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중동 무력갈등이 불거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불'이 켜졌다. 이날 채권시장 장단기물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057%포인트 내린 1.270%로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은 0.080%포인트 내린 1.361%를 기록했다. 10년물은 0.083%포인트 내린 1.555%, 20년물은 0.060%포인트 내린 1.601%로 장을 마쳤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가 선물이 전일 대비 3% 상승하고 금값 역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글로벌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며 "중동 이슈는 테러 같은 국지전에 우려가 지속되는 불확실한 상태로 올해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유가 급등은 미국이 조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 머무를 것"이라며 "현재 미국 증시 선물 지수는 0.8~0.9% 하락했으나 정규장이 개장하면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초 채권시장은 전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의 경기회복 기대감을 낮춘데 힘입어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는 전날 출입기자단 신년 다과회에서 "올해는 작년보다 성장이나 물가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관건은) 본격적인 회복이냐는 것인데 우리가 세계경제에 편입된 상황에서는 급격한 경기회복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한은의 금리정책 여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올해 4월 4명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임기가 만료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지 두고 봐야 한다"며 금통위원의 연임 가능성을 언급했다.
허 연구원은 "지금까지 위원의 연임 사례가 없지만 이주열 총재 연임처럼 전에 없었던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이 경우 시장이 예상하던 금통위 구도와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올 2분기 위원의 대거 교체에 따라 금통위가 금융시장 변화를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변수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박계현 기자 unmblu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