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 작가의 꿈
코르시카 원숭이
버리고 버림받고
불의 고리
황제의 실패한 사랑
그의 꿈은 작가였다. 그가 얼마나 낭만적인 남자였는지를 아는 사람은 적다. 그의 위대성이나 잘못 알려진 그의 키와 대관식의 웅대한 모습과 살짝 탈모가 시작되는 초로의 초상화만이 떠오를 뿐이다. 그가 얼마나 로맨틱한 남자인지 그가 사랑을 찾는데 진심이었는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지 못한다. 그의 첫사랑이나 그의 마음을 훔쳐 가고 버림받은 여인에 대한 이야기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남자가 세계를 정복하고 싶은 욕심만큼이나 사랑 또한 정복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어 했다. 아 진심 너무 멋지다. 그는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고 황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열정적인 사랑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가 얼마나 사랑을 갈구했고 여인을 탐닉했으며 정복욕만큼이나 여자에 대한 갈망은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그의 여자에 대한 집착은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망만큼이나 컸으며 어쩌면 여자를 정복하기 위해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꿈을 키웠는지도 모른다. 그의 인생에는 수많은 여자들이 함께했다. 아버지는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난 위인전 속의 도색된 그의 영웅적인 면모만을 보았고 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신뢰만큼이나 그를 숭배했다. 그의 삶에는 여자에 대한 끈적이는 사랑과 수많은 정부들이 함께 했다.
그의 첫사랑은 실패작이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처음은 언제나 서툴다. 이번 생이 처음이라 나도 폭망 했나 보다. 황제 나폴레옹이 아닌 남자 나폴레옹의 진짜 사랑은 누구였을까? 그 순간순간이 정답일 것이다. 버리고 버림받는 운명의 우연성 사랑에는 논리가 없다. 첫눈에 반했지만 싫증이 나서 버리게 되는 사랑, 별로였지만 점점 빠져드는 늪 같은 사랑, 0.1초도 안 돼 사랑에 빠졌다가 영원히 헤어 나오지 못하는 끔찍한 사랑, 못 믿을게 사랑이다. 계단처럼 하나하나 올라가는 층층의 사랑은 드물다. 사랑은 논리를 파괴하는 정신병의 일종이다. 마음 변덕의 결정체이다. 달아나는 마음을 내가 어떻게 끌어오겠는가? 그냥 놓아주어야 한다.
<황제의 성적 취향 >
그는 거대하고 육감적인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화가 루벤스의 그림 속에 나오는듯한 육감적인 여자를 싫어했다. 작고 사랑스러운 여자들을 좋아했다. 그는 들이대는 사랑보다 농밀하고 은밀한 사랑을 좋아했다.
많은 연서를 써 내려간 로맨틱 가이 나폴레옹의 연서 폭탄을 받은 조세핀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그녀는 그의 편지에 답장도 잘 안 했으며 건조한 말투로 적어 보냈다. 그녀는 제대로 목사슬을 걸고 조였다 풀었다는 반복할 줄 아는 프로 남자 조련사였다.
사랑 없이 살 수 없었던 남자 나폴레옹은 그녀의 사랑의 포로였다. 전쟁영웅인 그도 움직이는 사랑의 변덕에 애가 탔다. 전장에서 여러 차례 편지를 썼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들과 바람피우느라 바빴다. 조세핀은 그런 여자였다. 순정은 그녀와 거리가 멀었다. 언제든 그녀의 허영심을 채워줄 남자가 그녀에겐 필요했다. 그러나 그는 사랑마저도 노력하는 남자였다.
영원한 사랑이란 말만큼 허상은 없다. 어긋난 사랑, 삐뚤어지는 사랑에도 나폴레옹은 진심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여자 정복이 세계정복의 기초라는 것을 그는 여자를 버리기도 했고 여자한테 버림받기도 받았다. 육사시미 자르듯 에이는 칼날, 뼈를 피해 살코기만 발라내는 장인의 칼질 똑똑하고 잘난 남자도 사랑엔 문외한이다. 사랑은 비이성적이고 어떤 논리도 적용되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주를 꿈꾸는 일런 머스크의 사랑도 천상을 아우를 정도이다.
<작은 여성만 노리던 내성적인 남자가 세계를 지배하다.>
코르시카 원숭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으며 평생 사투리를 고치지 못했다. 왕따의 표본이었다. 여자의 인기를 끌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그의 첫사랑은 형의 여자친구 데지레였다. 사랑 앞에 선 형도 없다. 형의 여자를 뺏어 약혼을 했다. 어렵게 얻은 사랑이었지만 새로운 여자, 사랑의 프로 조세핀을 만나서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약혼녀는 눈물의 편지를 쓰고 그를 기다렸다. 나폴레옹의 바람으로 데지레는 버림받았다. 그녀는 나폴레옹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러나 조세핀의 출현으로 그는 이유식에서 마라탕으로 바꾼다.
감옥에서 사교생활을 배운 조세핀은 본격적인 정부 생활을 시작했다. 6살 연하의 나폴레옹을 만난다. 천진하고 순수한 나폴레옹은 데지레를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온 가족이 반대했음에도 감행된 결혼식 조세핀은 나폴레옹이 전장에 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남자들과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정숙이라는 단어는 그녀의 삶에는 없었다. 그녀는 나폴레옹을 그냥 이용만 했다. 마성의 남자 나폴레옹도 맞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끝없는 구애는 이집트에서도 계속되었다. 귀족 피아니스트 폴린을 사랑한 나폴레옹, 그러나 운명이 그들을 막았다. 이집트에서 파리로 갑자기 귀환하게 되었다.
얼떨결에 프랑스 황후가 된 조세핀은 아들을 못 낳았다는 이유로 버림받았다. 뒤늦게 나폴레옹을 사랑하게 된 그녀는 혼절했다. 사랑에 빠진 조세핀은 죽음까지도 불사했다. 위대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혼하자는 말에 좌절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조카인 마리 루이즈와의 결혼을 감했다. 황제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사랑했다. 마리 루이즈를 향한 그의 뜨거운 사랑도 파국을 향해 달렸다. 그의 죽음과 함께 서서히 꺼져갔다. 한때 잉걸불처럼 타올랐던 사랑, 남편은 새로운 남자를 만난 젊은 아내의 배신을 느끼며 그는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사랑은 그렇게 멀어져 가는 것이다. 아내의 사랑, 아내의 배신, 역시 사람의 마음을 정복하는 게 가장 어렵다. 돈과 명예와 낭만까지 가진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여자는 세상에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야수를 어찌 감히 버릴 수 있겠는가? 그런 그도 버림받았다.
<비련의 사랑>
나폴레옹의 진짜 사랑은 누구였을까? 그 순간순간이 정답일 것이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 그때가 첫사랑인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버리고 버림받고 간택하고 간택당하고 악순환의 고리이다. 뜨거운 불의 고리이다. 유황불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순간이 처음인 것이다.
몰락의 순간 죽어가면서 조세핀을 찾았다. 이유는 하나이다. 그가 가장 잘 나가던 순간에 함께 했으며 처음 사랑을 가르쳐 준 여자였으며 그가 버리고 매달린 마지막 여자였기 때문이다. 사랑은 늘 누구에게나 쓰다. 몸이 멀어지면 분명 마음은 줄행랑친다.
나폴레옹에게 버림받은 첫사랑 데지레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베르나도트 장군과 결혼했고 그가 스웨덴의 왕이 되면서 왕비가 되었다. 현재 스웨덴 왕가의 시조이다. 사랑에 빠졌다고 버림받았다고 불행하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오늘 버림받은 내가 내일 너를 버릴 수도 있다. 사랑의 피고가 원고가 되고 새로운 위대한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사랑은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 그래야만 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진정한 학문이랑 삶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