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625
[6·4 지방선거 D-1 마지막 판세 분석 및 전망] 다시 고개 든 색깔론·네거티브 공세로 마지막 선거전 '얼룩'
수도권 접전, 부산·광주 안방싸움 … 세월호 참사 어떤 영향 미칠까
2014.06.03 제정남 | jjn@labortoday.co.kr
6·4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심의 향방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마지막 표심 공략을 위해 통합진보당 광역단체장 후보가 사퇴한 것을 두고 종북공세를 다시 제기하는가 하면, 야당과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수도권에서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수도권 투표율 올리기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가운데 광주시장 선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은 당의 대표얼굴들이 후보로 나선 울산·인천 등 전통적 지지세가 강한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방선거 여야 승패 기준은=지방선거 승패 기준이 광역단체장을 얼마나 얻느냐에 있다는 데 여야 이견이 없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는 승패의 일차적 잣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새누리당은 부산·대전·제주 등 9곳을 장악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강운태 광주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탈당하면서 서울·인천·강원 등 7곳의 지방권력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야권연대 바람 속에서 약진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 성적 이상을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반면 새누리당은 9곳 유지를 승패 하한선으로 보고 있다. 양당은 수도권 최전선 선거와 함께 본진인 부산·광주시장 선거에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양 지역이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이지만 이번에는 무소속 돌풍이 만만치 않다.
◇통합진보당 후보 사퇴 마지막 변수되나=경기도지사 선거는 백현종 통합진보당 후보의 전격 사퇴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백 후보는 지난 1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무능한 야당에게 또다시 새누리당 심판을 맡겨야 하는 참담한 심정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면서도 "정치적 유불리와 감수해야 할 모든 것을 뛰어넘어 이것(새누리당 당선)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5% 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하던 백 후보가 사퇴하면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승패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백 후보의 지지표가 온전히 김진표 후보에게 이동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 투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통합진보당 내에서조차 백 후보 사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이변 생길까=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대결을 벌이는 부산시장 선거 판세는 안갯속이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시한인 지난달 29일 각 언론사에서 발표한 지지율을 보면 오거돈 후보가 서병수 후보를 1~2%포인트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초박빙 상황에서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지난달 29일 사퇴하면서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거돈 후보가 다소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지만 새누리당의 숨은 지지표 규모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종북공세·네거티브가 다시 왔다=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 등 네거티브 선거전도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2일 오전 접전지인 경기도에서 개최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통합진보당 후보 사퇴를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은 "국가전복세력을 신성한 국회의사당에 진출시킨 숙주 노릇을 어느 정당이 했느냐"며 "그에 대한 반성도 하기 전에 선거 때마다 야합적인 연대를 한다면 국민 여러분이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색깔론 공세를 제기했다. 정 후보는 2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박원순 후보가 함께 있는 사진을 보여 주며 "박원순 후보는 3년 전 선거할 때부터 이정희 대표와 이석기 의원에게 도움을 받았고 빚을 졌다"며 "통합진보당이 운영하는 시정과 함께하고 싶으냐"고 말했다. 박원순 후보의 부인 강난희씨의 성형설과 시장 재임 시절 '농약급식' 의혹 등도 재차 제기했다.
부산에서는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 후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측이 뿌린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메시지가 논란이다. 지난달 30일 발송된 문자메시지에는 "가짜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마침내 북한 추종세력과도 손을 잡는 모양"이라며 "북한 추종세력과 부산시 공동정부를 구성하면 부산 시정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급기야 오거돈 후보는 방송 토론과 연설을 통해 "오거돈 후보가 종북좌파와 손을 잡았다"는 비방을 계속한 서병수 후보를 2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안방싸움에 집중=새정치민주연합은 안방에서 벌어지는 광주시장 선거에 사실상 '올인'하는 분위기다. 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강운태 무소속 후보 간의 싸움에 이병완 무소속 후보가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선거 초기 여론조사에서는 강운태 후보가 윤장현 후보를 앞섰지만 선거 중후반으로 가면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모습에서는 다급함이 묻어난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주말을 포함해 전략공천 발표 후 세 차례나 광주를 찾아 지지유세를 벌였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이날 오후 부인 최명길씨와 함께 윤장현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과 정세균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광주에서 지원사격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에 집중하는 것은 선거결과가 불러 올 지도부 책임론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안철수 공동대표의 경우 전체 지방선거 결과와는 무관하게 광주시장 선거에서만 윤장현 후보가 이겨도 내년 초로 예정된 대표 임기가 보장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진보정당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 등 진보정당의 지방선거 성적표도 주목된다. 울산시장과 울산지역 자치단체장, 인천지역 자치단체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울산시장 선거에서 낙승을 예상하고 있다. 조승수 정의당 후보가 이상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한 뒤 김기현 새누리당 후보에게 맞서고 있다. 조승수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연합 선대본 발대식을 갖고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 1일 개최한 발대식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천호선 정의당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해 조승수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이갑용 노동당 후보는 노동자·서민 표심 잡기를 위해 울산 곳곳을 훑어 나가는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통합진보당 울산선대위는 1일 자정부터 72시간 유세에 돌입했다.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가 사퇴하면서 광역후보는 없지만 기초단체장을 둔 동구·북구를 수성하는 데 모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 동구·남동구청장 수성에 도전하는 정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동유세를 벌이며 야권 지지층 끌어모으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선거에 영향 미칠까=세월호 참사가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막바지 승부수로 세월호 참사 책임론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노웅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짐하고, 무능한 국가권력에 대한 책임을 (지방선거에서) 묻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부터 3일 저녁까지 모든 후보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무능한 국가권력을 혁신해 국민을 지키겠습니다"는 통일된 선거운동 구호를 외치기로 결정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일 국정조사 첫 일정으로 진도 팽목항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여당이 빠진 채 야당 의원들만 현장 방문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불참 이유에 대해 "실종자 가족측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지방선거가 끝난 5일 국정조사특위 차원의 팽목항 방문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