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남 님 일상생활 23-15 “하나씩 하기로 해요.”
김길남 님의 봉사활동이 이 주간의 휴식을 가지는 동안에 김길남 님이 스스로 걸어가실 수 있도록 연습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증평 우체국에서 내려 증평종합사회복지관 방면으로 걸어가면서 방향을 김길남 님이 먼저 정하시도록 하고 부연 설명을 해드리면서 계속 걸었다.
“김길남 님, 다음 주가 되면 저는 뒤에 따라가기만 할 거예요.”
“따라만 와?”
“네, 김길남 님이 직접 가시는 대로 따라가기만 할 거예요.”
“응.”
“오늘 다 외우면 좋을 것 같아요.”
“응!”
활동이 쉬는 기간이 되니 더 의욕이 생기신 것인지 김길남 님이 의욕적으로 앞으로 걷기 시작하셨다.
“김길남 님, 빨리 가는 것도 좋기는 한데 주위를 좀 둘러보면서 걷는 건 어떠세요?”
“알았어.”
“일단 위험하기도 하고, 이제 자주 다니실 거니까 눈에 익혀두는 것도 좋고요.”
이미 어느 정도 익숙해지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살짝 뒤편에서 걷기 시작했더니 자연스럽게 김길남 님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 봉사활동을 다니실 모습이 상상되기 시작했다. 예정했던 연습을 마치고 다시 다온빌로 향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는 길, 김길남 님에게 자신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제 한 번 정도만 더 연습하면 충분히 혼자 다니시겠는데요. 그렇죠?”
“응.”
“김길남 님이 혼자 봉사활동 다니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더 많은 걸 할 수 있어요.”
“음...”
“하고 싶으신 것들이 많으시잖아요? 목욕탕도 가고 싶고, 영화도 보러 가고 싶고, 볼링도 치러 가고 싶고...”
“응.”
“하나씩 천천히 하기로 해요. 길남 님이 하고 싶은 것들 하나씩 하나씩.”
“응, 알았어.”
시간이 지나 내수 방면 버스가 도착해서 버스에 올라탔다. 다온빌로 돌아오기 위해 탄 111번 버스가 현암사거리까지만 지나갔기에 다른 직원에게 차량 픽업을 부탁드렸다.
“어제 핸드폰을 찾았을 때도 그랬지만 길남 님 인생에는 언제나 고마운 사람이 있을 거예요.”
“고마운 사람?”
“네, 어제 핸드폰 찾아주신 기사님도 그렇고 지금 저희를 데리러 와주시는 선생님도 그렇고요.”
“음...”
“아무 이유도 없이 고맙다고 말해도 괜찮을 만큼 이 세상에는 고마운 사람이 많아요. 그러니까 반가운 인사처럼 고맙다는 말도 습관적으로 해보는 건 어떠세요?”
“응, 알았어.”
픽업을 위해 차량이 도착하자 직원이 먼저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했다. 자연스럽게 김길남 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작은 목소리라도 따라하셨다. 스스로 잘하고 있는가 언제나 되묻게 되는 일들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직원의 부탁에 늘 따라주는 김길남 님에게 감사하게 되고 힘을 얻게 되는 하루였다.
2023년 12월 26일 화요일 김정원
감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네요.
인사만큼 중요한게 감사라고 생각합니다.
김길남 님의 봉사활동을 김길남 님이 찾아가시니,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 최승호
고마운 일에 인사하는 게 중요하지요.
직원이 먼저 인사의 본을 보여줬네요.
고맙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