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025
부모은중경125
동봉
[불설대보부모은중경]
佛說大報父母恩重經
제3장 업난을 널리 설하다
제2절 도움 비유 8종
[7]
이를테면 이세상의 효심깊은 어느누가
낳으시고 길러주신 어버이를 위한고로
이백여섯 뼈마디를 타닥타닥 두드리어
치밀뼈와 해면뼈의 골수만을 뽑아낸뒤
백천만개 창으로서 한꺼번에 찔러대되
백천만겁 지나도록 계속한다 하더라도
낳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깊은은혜
그와같은 행위로는 갚을수가 없느니라
第三廣說業難二
第二援喩八種
假使有人爲扵爺孃打骨出髓百千鋒戟
一時刺身經百千劫猶不能報父母深㤙
-----♡-----
아침 9시 법당에 오르기 전이다
요사 1층 거실 마루에 놓인
멀쩡한 차탁을 닦다가
선뜩한 느낌이 든다
원목 차탁인데
위는 늘 닦으면서도
모서리나 아래는 닦지 않아
뽀얗고 까맣게 때가 끼어 있다
선뜩!
뭔가 일을 낸 게 분명하다
웬걸 아니나다를까
앙증스러운 새끼손가락
그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혔다
나는 나의 새끼손가락이
그토록 작은 줄 몰랐다
벽시계가 9시 6분을 가리킨다
곤지암성모병원으로
나는 다급하게 차를 몬다
운전대를 잡은 오른손이 서툴다
가까이 기억나는 데라곤
곤지암 연세정형외과의원과
곤지암성모병원이 다다
그 흔한 핀셋 하나
상비로 갖춰 놓지 않음을
운전하는 내내 나는 후회했다
곤지암성모병원에 도착하여
주차한 뒤 병원문을 들어서는데
뒤에서 상냥한 음성이 들린다
"손님, 어떻게 오셨어요?"
"손톱 밑에 가시가 들어서요."
얼떨결에 수인사를 잊었다
유니폼으로 갈아입지 않았으나
간호사가 분명했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더니
핀셋을 들고 가까이 왔다
"어디 손 좀 보세요."
나는 오른손을 내밀었다
내 새끼손가락이지만 참 애처롭다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엄청 아플 거라 여기는 중에
간호사 음성이 편안하다
"자, 이제 가셔도 돼요"
오는 길에 차를 운전하며
문득 은중경 말씀이 생각난다
손톱 밑에 든 가시 하나도
그렇게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데
망치로 뼈대를 두드리고 깨뜨려
골수를 빼내면 얼마나 아플까
한데 왜 그냥 찔러도 되는데
굳이 골수를 다 뽑아낸 뒤
창으로 찌른다는 걸까
눈 깜짝일瞬 사이間 생각이 바뀐다
10시부터 기도에 들어가려면
늦더라도 10분 전까지는
절에 도착해야 한다
생각은 오직 기도뿐이다
손톱 밑의 가시를 뽑고 보니
어떤 통증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람이 고통을 느끼는 것도
또 때로 잊고 사는 것도
기억력 때문일지 모른다
고통이 기억나면 마냥 아파하고
즐거울 때가 떠오르면 싱긋 웃는다
저승 가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런데 그때 가서 정말
어떻게 전생을 떠올리지?
암호로 풀었다 잠갔다 할까
얼굴 인식으로 잠그고 풀고 할까
여태껏 잠가 본 적이 없으니
어쩌면 내생에 가서도
나는 전생을 풀지 않을 것이고
아마 잠그지도 않을 것이다
이렇다 할 비밀이 없는데
만약 잠근다면 얼굴 인식보다
암호를 선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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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참 엄살이 심한 편이지/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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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1/2020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카페 게시글
━━━━동봉스님법좌▣
기포의 새벽 편지-2025 부모은중경125 동봉
하남상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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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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