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는 바울이 고린도교회의 여러 문제들에 관하여 소식을 접한 후, 그 문제들에 관하여 말씀하는 내용들이 기록되었습니다. 또한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바울에게 여러 가지 궁금한 부분에 관해 질문을 던졌던 것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굵직한 내용들을 다 다룬 후에, 마지막 장인 16장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사안(事案)이 아닌 부분들을 비교적 간단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예루살렘교회를 돕기 위한 구제헌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 당시 예루살렘교회는 계속되는 기근(饑饉)으로 인해 매우 궁핍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갈라디아교회에서도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구제헌금을 모아 예루살렘교회로 보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1절; 갈 2:10).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구제헌금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바울은, 매주 첫날(주일)에 각자의 수입에 따라 헌금을 하여 모아두라고 권면합니다(2절).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방문했을 때 갑자기 헌금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헌금을 모아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둔 헌금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선정한 사람에게 편지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가게 할 것이며, 만약 바울 사도도 그때 예루살렘으로 함께 가는 것이 좋다면 함께 가겠다고 말씀합니다(3절, 4절). 바울은 투명하게 진행하여 예루살렘교회에 전달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안한 것입니다. 바울은 각자의 수입에 따라 하도록 하였으며, 즉흥적으로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하나님께 드려서 그것을 모아 예루살렘교회에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권면했습니다.
그리고 바울은 고린도에 방문할 계획을 전하고 있습니다(5절~9절). 바울은 그저 지나가는 일에 잠깐 고린도에 방문할 것이 아니라, 마게도냐를 거쳐서 고린도로 간 후에 고린도에서 겨울을 지길 원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고린도에 머문 후에는 하나님께서 바울을 어디로 보내시든지, 고린도교회에서 바울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씀합니다(6절). 고린도교회가 바울을 보내준다는 표현은, 바울이 그 다음 사역지를 향하여 갈 때 고린도교회가 바울의 다음 사역을 위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원하여 파송해 주길 원한다는 말씀입니다. 아마 초대교회들은 바울과 같은 사역자들을 돌보고 섬길 때 그렇게 해주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이 모든 것들은 주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7절에서 “만일 주께서 허락하시면”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습니다. 바울의 계획은 그러했지만, 그 모든 계획은 주님의 주권 아래 행할 것이라는 고백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오순절까지는 에베소에 머물다가 갈 것이라고 말씀합니다(8절). 그 당시 바울은 에베소에 머물고 있었는데, 에베소에는 바울이 해야 할 사역이 매우 넓게 열려져 있었고, 매우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동시에 대적하는 자도 많기에 조금 더 에베소에 머물면서, 에베소에서 사역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전한 것입니다(9절). 바울은 계속하여 복음을 전하는 사역과 성도들을 돌보는 사역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제자인 디모데를 에라스도와 함께 고린도에 보냈습니다(행 19:22). 아마 에라스도(Erastus)는 고린도의 재무관(財務官, Treasurer)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롬 16:23). 그런데 고린도교회는 바울, 아볼로 등 매우 굵직한 지도자들이 사역을 했었고 게바(베드로)파가 있었을 정도로 파당(派黨)으로 나뉘어 분쟁이 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사역지였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디모데를 무시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디모데가 고린도에 가면 디모데가 두려움 없이 고린도교회를 잘 섬길 수 있도록 하여, 사역을 잘 마치고 다시 바울에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우라고 권면합니다(10절, 11절).
또한 고린도교회 성도들 중에는 고린도교회에서 사역했던 아볼로도 고린도에 방문할 수 있기를 원하는 이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함께 에베소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아볼로에게 고린도에 방문할 것을 여러 번 권하였지만, 그 당시로서는 고린도에 갈 마음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서, 적절한 때가 오면 고린도에 가게 될 것이라고 전합니다(12절). 아마 아볼로는 고린도교회가 여러 파당으로 나뉘어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자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회공동체의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울을 비롯하여 아볼로도 교회공동체를 제대로 세워가는 데 마음을 두었습니다. 자기의 욕심이나, 자기의 생각대로 행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교회공동체가 믿음 안에서 온전하고 굳건하게 세워져 가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교회공동체 안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기준으로 바로 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여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길 원하시는지에 따라 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교회공동체가 하나님의 교회로서 든든히 세워져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도 그러한 마음으로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역을 감당하는 주님의 사람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