의 움직임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했던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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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영역 |
캔버스의 유화나 한지에 그려진 일반적인 작품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미국작가 제임스 터렐의 빛 작업은 색다른 미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어두운 실내의 가벽이나 기하학적인 사각틀 위로 파랑, 빨강 빛이 이뤄내는 이미지는 종교적 공간처럼 경건하면서도 미묘한 울림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아내가 한국인인 그는 1961년의 당시 군인으로서 탄압받던 티베트 승려들을 동남아로 탈출시키는 임무수행 중에 비행기 피격으로 척추를 크게 다쳐 당시 서울 육군통합병원으로 공수돼 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이 같은 이유로 터렐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는데, 이번 전시는 명상과 사색의 미술공간으로 자리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예술장르로 호기심을 자극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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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출현 |
전시장은 빛 작품이 돋보이도록 조도를 낮춰 어둡게 구성되어 있으며. 전시작 중 1시간여 작품의 빛이 희미한 오렌지색에서 녹색 회색으로 조금씩 변하는 ‘타이니 타운 -비스비’가 설치된 토탈미술관의 전시실은 완전한 어둠이라 손으로 벽면을 더듬거리며 전시장을 걸어들어가야 할 정도이다. 쉼 박물관에서는 천장이 뚫린 컨테이너 박스를 통해 시간 때에 따라 변하는 빛의 변화, 특히 해질녘의 석양의 황홀한 빛 변화의 체험은 또 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1966년 11월 터렐은 작은 호텔을 빌려 창문들을 모두 틀어막았다. 그리고 빛을 재료 삼아 작품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투사 작업’에서 작가는 프로젝터로 방의 모서리에 빛을 투사해 기하학적인 도형을 만들었다. 그렇게 형성된 빛의 기하 도형을 바라보노라면, 점차 공간 감각에 변화가 일어난다. 평면이 입체로 보이거나 아니면 실제의 벽 너머로 확장된 공간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 이런 작품들은 기하학적 형태로 예술의 근원을 탐구한 미니멀리즘 조각에 대한 화답의 성격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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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오크 친교의 집 |
같은 시기에 제작된 ‘단일벽 투사’ 연작은 그 양상이 좀 다르다. 편평한 벽면에 빛을 투사해 다소 몽롱한 ‘빛의 사각형’을 만드는데, 이 2차원의 이미지 아닌 이미지는 보다 확실한 초월적 경험을 제공한다. 오랫동안 응시하노라면, 감각기관들이 그에 반응하고, 결국 사각형이 빛으로 된 얇고 매끈한 막처럼 보이거나,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무한한 공간의 입구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후 이런 투사 작업들은 다양하게 변주됐는데, 그 근본엔 변함이 없다. 1974년에 시작된 ‘하늘공간’ 연작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지만, 바탕은 불변이다. ‘하늘공간’은 갤러리의 천정에 직사각형이나 원형의 천창을 뚫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간단한 컨셉트의 작품. 발상은 간단하지만, 보통 별도의 갤러리를 따로 지어야 볼 수 있는 건축적인 작업이다. 하늘을 ‘빛의 공간’으로 제시하는 순간, 작품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변화하게 되므로, 이 작품의 주제는 ‘초월적 시간성’이 되는 셈. 사실 관객들이 갤러리 공간에 누워 여유로운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 자체가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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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 |
똑같은 빛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람객의 눈에 색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고, 빛을 통해 입체적인 3차원의 공간이 2차원의 평면으로 또 반대로 평면이 입체공간으로 확장 및 변형되기도 한다.
다른 화가들이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듯 제임스 터렐은 빈 벽면에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그는 빛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명상에 빠져들어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며, 빛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비타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희미하게 보이는 빛은 과연 내가 눈으로 인지하는 빛인가, 혹은 눈의 착시로 인한 경험인가,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내면의 빛을 경험한다. 그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을 가지게 하며 자기 자신에게 반문하게 하는 과정을 유도한다. 밖에서 오감으로 느끼는 경험을 부정하고, 내면으로부터 시작하여 사물을 판단하는 접근 방식은 박으로부터의 이해에 익숙한 우리에게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빛은 빛이라는 물질성을 넘어서 심리적인 빛으로 승화한다. 차단된 어두운 공간과 침묵 속에서 행해지는 사고는 종교적이며 그것은 물질성의 밖으로부터가 아닌 내 안의 세계에서 그 근원을 찾는 과정에서 한계 없이 무한한 공간 안에서의 체험을 가능케 한다.
<수성아트피아 큐레이터>
△키네틱 아트 = 작품 그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예술작품으로 작품 속에 움직임을 표현하거나 오프 아트와 같이 시각적 변화를 나타내려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러한 경향은 미래파나 다다의 예술운동에서 파생된 것이다. 최초의 작품은 M.뒤샹이 1913년에 자전거 바퀴를 사용하여 제작한 ‘모빌’이라는 조각으로 본다. 1922년에는 N.가보가 ‘키네틱 스크랩처’라는 작품을 발표했고, 이러한 일군(一群)의 움직이는 작품을 L.모홀리 나기는 키네틱 아트라 불렀다. 이후 이 범주에 드는 조각작품이 의식적으로 제작되었다.
첫댓글 공간에 묘미가 살아 있는 것 같아 들어 가 보고 싶음 맘이랍니다^^!~~~ 그림 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