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세상이 버린 이들, 가난한 이들, 굶주린 이들과 병든 이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고 전우익 선생께서 “혼자만 잘 살믄 재미 없니더. 뭐든 여럿이 노나 갖고, 모자란 곳을 두루 살피면서 채워 주는 것. 그게 재미난 삶 아니껴.” 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 21일에는 청송을 다녀왔습니다.
청송군 진보면에 있는 진보시장에서 스마일 꽈배기를 주문했습니다.
경북 북부 1 교도소에 갇혀 있는 우리 형제들이 꽈배기가 너무너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기독교 모임에서 꽈배기를 세 개씩 나누어 주었답니다.
우리는 이번에 네 개씩 드리고 커다란 핫도그도 하나 더 담아 드리기로 했습니다.
자매상담실에 우리 형제들 열두 명이 나왔습니다. 시작 기도를 한 다음에 동학 2대 교주이신 해월 최시형 선생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도 보따리 하나뿐인 인생인데 해월 선생님 이분은 삼십몇 년을 보따리 하나로 사셔서 별명이 최 보따리셨다. 우리도 함께 사는 잠자리 공범을 하느님처럼 모시자.
저보다 한 살 적은 나 프란치스코 씨는 평생을 교도소에서 살고 있습니다. 잠깐잠깐 사회에 휴가를 갔다가 곧바로 교도소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징역은 20년을 받아서 이제 2년 후면 만기출소를 할 수 있는데 그때 나이는 71세가 됩니다. 그런데 한 달 새 체중이 10킬로 넘게 빠졌습니다. 이제는 죽마저 먹기 힘들다고 합니다. 의무과에 사정사정해서 월요일에 외부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을 검사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혹시 큰 병이라면?
죽는 게 겁나지 않나요?
자기가 지은 죄가 있는데. 몇 번 죽어도 당연한 일이라 합니다. 다만 더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덜 끼치고 싶다고 합니다. 만기가 2년이 남았고 일가친척이 아무도 없으니 출소하면 방 한 칸이라도 마련하려고 지금껏 도움받았던 영치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두었는데 그 돈이면 위내시경 받을 비용은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죽음 앞에 초연한 사람을 감옥 안에서 봤습니다.
베로니카께서 교도소 밖으로 나오자마자 삼십만 원을 병원비에 보탤 수 있게 보내랍니다.
6월 29일은 베드로 바오로 대축일입니다. 저의 세례명이 베드로입니다. 이날을 기념해서 민들레국수집 손님들을 특별 초대했습니다.
동인천역 근처에 유명한 인현삼계탕 식당입니다. 이곳의 삼계탕 한 그릇이 16,000원입니다. 그리고 전기구이 통닭은 17,000원입니다.
십몇 년 전에 우리 손님 한 분을 모시고 인현삼계탕에 갔습니다. 정말 맛있답니다. 삼계탕을 생전 처음 먹어본답니다.
아무리 노숙을 해도 한 번은 사서 먹을 수 있지 않나요?
아니랍니다. 삼계탕 한 그릇 값이면 라면을 몇 개나 살 수 있는데요. 그러면 며칠을 배부르게 지낼 수 있는데 이런 비싼 음식은 꿈에도 사 먹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베드로 바오로 대축일을 기념해서 우리 손님 몇 분을 초대했습니다.
스물세 분이 손을 듭니다.
스물세 분의 손님 중에 단 한 분이 십 년도 더 전에 삼계탕값이 9,000원일 때 먹어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 아무도 삼계탕을 사 먹어본 적이 없답니다.
고맙게도 삼계탕 협찬으로 스물세 그릇값을 후원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쉬는 날인 금요일에 인현삼계탕에 갔습니다. 오전 11시 30분까지 민들레국수집으로 모이기로 했는데 한 시간 전에 대부분 오셨습니다. 아무도 아침을 먹지 않았답니다. 기다리는 동안 브라보 아이스크림 대접했습니다.
그리고 인현삼계탕으로 갔습니다. 식탁마다 전기구이 통닭도 한 접시 놓았습니다. 음료수로 사이다와 콜라도 9캔을 주문했습니다.
참 맛나게 드셨습니다.
식사 후에는 근처 백다방에 가서 시원한 음료를 마셨습니다. 음료 종류가 너무 많아서 선택을 못 합니다. 어느 것 하나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 망고 쥬스를 권했더니 모두 망고 쥬스를 마시겠다고 합니다.
멋진 날이었습니다.
첫댓글 NicoBlanco 24-08-06 21:46
인간극장 다시보기 감동으로 봤어요(✿◡‿◡) 마음이 겸손해지고 따스해지는
민들레국수집 풍경을 오늘도 가슴에 담아 봅니다.
빛과 소금! 가난과 소외, 차별에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함께 가슴 아파하며 위로해주는
민들레 수사님과 베로니카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가난한 이웃들에게 늘 사랑으로 다가오시고
사랑의 열기로 사랑을 전파하고 사랑을 느끼도록 하는
민들레국수집을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착한나눔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