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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 079
씬/1 여자반 교실 (D, 야외)
자막 제 79 화
민정이 학생들 사이를 걸어다니며 교재 읽는 모습 디졸브로 여러컷.
민정 : The earliest Japanese writers were greatly influenced by the Chinese.
Without a writing system of their own, the Japanese adopted and tailored...
민정이 맨 뒷줄 창가쪽에 갔을 때쯤 밖에서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민용 목소리가 들린다.
자기도 모르게 시선 창밖으로 향하는.
씬/2 학교 운동장 (D, 야외)
민용이 남학생들 모아놓고 뜀뛰기 시키고 있다.
민용 :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얌마 똑바로 안해?!!
씬/3 여학생 교실 (D, 야외)
부감으로 보이는 민용 모습.
민정이 심란하게 창밖 내다보고 있자 뒷줄 여학생이 돌아보는.
민정 : (얼른 읽으며 다른 곳으로 간다) tailored Chinese characters to their own needs.
This is shown clearly in the most ancient complete works...
씬/4 거실 (D)
문희와 준하가 치킨 먹으며 티비를 보고 있다. 해미와 순재가 들어온다.
해미 : 다녀왔습니다.
문희 : 어 그래. (하고) 여보 지금 밥 뜸 들이니까 좀만 기다려요.
순재 : 아직 밥도 안 하고 뭐했어? 배고픈데. (앉는)
해미 : (앉으며) 금방 점심 먹을건데 치킨을 뭐하러 먹어?
준하 : 아침을 너무 적게 먹어서.
순재 : 으이구 으이구. (발로 차며 신문 읽는다)
섹션티비에 최수종 나와서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부인과 살겠다는 인터뷰 나오는.
문희 : 으이구 거짓말도 잘하네.
준하 : 뭐가?
문희 : 다시 태어나도 또 지금 마누라랑 살겠다고? 거짓말이야 저거.
준하 : 왜요? 진심이겠지. 나도 다시 태어나도 민호엄마랑 다시 살껀데?
문희 : 뭐?
해미 : (웃으며) 내가 남자로 태어나면 어떡해?
준하 : 그럼 내가 여자로 태어나지 뭐.
해미 : (웃는) 오~케이.
준하 : (노래하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해미 : 그것은 우리의~ 바램~ 이었어~
문희 : (짜증스럽게 보는)
해미 : 어머님. 어머님도 다시 태어나시면 아버님이랑 사실거예~요?
문희 : 응? .....
순재 : (신문 보다가 흘끔 보는)
해미 : 아버님이랑 사실꺼냐구요~
순재 : 뭘 물어. 내가 안 살아주면 할망구가 누구한테 시집을 가? 나니까 살아주지.
준하 : 우와 아버지 자신감 대단하신데~ 엄마 진짜 아버지랑 다시 사실꺼예요?
문희 : (대답 피하며 티비보는) 어우 시끄러 티비 좀 보자. 장동건 나와.
순재 : (표정)
티비에 장동건이 나와서 인터뷰하는.
문희 : 참 귀티나게 생겼어. 어쩜 저렇게 잘생겼을까? 조각이네 조각.
해미 : (웃으며) 아버님 어머님이 대답을 회피하시는데요?
준하 : 아버지 자신감에 넘칠 상황이 아니신거 같은데요.
문희 : 아이구 어른을 갖고 놀려라. 밥 다 됐나. (얼른 주방으로 간다)
순재 : (표정)
씬/5 주방 (D)
문희가 밥통을 열어보고 있는데 순재가 들어온다.
문희 : 금방 밥 풀께.
순재 : (물을 마시면서 보다가) 왜 대답을 안해?
문희 : 어?
순재 : 나랑 살건지 안살건지 물어보는데 왜 대답을 안해?
문희 : 유치하게 애들 앞에서.
순재 : 유치하긴. 왜 대답을 안해? 당신 나랑 안 살꺼야? 어? 그런거야?
문희 : 아유 다음생이 있기나 해? 있지도 않은 얘길 해서 뭐 해?
순재 : 만약에 있으면 어떡할껀데. 대답해. 나랑 살꺼야 안살 꺼야?
문희 : 왜 그래 진짜? 별것도 아닌걸 갖구. (밥 푸는데)
순재 : 빨리 대답해. 나랑 살어 안 살어? 어? 살어 안 살어? (옆구리를 찌르는)
문희 : 아유 (귀찮아 피하며) 내가 미쳤어 당신이랑 또 살게.
E. 충격 코드
순재, 놀란 표정으로 문희 보는데.
문희 : 당신같이 무뚝뚝하고 멋없는 사람하고 한평생 살면서 고생했으면 됐지 뭐가 아쉬워서 또 살어?
(농담하듯) 안 살아요~ 그럴바엔 차라리 독신으로 살꺼야~
순재 : (표정)
해미 : (들어오는) 밥 다 됐구나. 돌김 저거 뜯어서 먹어볼까요 어머님?
문희 : 어 그래.
순재 : (표정. 확 나가는)
해미 : 왜 저러세요?
문희 : 몰라. 다음생에 같이 살기 싫다 그랬더니 삐졌나보다. 참 내.
해미 : 네?
씬/6 여자반 교실 (D, 야외)
종이 울리고.
민정 : 12페이지부터 다음시간에 하자. 숙제 빼먹지 말고.
여학생들 : 네~
민정 : (나가는)
씬/7 학교 복도 (D, 야외)
민정이 교실문을 열고 나오는. 여학생들이 수다떨며 앞으로 뒤로 쏟아져나오는.
민정이 걷다가 표정. 맞은편 복도끝에서 민용이 막 들어오다가 시선이 마주친다. 학생들 지나다니는 사이로 서로 잠시 쳐다보는.
민정이 자기도 모르게 좀 울컥하는 듯 하자 민용이 눈인사하고 계단쪽으로(또는 교실문으로) 바로 사라져버리는.
민정, 표정.
씬/8 주방 (D)
점심 먹고 있는 순재, 문희, 준하, 해미.
준하 : 그래서 아버지 정현화학꺼 다 팔고 소정건설이랑 지연 수산만 가지고 있으려구요.
순재 : (문희 보며 표정. 노려보는 듯 관찰하는 듯한 눈빛인)
준하 : 그리고 증권사 친구가 병건제약 빨리 사라고 추천하던데..
순재 : (말 끊으며) 대체 이유가 뭐야 이유가?
준하 : 네? 아 신약을 하나 개발했다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순재 : (숟가락으로 준하 때리며) 너 말구. (문희한테) 이유가 뭐야 이유가?
문희 : 나? 뭐가?
순재 : 왜 나랑 안 살겠단 거야? 이유가 뭐야?
문희 : 이 양반이 싱겁긴..또 그 소리야?
순재 : 뭔데? 이유가 뭐야? 왜 나랑 안 살아 왜?
해미 : 어머 아버님. 어머님이 다음 생에 같이 안 사신다 그래서 마음 상하셨어요?
순재 : (유치하다는 듯 비웃으며) 마음이 상해? 내가? 어허허 말도 안되는 소리. 내가 마음이 상하긴 개뿔.
그게 아니라 궁금해서 그런다 궁금해서. 이 할망구가 무슨 똥배짱으로 그런 소릴 하나 싶어서.
문희 : (OL) 아유 제발 밥이나 드슈.
준하 : 말씀해주세요 엄마. 나두 궁금하네. 아버지랑 안 살면 누구랑 살려구..?
문희 : 나도 다시 태어나면 장동건처럼 멋지고 잘생긴 신랑이랑 살고 싶어서 그런다 왜.
순재 : (숟가락으로 식탁 내리치며 버럭) 장똥근? 장똥근이 뭐하는 할방구야? 그 자식이 누구야?
일동 : (어이없어 보는)
문희 : 나 참..
순재 : 나 참? 이 여편네가. 장똥근이가 누구냐고?
준하 : 아버지 영화배우잖아요. 아까 티비 나오던 그 사람.
순재 : 영화배우?
해미 : 대한민국 대표 미남 장동건을 모르세요 아버님?
순재 : 몰라! (하고) 그러니까 나랑 안살겠단 이유가 그 장동근인지 지랄옆차기인지 하는 놈하고 살고 싶어서 그런거야? 나 참.
문희 : 나도 좀 이쁘고 잘생긴 남자한테 사랑받고 살겠다 이거야. 왜요? 당신은 대신 이영애랑 결혼하면 되잖아.
순재 : 이용애? 이용애는 또 누구야?!
해미 : 아버님 연예인 너무 모르신다.
순재 : 그래 잘 살어 장동근이랑 잘 살어. 나는 이용앤지 뭔지랑 살테니까.
문희 : (웃으며) 알았수~ 아이구 신나라 대한민국 대표 미남 장동건이랑 같이 살 생각하니까 신나 죽겠네.
순재 : (째려보고 밥 먹는)
준하 : 아버지 아무튼 그래서 지금 병건제약을 한 백주정도만 우선..
순재 : (괜히 짜증) 사지마 사지마! 아무것도 사지 마!
준하 : (표정)
씬/9 순재 진료실 (D, 야외)
순재가 노트북으로 검색중이다. <장동건>이라고 느리게 치는.
이미지 주르륵 뜨고 하나 클릭해보는.
순재 : 이 자식이 장동건이야? 하이고~ 뭐 잘생기기는 개뿔. (괜히 책상 발로 차는)
씬/10 학교 자판기 앞 (D, 야외)
민정이 자판기 앞에서 생각에 잠겨 커피 뽑으려고 기다리고 있다.
커피잔을 드는 순간 나꿔채는 손. 윤호가 커피 뺏는.
윤호 : 선생님 잘 마실께요~~
민정 : 윤호야.
윤호 : (손 흔들고 커피 들고 간다)
민정 : (한숨 쉬고 다시 커피 뽑으며 OFF) 책상도 옆자린데 계속 이런식이면 안돼 서민정... 미련 남아서 찌질거리는 꼴은
보이지 말아야지. 내 눈치 보는 거 같은데 쿨하게 하자.. 부담주지 말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래..
(커피를 뽑고는 다시 동전을 넣으며 마음 다지는)
씬/11 교무실 앞 복도 (D, 야외)
민정이 커피 두잔을 들고 걸어오는.
민정 : (한숨 내쉰 후 OFF) 밝게..밝게.. (하고 살짝 연습하는 ON) 이선생님 점심 드셨어요? 커피 한잔 하실래요?
(한숨 내쉰 후 열린 문으로 들어간다)
씬/12 교무실 (D, 야외)
민정이 들어와 밝게 인사하려는데 민용이 짐을 싸고 있다. 민정, 표정.
여선생이 짐을 들고 민용책상으로 오는.
여선생 : 제 자리 햇빛 많이 들어와서 불편하실텐데.
민용 : 저 햇빛 좋아합니다.
여선생 :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
민용이 박스 들고 옮기려다가 민정과 눈이 마주치는.
민용 : 아..서선생 나 이사가요.
민정 : (표정)
민용 : (살짝 웃고는 멀리 떨어진 책상으로 간다)
민정 : (표정)
여선생 : 어, 서선생님 그거 남는 커피예요?
민정 : 네? 네. 드세요. (주는)
여선생 : 이선생님이 자리 바꾸자 그래서 옆으로 왔어요~ (웃으며) 우리 짝꿍됐으니까 앞으로 잘 지내요~
민정 : 네.. (어색하게 웃는)
여선생은 짐 풀고, 민정은 자리에 앉아 민용이 멀리서 짐 푸는 걸 본다.
고개 숙인 채 쳐다보지도 않고 짐을 풀다 옆자리의 남 선생이 뭐라 말을 걸자 얘기하면서도 고개는 돌리지 않는.
민정, 표정 점점 섭섭함으로 가득차는.
씬/13 거실 (D)
순재가 가운입고 들어오는데 문희가 강냉이 먹으면서 <태극기 휘날리며> 보고 있는.
순재 : 어이구 점심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또 간식이야 또.
문희 : 왜 올라왔수?
순재 : 일이 있으니까 왔지. (서재로 가면서) 차 좀 내와. 저번에 화개동에서 받아온거 남았지?
문희 : 직접 좀 타드시면 안돼요? 나 지금 영화관람 중인데.
순재 : 뭐? (돌아보는)
문희 : 당신 태극기 휘날리며 봤어요? 준하가 빌려왔는데 재밌네.
순재 : 태극기.. (돌아보다가 표정)
장동건이 나오는 장면 나오는.
순재 : 어이구 이게 누구야? 장동근이 아니야?
문희 : 어? 이제 알아?
순재 : 어 그래 저 자식 보느라고 남편 차도 안 끓여주겠다?
문희 : 아니 영화보는 데 갑자기 와서는.. 귀찮게..
순재 : 귀찮아? 오..그래. 장동근이가 시켰으면 냉큼 네~ 하고 가져다줄 걸 내가 시키니까 귀찮다 이말이지 지금?
장동근이가 아니라 이순재니까.
문희 : 아유 또 무슨 말도 안되는 트집이야.
순재 : 트집이 아니라 장동근이가 그렇게 좋으면 장동근이네 가서 살어.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이거 장동근이가 아니고
내가 산 티비야. 그러니까 장동근이네 집에 가서 영화를 보던지 난리 블루스를 추던지 하라고 어?
문희 : 아유 알았어요 알았어. (리모콘으로 일시정지 해놓고 일어나는) 차 끓여주면 될거 아니야.
문희, 주방쪽으로 가면 순재, 티비 보는.
준하가 한 구석에서 반신욕기에 들어가 반신욕 하고 있는걸 순재 모르는.
화면이 일시정지된. 장동건 화면 있고. (눈 뒤집힌 장면)
순재 : 저 눈깔 뒤집은 놈이 뭐가 잘생겼다고.. 젊었을 적 나한테 대면 얼굴도 아니네 뭐. 삐쩍 곯아가지군 기집애도 아니고..
어이구 어이구..보는 눈도 어찌나 없는지..
준하 : 아버지 정말 진심으로 하시는 소리세요?
순재 : (돌아보고) 뭐 임마? (그제야 발견하는) 저 자식은 왜 거기서 반신욕을 하고 있어?
준하 : 영화 보면서 하느라구요. 근데 진짜 진심으로 하는 소리세요? 정말 장동건이 아버지보다..
순재 : 뭐 뭐! (강냉이 준하에게 던지는)
준하 : (몇개 줏어먹으며) 어 강냉이 좀 더 던져주세요.
씬/14 서재 (D)
순재가 컴퓨터 보고 있는데 문희가 들어와 차를 내려 놓는.
문희 : 안 내려가봐도 돼요?
순재 : .... 문희
여보 : 나 참 돈 있음 좀 줘봐.
순재 : 왜? 돈은 왜?
문희 : 왜긴. 생활비 떨어진지가 언젠데. 민용이가 요즘 입맛이 없는지 밥을 안 먹어서 회나 좀 사오려고. 걔 회는 좋아하잖아.
순재 : 왜 그걸 나한테 달라 그래? 당신 좋아하는 장동근이한테 가서 받어.
문희 : 뭐요?
순재 : 장동근이가 그렇게 좋다면서 장동근이한테 가서 받으라고. 장동근이가 미래의 남편 아니야. 그럼 가서 생활비도 받아 와.
마누란데 모른척이야 하겠어?
문희 : 아 이 양반이 진짜. 계속 이럴거예요?
순재 : .... (지갑에서 돈 꺼내주면서) 장동근이한테는 궂은 일 하나도 안 시키겠다 이거구만.
돈은 내가 죽을동 살동 벌어오고 살기는 장동근이랑 산다 그러고. 야 뭐 이래..?
문희 : 하... (표정)
씬/15 순재방 (D)
문희가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하고 있는.
문희 : 저 영감탱이가 왜 저래 진짜..
순재 들어와 메모지를 집다가 보는.
순재 :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화장을 그렇게 정성들여 해?
문희 : 뭐가 또 시비예요? 내가 누구한테 잘 보여? 로션 바르는 건데.
순재 : 아.. 장동근. (알겠다는 듯 고개 끄덕이면서) 음.. 동근이 만나러 가는 모양이지?
문희 : 진짜 이 사람이! 아 왜 자꾸 그래요 왜 자꾸?! 그리고 장동근이 아니라 장동건이야. 부를려면 똑바로 불러.
순재 : 어이구 남편 이름 잘못 불렀다고 화났구만! 화내지 마. 화내면 주름 생겨. 그럼 장동근이가 별로 안 좋아하지.
나 정도 되니까 그 주름 다 봐주며 살지 장동근은 그렇게 못해. (나간다)
문희 : 허이구 정말.. (기막혀 하는)
씬/16 학교 외경 (저녁)
씬/17 학교 복도 (저녁, 야외)
민정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우울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옆에서 팡팡 칠판 지우개를 털어 분필가루 날아와 머리와 얼굴에 흰칠되는.
민정 : 아 푸 푸.. (콜록거리며 보면)
윤호 : (칠판지우개 털다가) 어? 선생님 거기 계셨어요?
민정 : 하.. 너 일부러 그랬지?
윤호 : 몰랐어요~ (웃는)
민정 : 너 이제 선생님 안 괴롭힌다면서..
윤호 : (O.L) 선생님 그러고 인상쓰고 있으면 진짜 못생겼거든요.
민정 : 뭐?
윤호 : 그나마 웃는 게 좀 나아요. 억지로라도 좀 웃으세요. (하고) 뭔 일 있어요 또?
민정 : 아니..
윤호 : (답답한 듯 한숨쉬며) 제가 하이킥 가르쳐줬잖아요. 화 나면 화도 내고 패주고 싶으면 확 패주라고..,
배운 거 어따써요? 벌써 까먹으셨어요?
민정 : (어이없고) 뭐?
윤호 : 전 청소 다했으니까 갑니다~ (도망가는)
민정 : 윤호야 청소 다 안 끝났잖아~
이때 여선생이 복도에서 부르는.
여선생 : 서선생님. 얼른 정리하고 오세요. 회식. (하고 간다)
민정 : 아..네..
씬/18 남자반 교실 (저녁, 야외)
민정이 들여다보면 민호, 범, 승현, 찬성 등 아이들이 청소하고 있다.
승현, 찬성은 뒤에서 대걸래갖고 장난치고.
민정 : 얘들아 청소 시간엔 청소만 해야지.
승현/찬성 : 에~~ (대충 하는)
민정 : 민호야 니가 마무리 좀 하고 가줄래? 선생님 일이 있어서 지금 나가야겠네.
민호 : 네.
민정 : 고마워. 내일 보자.
민호/범 : 안녕히 가세요.
민정, 나가고.
민호 : 선생님이 좀 달라지시지 않았냐?
범 : 뭐가?
민호 : 넘어지질 않았잖아. 오늘 하루종일.
범 : 어 그러네? (놀라워하며) 왠일이야?
잠시후에 우당탕 소리 나며 민정 비명소리 들리는.
민호 : 어 선생님~ (뛰어나가고 OFF) 괜찮으세요?
범 : 그럼 그렇지. (고개 젓는)
씬/19 교무실 (저녁, 야외)
민정이 절뚝거리며 들어오는데 선생들 이미 나갈 준비 다 한.
교감 : 어 서선생 왔네. 빨리 옷 입어요.
민정 : 네. (가방 챙기는)
선생들 : (삼삼오오 떠드는) 아 배고파.. / 뭐를 먹나.. / 회 먹죠 고기 말고..
교감 : 이선생은 왜 안와?
이때 민용이 들어오는.
교감 : 어 이선생.. 얼른 가자구.
민용 : 네? 아.. 죄송한데 저 집에 일이 좀 생겨서 못가겠는데요.
교감 : 무슨 일?
민정 : (표정)
민용 : 죄송합니다.
교감 : 어이구 사회생활 잘하는 이민용 선생. 개학 첫날 회식 부터 빠지시고. 어찌나 인간관계를 잘하시는지.
꼭 대통령 출마하라니까 알았죠?
선생들 : (웃는)
교감 : 일 있다는데 어떡해. 우리끼리 갑시다.
여선생 : (팔짱 끼며) 가요~
민정 : 네...
민용 : (자리에서 무표정하게 외투 챙기고)
민정 : (여선생에게 끌려 나가며 너무나 섭섭한 표정)
씬/20 거실 (N) + 주방 (N)
문희, 준이 분유 먹이고 있고 준하 티비 보는데 해미가 작은 쇼핑백 들고 들어온다.
준하 : 왔어? 일찍 끝났나보네.
해미 : 놓고 간 자료가 있어서 잠깐 들어온거야.
준하 : 손에 든 거 뭐야? 먹을 거야?
해미 : 귀신이네. (주방에서 물 마시는 순재 향해) 아버님, 김경수 환자 보호자분이 고맙다고 한우셋트 놓고 가셨어요.
순재 : 어.. 그래?
문희 : 아유 한우셋트~ 좋다~
준하 : 엄청 비쌀거 아니야.
해미 : 엄청 비싸지.
준하 : 뭘 얼마나 고맙길래?
해미 : 풍 때문에 몸을 전혀 못 쓰던 분인데 침 계속 맞고 많이 나으셨거든.
부인이 정말 고생 많이하셨지. 병수발을 혼자 다 들었거든.
문희 : 쯧쯧쯧. 풍환자 간병하는게 그게 얼마나 힘든데. 똥 오줌도 못 가릴꺼 아냐?
해미 : 한 반년 그랬는데 지금은 거동을 살살 해요.
문희 : 간병인을 쓰지 뭐하러 마누라가 그걸 다... 그게 무슨 개고생이야.
순재 : (나오며) 개고생..? 그럼 당신은 내가 쓰러지면 수발 안 들어줄꺼야?
문희 : (고개 돌리며) 어?
순재 : 내 수발 안 들어줄꺼냐고?
문희 : 당신은 멀쩡하잖아.
순재 : 내가 쓰러지면! 쓰러지면 어떡할껀데?
문희 : 아유 그 고생을 왜 해. 난 못해.
순재 : 뭐?
준하 : (웃으며) 엄마. 말이래도 그냥 해주겠다 그러시지.
문희 : (장난치듯) 싫다 얘. 그러다 나중에 약속 안 지킨다고 또 난리칠껄.
순재 : (표정)
문희 : 내가 이 나이 먹고 당신 뒤처리까지 해야겠어요?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그러니까 말년에 구박 안 받으려면 건강하시구랴. 알았죠?
순재 :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문희 : 그래요.
순재 : 그럼 장동근이는? 장동근이 수발도 안 들어줄꺼야?
문희 : 에..?
순재 : 표정 보아하니 장동근이 수발은 들어줄 표정이구만.
오호 그러니까 내 수발은 안되고 잘생긴 장동근이 수발은 다 들어 주고 이거야?
문희 : 무슨 소리야 또?
순재 : 장동근이만 된다 이거 아냐! 왜 장동근이는 무슨 꽃똥을 싼대?
준하 : 아버지두 참. 왜 억지를..
순재 : 억지가 아니고 그렇잖아. 내 똥은 똥이고 장동근이 똥은 무슨 금이야? 다이아몬드 똥이야?
문희 : 아유 이 양반이 진짜 하루종일 왜 이래 유치하게.
순재 : 유치해? 이 할망구가 사람을 유치하게 만들고 있으면서! 내 똥은 똥이고 장동근이 똥은 매화라도 되나?
좋은 매화향이라도 나나보지? 장동근이 똥은 임금 똥이야?
문희 : 말을 말아야지 내가.. 잘못했수. 잘못했어.
순재 : 에이. (방으로 들어가고)
일동 멍하니 쳐다보다가.
문희 : 왜 저래 진짜? 노망 났나.
해미 : 아버님이 장동건을 라이벌로 생각하시나봐요.
문희 : 뭐? 아하하하.. (웃는)
준하 : 아버지 진짜 그런거야? 그러니까 엄마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랑 장동건이랑 삼각관계야? 푸하하~
해미 : 어머님을 너무 좋아하시니까 그렇지~ 좋으시겠어요 어머님~
문희 : 하이구 내 살다 살다.. 장동건이 이 사실을 알면 아주 기함을 하겠다. (막 웃는)
씬/21 번화가 (N, 야외)
교감, 선생들, 민정이 우르르 모여 고깃집에서 나오는.
교감 : 2차 가야지 2차.
선생1 : 호프집으로 갈까요? 제가 좋은 데 알아요~
선생2 : 소주가 낫지 않아요?
여선생 : 서선생님 어디 아프세요?
민정 : 네? 아니요..
여선생 : 안색이 창백한데 아까부터. 고기도 하나도 안 먹고.
민정 : 네.. 속이 좀 안 좋아서 요새 약 먹고 있거든요. 저 2차는 못 갈 거 같은데 아무래도..
여선생 : 그러세요 그럼. 얼른 집에 가서 쉬시는게 낫겠다.
민정 : 네..
여선생 : 교감 선생님 서선생님 몸이 안 좋아서 집에 가신대요.
교감/선생들 : 응? / 어이구 어디가? / 왜요~ (우글우글)
민정 : 죄송합니다. 재밌게 노세요. (인사하는)
씬/22 택시 안 (N, 야외)
민정이 막 택시에 타서.
민정 : 대방동 문화아파트 1단지요.
택시기사 : 네.
민정, 택시가 출발하자 바로 눈물이 글썽글썽하는.
<회상 인써트>
민용이 복도에서 외면하던 모습.
민용이 자리 옮겨가던 모습.
민정, 간신히 참으며 눈물 닦는.
민정 : 후.. (중얼중얼) 괜찮아 괜찮아..
택시기사 : 네?
민정 : 아니에요. (하고) 참 보영이한테 전화해야 되는데.. (백에서 핸드폰을 찾는데 핸드폰 없는) 어? 어디 갔지..? 아...
(낭패한 표정) 저기 아저씨. 차 좀 돌려야겠는데.
씬/23 옥탑방 (N)
순재가 박스 안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 먼지 낀 사진액자를 꺼낸다. 순재, 젊었을 적에 찍은 대형 흑백사진.
순재, 액자를 들고 테이블 위에 있는 잡지에 난 장동건의 사진과 나란히 옆에 놓고 비교해본다.
순재 : 이거봐... 어떻게 이런 놈이랑 나를 비교를 해..
화면에 순재 젊었을 적 사진과 장동건 사진 반반씩 뜨고 눈쪽으로 타깃이 가는.
순재 : (OFF) 눈. 야성과 지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내 눈에 비해 놈의 눈은 그냥 부리부리하기만 하잖아.
코로 타깃이 가는.
순재 : (OFF) 선비의 절개처럼 고고하게 솟은 내 코에 비해 놈의 코는 콧구멍이 두개 달린 거 빼곤 내세울게 없어.
입 쪽으로 타깃이 가는.
순재 : (OFF) 그리고 입..굳게 다문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내 남자다운 입술.. 하지만 놈의 입은 그냥 뚫린 입일뿐.
순재 사진이 빛나면 화면 가득 차지하고 도장 찍히듯 <장동건보다 낫다> 꽝 찍히고.
순재 : (잡지 확 구기며) 객관적으로 봐도 내가 훨씬 낫구만 할망구 눈이 삐어서.. 늙으니까 보는 눈도 없어지는거야?
씬/24 거실 (N)
문희가 주방에서 나오는데 순재가 방에서 나온다.
문희 : 당신 어디 가요?
순재 : 영근이 만나기로 했어.
문희 : 그 친구 만나면 또 술 많이 자실꺼 아냐. 늦겠네?
순재 : ... (나가는)
문희 : 다녀와요. 좀만 마시고.
씬/25 순재방 (N)
문희가 문 열고 들어오는.
문희 : 준이가 자나.. (하다 놀라는)
침대 위 벽에 순재의 액자를 걸어놓은.
문희 : 이게 뭐야? 이걸 왜 걸어놨어 여기다???
씬/26 교무실 앞 복도 (N, 야외)
민정이 교무실쪽으로 오는데 불이 켜져있다. 문도 반쯤 열려있는.
씬/27 교무실 (N, 야외)
민정이 들어오다가 표정.
민용이 자기 자리에 앉아 책을 든 채 창밖 보고 있다. 민용이 고개를 돌리는.
민정 : (표정)
민용 : (표정)
민정 : (표정)
민용 : (표정)
민정 : 집에 일 있으시다더니.. 저랑 마주치기 싫어서 핑계 대신거예요?
민용 : .....
민정 : 왜 이렇게까지..
민용 : 불편해할 거 같아서.
민정 : ....(분한 듯) 하.. 고양이 쥐 생각해주시는거예요? 그렇게 배려심이 있으신 분인 줄 몰랐네요.
민용 : ....
민정 : ....
민용 : (일어나며) 뭐 놓고 간게 있나봐요..? (나가는) 먼저 갑니다.
민정 : (표정)
씬/28 학교 복도 (N, 야외)
민용이 걸어가는데 민정이 문을 확 열고 나오는.
민정 : 이선생님! 잠깐만요!
민용 : (돌아보는데)
민정이 화가 나 성큼성큼 걸어오는.
민용 : (표정)
민정 : 저.. 저한테 아무 할 말 없어요..? 무슨 변명이라도 좀 해보세요. 사람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이렇게..
민용 : .....
민정 : 변명이라도 좀 해보시라구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자기 맘대로..! 이선생님 이렇게까지 매너 없는 사람이었어요?
민용 : ... 무슨 말을 듣길 원해요?
민정 : 무슨 소리든 듣고 싶다구요. 나쁜 말이라도 좋으니까 속시원하게 말을 해주세요 제발!
가슴이 답답해 터질거 같아서 그래요! 아무말이라도 해보라구요 핑계라도 좋으니까 좀..
민용 : (O.L) 지겨워질 거 같아서.
민정 : 뭐라구요..?
민용 : 더 만나면 지겨워질 거 같아서. 나 원래 싫증 잘 내는 놈이거든요. 지겨워지기 전에 깔끔하게 헤어지는 게 좋지않나 싶어서.
민정 : (표정)
민용 : ..그냥 재수 없어서 길 가다 한번 미끄러졌다고 생각 해요.
민정 : (표정)
민용 : 서선생 잘 넘어지잖아. 그렇게 실수로 엉덩방아 찧었다고 치면 되겠네.
민정 : ....
민용 : 그러게 처음에 분명히 말했었는데. 나 만나면 후회한다고. 그때 내 말 들었으면 이런 일 없었지..
민정 : ... 핑계죠..?
민용 : .. 아닌데.
민정 : ....
민용 : .... 갈께요. (돌아서서 몇발자국 걷는데)
민정 : 이선생님!!
민정이 다시 오는.
민정 : 부탁하나만 해도 돼요?
민용 : (표정)
민정 : 나한테 한대만 맞아주실래요?
민용 : (표정)
민정 : 한대만 맞아주세요. 그럼 다 털어버릴 수 있을 거 같은데.
민용 : ... 그래요 그럼..
민정, 민용 말 끝나기도 전에 있는 힘껏 민용 배 어퍼 컷으로 치는.
민용 : 아..! (찡그리며 배 잡는)
민정 : (주먹 아파서 흔들며) 한대로는 좀 부족하네. 좀 더 맞으셔야겠는데요 괜찮죠?
민용이 뭐라 할 새도 없이, 민정이 주먹을 내밀자 민용이 배를 막으려는데 다리로 민용 조인트를 까고,
다리를 만지자 그 새 배를 또 두 대 힘껏 때리고 다시 조인트 까는.
민용 : 아!! (엄청 아파하는)
민정 :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후 시원하다. 이제 속이 좀 풀리네. (시원한 듯 웃으며 손을 터는데 눈물이 흘러내린다)
민용 : (표정)
민정 : 그럼 안녕히 가세요. (씩씩하게 뒤돌아 걸어가면서 눈물 쓱 닦는다)
민용 : .....
씬/29 거리 (N, 야외)
순재, 취해 있고 친구가 부축해 오는.
친구 : 혼자 갈수 있겠냐? 많이 마셨는데.
순재 : 걱정마. 들어가라.
친구 : 그래 조심해서 가.
순재 : 그래. 가.
순재, 친구랑 헤어져 오다보면 화장품 가게에 장동건 대형 포스터 있고 <남자의 향기 로이 화장품> 적힌.
순재 : 어 이게 누구야? 어.. 장동근이 아니야. 나문희여사가 사랑하는 장 동 근! 너 임마 나한테 오늘 딱 걸렸어 재수없는 놈.
(안주머니에서 펜을 꺼내서 얼굴에 낙서하는) 꼴꼴나게 생긴 놈이 뭐가 잘났다고 자식이..
주인 : (OFF) 거 뭐요?!
순재, 놀라 후다닥 도망가고 주인 나오는.
주인 : 거기서! 당신 뭐야? (하다 포스터 보고 표정)
장동건 코 옆에 큰 점 그리고 눈 애꾸눈 만들고 드라큐라 이빨에 볼에 상처 내놓은.
주인 : 하... 뭐야 저...
도망가는 순재, 멀어지는데서.
씬/30 거리 (N, 야외)
민정이 트럭에서 치킨을 사고 있는데 윤호가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다 본다.
윤호 : (멈추는) 어 선생님.
민정 : 어? 윤호야~ (손을 흔드는) 야 잘 만났다 선생님 치킨 사는데 너두 먹을래? 선생님이 쏠께~ 집에 가져가서 먹어~
윤호 : (?) 선생님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민정 : 어. 기분 좋아. 니 말대로 화내고 패주고 하이킥을 날려줬더니 기분이 엄청 좋아진다 야. 고마워~
윤호 : 네?
민정 : 아저씨 한마리 더 싸주세요~ 아니다 두마리요~
윤호 : (표정)
씬/31 아파트 거실 (N)
신지가 스트레칭하고 있는데 민정이 마트봉지 들고 들어온다.
신지 : 어 늦었네?
민정 : (씩씩하게) 어~~ 신지야~
신지 : 그게 뭐야?
민정 : 내가 통닭 사왔어~ 먹자~
신지 : 통닭? 으 살찌는데. (하면서도 입맛 다시며 들여다보는)
민정 : 너 먹어야 돼~ 엄청 많이 샀단 말이야.
신지 : 맥주도 사왔네?
민정 : 어 우리 건배하자구.
신지 : 뭐 건배할 일 있어?
민정 : 있지. (맥주 따서 신지 주며) 자 서민정선생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건배 히히~
신지 : (?? 얼결에 건배하는)
E. 민정 핸드폰 벨소리
민정 : 마셔 마셔. (맥주 마시며 받는) 여보세요. 어 수경이구나~ 왠일이야~
신지 : (민정 호들갑을 이상하게 보는)
민정 : 어 왜 무슨 일인데?
수경 : (OFF) 너 별일.. 없어?
민정 : 무슨 일?
수경 : (OFF) 아니 혹시.. 식구들한테 무슨 소리 안 들었나 해서..
민정 : 식구들한테? 무슨 소리?
신지 : (치킨 뜯다 돌아본다)
수경 : (OFF) 아.. 아님 됐어. 내가 말실수를 좀 한 거 같아서 혹시나 해서.
민정 : (맥주 내려놓으며) 말실수..? 그게 무슨 소리야..?
신지 : (표정)
민정 : (표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