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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종격투기 원문보기 글쓴이: 모아이석상 케인
| 그토록 고대하던 존스와 코미어간 세기의 대결이 약물 파동으로 얼룩져버리고 있습니다. 정말 적은 양의 팩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정보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여기저기 의혹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환자 보는 틈틈이 작성하는 거라 최대한 간략하게 존스와 코미어의 PED 약물 파동에 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선행 학습이 필요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반론들이 있을 수 있지만, 비전문가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거친 수준에서 정리하겠습니다. 1.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최종 물질은 테스토스테론입니다. 2.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방법과 테스토스테론을 주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3. 현 UFC 도핑테스트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에피테스토스테론 수치, 그리고 그 비율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4. 에피테스토스테론은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5.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테스토스테론의 수치는 인종별/개인별/컨디션별로 편차가 큽니다. 6. 에피테스토스테론은 외부에서 주입한 호르몬으로는 그 수치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7. 따라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외부에서 호르몬을 주입한 것인지를 평가할 때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테스토스테론의 비율을 측정합니다. 이 비율이 높다는 건 테스토스테론 중 일부가 외부에서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8. 대부분의 호르몬은 네거티브 피드백을 따릅니다. 네거티브 피드백이란, 우리 몸에서 분비된 호르몬 수치가 너무 많다는 것이 감지되면 뇌에서 그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기전에 의해, 호르몬을 외부에서 계속 주입하는 경우, 우리 몸에서 호르몬이 과다하게 감지가 되기 때문에 호르몬 분비를 줄이기 시작하고, 지속되면 호르몬 분비 시스템이 고장나 만성 호르몬 부족상태가 됩니다. 9. 그동안 호르몬 테스트에서 적발된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호르몬 과다 상태였습니다. 10. 테스토스테론은 반감기가 매우 짧습니다(8시간 정도). 따라서 테스토스테론 혹은 테스토스테론/에피테스토스테론 비율이 높은 건, 약물 검사를 시행하기 직전에 호르몬을 맞았다는 걸 의미합니다. 11. 이 말은 검사 시행 며칠 전까지만 호르몬을 복용하고 며칠 끊은 뒤 검사를 받으면 정상수치가 나온다는 걸 의미합니다. 12.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호르몬을 복용한 경우에는 호르몬 분비 시스템이 억제되어 있으므로 호르몬 복용을 끊고 며칠이 지나면 정상보다 낮은 호르몬 수치가 나오게 됩니다. . . . 그렇다면, 이번에 논란이 된 토스테스테론/에피토스테스테론 비율의 정상치는 얼마일까요. http://www.ncbi.nlm.nih.gov/pubmed/14630088 스테로이드 및 호르몬에 관한 저명한 저널에 실린 에피토스테스테론에 관한 리뷰논문입니다. 토스테스테론/에피토스테스테론은 모두 소변/조직/혈액/모발 등에서 검사를 할 수가 있고, 측정 부위마다 제각각입니다. 일반적으로 토스테스테론/에피토스테스테론 비율은 0.1에서 2.5 사이에 존재합니다. (더 넓게 보면 0.03-4.9)
이번에 문제가 된 존존스의 호르몬 테스트 결과입니다. 존스는 T/E ratio가 0.29, 0.35, 0.19로 매우 낮았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T/E ratio가 낮은 것만으로는 약물 복용을 의심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에서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테스토스테론의 대사가 상당히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 논문을 살펴보면, 스테로이드뿐 아니라 다양한 외부 물질들이나 술 등에 의해서도 호르몬 불균형이 올 수 있으며, 에피테스토스테론 대사에 관해서는 생체 내에서 실험한 바가 거의 없어서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존존스의 호르몬 수치를 보고 약물 복용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건, 존존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때문입니다. 위의 결과를 보시면, 세번 시행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1.8ng/mL, 0.59ng/mL, 4.9ng/mL입니다. 정상 성인 남성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61.3ng/mL이므로, 존존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어마어마하게 낮은 수준입니다. 0.59ng/mL를 기준으로 하면, 정상인의 1/100 수준인 것이죠. 그렇다면 코미어의 호르몬 수치는 어떨까요?
일단 코미어의 T/E ratio는 0.4, 0.48로 평균보다는 낮습니다. 하지만, 정상범위 내에 있는 것은 맞지요. 그렇다면 더 중요한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살펴보죠.
두 차례에 걸쳐 테스트한 코미어의 토스테스테론 수치는 50ng/mL, 70ng/mL입니다. 정상 성인 남자의 평균이 61ng/mL이므로 지극히 정상적인 범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 .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토스테스테론의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 변수들을 여기에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고 큰 의미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존존스는 경기력향상에 관련된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의 1/10에서 1/100 정도로 극도로 낮다는 것이고, 이것은 장기간 디자이너 스테로이드나 테스토스테론을 맞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또한, 코미어의 경우 T/E ratio가 평균 범위 이내이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지극히 평균 범위에 있기 때문에, 전혀 의혹을 제기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네바다주 체육위원회에서도 존존스는 CIR test를 시행한 것이고, 코미어에 관해서는 의혹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추가 검사조차 시행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CIR이라는 건 도핑테스트 중 선별검사에서 외부 스테로이드나 테스토스테론 복용이 의심되는 경우, 검출된 테스토스테론이 자신의 것인지 외부에서 온 것인지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검사는 두 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1. CIR 검사에 잡히지 않는 형태의 디자이너 스테로이드가 존재합니다. - 이점에 관해서는 제가 이전 글에 자료를 올렸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cafe.naver.com/andyhug/580816 2. 더 중요한 건, 존스처럼 테스토스테론이 낮아서 문제가 된 경우는, CIR 검사가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겁니다. - 존스는 오래도록 외부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후 검사일로부터 일정 시간 전부터 복용을 끊었기 때문에, 오히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게 나온 것이죠. 이 때 검출된 테스토스테론은 외부의 것이 아니라 당연히 존스 자신의 것이겠지요. 위 두가지 이유로, 이 검사는 요식행위인 것입니다. . . . 에고, 환자 보랴 글쓰랴 넘 정신이 없어 도움이 되셨나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더 강화된 룰을 통해 MMA가 보다 깨끗한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