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귀 변호사의 알쏭달쏭 법률이야기 - 남편이 팔아버린 내차 되찾을 수 있나?

[제나]

부부사이에는 일상가사대리권이 있다. 일상적인 집안일에 대해서는 명의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1억 원이 넘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일상가사대리권이 인정될 수 있을까?

Q 부잣집 딸 김춘향은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또 건설사와의 계약으로 유류납품까지 하여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이에 평소 스피드를 즐기던 김춘향은 이태리산 명품 스포츠카 ‘띠아모페라’를 1억 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러다가 성악을 하는 이몽룡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딱딱한 사업만 아는 김춘향은 예술을 하는 이몽룡에게 반하여 결혼을 했습니다. 이몽룡은 돈은 벌지 않고 김춘향의 돈으로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김춘향의 주유소에 들러 돈을 타서 친구들과 연회를 벌이곤 했습니다. 그래도 돈이 많은 김춘향은 이몽룡의 행동에 큰 문제될 것이 없다며 행복해 했습니다. 그런데 김춘향이 사업차 한 달 정도 해외에 나가야 될 상황이 되었습니다. 김춘향이 떠난 후 이몽룡은 친구들과 매일같이 술판을 벌였고, 그러다 보니 김춘향이 주고 간 돈이 일주일 만에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이몽룡은 친구 정호세로부터 김춘향의 ‘띠아모페라’를 팔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자동차 시세에 어두운 이몽룡은 3,000만 원을 받고 차를 팔았습니다. 이몽룡은 자동차매매계약서에 김춘향의 인감도장을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도 함께 정호세에게 주었습니다. 이에 정호세는 콧노래를 부르며 바로 자동차소유권변경등록을 했습니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김춘향은 주인의 허락이 없는 자동차의 매매는 인정할 수 없다며 차를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정호세는 “당신 남편이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까지 주면서 맺은 계약이므로 차를 돌려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또 정호세는 부부간에는 일상가사대리권이 있으며 만약 그 한계를 넘었더라도 이몽룡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춘향은 과연 자동차 소유권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 해설 |
김춘향은 소유권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동차가 김춘향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고 이몽룡은 남편이기는 하지만 대리권을 수여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부간에는 일상가사대리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식료품 등 생활필수의 최소한에 해당하는 것이고 차를 매각하는 것은 일상가사대리권의 범위를 넘은 것입니다. 처의 인감도장은 남편이 접근하기 쉬운 것이므로 정호세는 김춘향에게 매각 의사를 확인했어야 합니다.  

[강태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