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군은 태권도를 다니고 싶어한다.
마침 집 앞에 백두태권도장이 있어 눈 여겨 봤고, 정영진 군에게 가 볼 것을 권하니 좋다고 했다.
기대감을 가지고 약속 정했고, 하교 후 정영진 군과 함께 갔다.
관장님은 어디 사는지, 어느 학교 다니고 몇 학년이냐고 물었다.
대답 후 그간 정영진 군이 다녔던 학원 이야기를 전했다.
다 들은 관장님은 여러 번의 경험이 있었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거절했다.
그래도 다를 수도 있으니 일일 체험의 기회라도 주시면 어떻겠냐 다시 물었다.
하지만 그 또한 거절했다.
인사 드리고 나오는 길 정영진 군을 보니 한 풀 기가 죽어있었다.
“영진아, 괜찮아. 다른 학원 또 알아보자.”
“네.”
사실 정영진 군의 취미 찾기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든다.
왜 이곳을 가봤을까? 생각해 봤다.
집에서 바로 걸어서 다닐 수 있는 학원이라는 점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태권도 학원에 가고 싶다고 늘 말했던 정영진 군이었다.
생각해 보면 정영진 군은 중학교 3학년이고, 보통 이 나이 때 태권도를 다니는 경우는 특기나 진학을 위해 체육을 전공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정영진 군이 원하니까 라는 이유로 태권도 학원을 찾아보는 것은 어쩌면 어울려 뛰어 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몸짓이 어쩌면 정영진 군 자신의 경험 안에서 표현이라서 내가 보기에는 태권도로만 해석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또 집에서 가까우면 정말 좋겠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클라이밍센터도 버스로 왕복 1시간을 다녀야 하는 거리에 있는 곳이다.
거절을 통해 정영진 군 취미 찾기에 대해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다시 정영진 군의 한 곳, 한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 열린 마음과 생각으로 찾아봐야겠다.
2023년 4월 4일 화요일, 김주희
거절의 의미를 헤아립니다.
당사자의 몫, 지역사회 몫은 분명하고
거절 당할 때 사회사업가의 마음이 있겠지요.
거절은 실패가 아니지요.
한 곳, 한 사람을 찾는 과정으로 여기고 나아가요.
기록으로 성찰하니 고맙습니다.
-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