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목수정 작가님의 글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한국에 머무는 열흘간 가장 뜨거운 이슈는 <사립유치원 비리>였다. 이 사안을 터뜨린 사람이 박용진이 아니었다면, 사실 별 관심없을 뻔했다.
국민연금 6-7천억을 털어먹은 대도 이재용에게 통 큰 관용을 베풀고, 또 다른 크고 작은 재벌들에게 비슷한 선처의 미덕을 발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새삼 나랏돈을 허투로 쓴 한 집단을 꾸짖는다는 건, 재수없게 걸려 대표로 매맞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립대들이 쌓아가고 있는 엄청난 부는 또 어떤가? 제멋대로 등록금은 올리고, 여전히 국고 보조는 그대로 받아 곳간에 쌓으며, 강사 처우는 바닥인 이 나라의 대표적 날강도들인 사립대학들은...
교육기관이 부를 축적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고 본다. 국가는 민간과 교육이라는 공적인 사명을 나눠 질 수 있지만, 국고가 지원되는 교육기관이 교육시설을 사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될 의무가 있다. 지원은 하면서, 교육기관으로서의 성실한 의무를 다 하는지 점검하지 않은 죄가 국가에 있으며, 원죄는 사기치지 않고 살면 바보되는 사회를 조장해온 썩은 사법부에 있다.
민주노동당의 오랜 대변인 박용진. 그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갈 때, 많은 동지들은 씁쓸해 했지만, 그는 자신의 쓸모를 줄기차게 입증하고 있다. (감히 민주노동당은 이 나라 정계의 명가라 자부하고 싶다^^) 적폐의 핵인 삼성을 공격했던 노회찬의 오랜 동지답게, 그는 삼성을 저격하는 유일한 민주당 의원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건희의 차명계좌를 후벼 파고,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지적하며, 줄기차게 삼성 저격수 노릇을 해오던 그를 민주당은 지난 7월 정무위에서 배제했다. 이재용을 감싸고 돌던 청와대, 그들의 거수기 노릇을 성실히 해오던 집권 여당다운 결정이었다. 정무위에서 교육위로 자리를 옮겼지만, 저격수의 태도는 여전히 꿈틀거렸다. 뻔히 알고들 있었으나, 누구도 건드리기 꺼려했던 사립유치원 비리. 이 뜨거운 감자를 터뜨렸으니, 정부는 수수 방관해왔던 지난 날을 반성하며 철저한 수습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박용진 의원은 사립 중고교와 사립대학에서 벌어지는 비리들에 대해서도 차례로 저격해 주길 바란다. 유치원은 그 거대한 발걸음의 시작이기를. 삼성이란 금기를 들쑤시는 패기라면, 두려울 게 없으리라. 누구나 한국사회의 가장 큰 비극이라 인정하는 오늘의 교육 현장. 어디서부터 터뜨리고, 고쳐나가야 할지 몰라 세월만 보내며 계속 키워온 교육계의 고름을 박용진이 터뜨리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우선 흘러내리는 고름을 깨끗이 닦아내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유치원은 99%가 공립이다. 고로 무료다. 고로 <사립 유치원의 비리>는 성립될 수 없는 어휘다. 불만과 불의를 정확한 어휘로 고발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교육기관이 공적인 성격을 띠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한국에선 74.5%의 아이들이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사립 유치원장이 자신을 유치원이라는 이름의 자영업자로 간주할 뿐, 교육이라는 공적인 사명을 나눠진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이라면,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은 멈출 수 없을 것이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89년 내가 다디던 대학에서 등록금 투쟁을 할 때, "호텔 주인이 호텔 방값을 정하지, 손님이 정하는 거 봤냐?"는 논리를 대학으로부터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나라 사립 교육기관의 운영자들 머릿속엔 학교가 단지 자본을 축적하는 기업일 뿐이라는 의식이 팽배하다는 걸, 그 때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자본의 논리를 따르도록 최적화된 사회에서, 우린 자본의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 영역을 확보해 나가는 것만이 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모순에 맞딱드렸다. 이 나라에서 가장 쉽고 확실한 장사는 애들을 볼모로 부모의 자녀 명문대 입학이라는 최종 목표에 바람을 불어넣어 돈을 후리는 장사다. 그 허영과 허영을 후리는 사업 사이에 교육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아무도 무너뜨리지 않고, 함께 썩어가고 있던 둑을 누군가 무너뜨렸고, 이젠 봇물 터지듯, 함께 무너져 내리기를, 그 자리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지길 바래본다.
첫댓글 교육이 바뀌는 전환점이 되어 주길.... 아이들이 살 세상을 만드는 교육이 되길... 부모들도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교육을 지지할수 있기를... 제발 교육 만이라도 돈의 멍에를 벗어 던져 주기를 ......
아이들의 미래나 국가의 미래나 인류의 미래 마져도 생각하는 사람 없습니다
모든 행위가 오직 돈을벌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들은 살아님기 위해서 였지만 지금의세대는 더 많은것을 갖기위해서 입니다
그들의 가치관이 인류의 미래를 막아버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