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전세사기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깡통주택’을 헐값에 매수(갭 투자)했다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전입신고 허점을 노리기도 하는데요. 가령 전입신고를 오늘(24일) 했다면 효력은 내일(25일) 0시 0분에 발생하는데, 효력이 발생하기 전 임대인이 대출을 받거나 집을 매도하면, 세입자는 대항력을 잃고 법적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신탁 사기 수법도 있습니다. 신탁 등기된 집을 계약하면 수탁자인 신탁권자가 대내외적 소유권을 가집니다. 이러면 집주인은 제3자와의 관계에서 ‘무관한 자’에 해당하므로 집주인과 맺은 전·월세계약 역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등기부등본 표제부 예시. HUG안심전세포털 갈무리
전세사기 사례들을 보면 공인중개사, 은행 등이 통으로 가담한 계획 범행이 많습니다. 계획 범행에 맞서려면 임차인도 집이 위험한 지 아닌지를 따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 단서는 등기부등본(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나와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은 부동산 주소·면적 등의 현황과 임대인·저당권자·임차권자 등의 권리관계를 담고 있는데요. 권리관계를 파악하면 예로 든 신탁 사기 수법을 피할 수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은 잔금을 치르기 직전에도 확인해야합니다. 입주 전 집주인이 계약한 집을 담보로 빚을 지거나 매매를 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등기부등본은 △부동산 일반현황을 알 수 있는 ‘표제부’ △소유권 권리를 알려주는 ‘갑구’ △소유권 이외 권리를 알려주는 ‘을구’로 구분됩니다. 김지수 법무법인 동행 변호사는 “등기부등본은 내 전세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문서인 만큼 직접 떼서 확인하는 게 좋다”라고 조언합니다.
김 변호사가 강조하는 등기부등본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은 4가지인데요. 먼저 계약하려는 집 주소와 실제 등기부등본 상 주소가 일치하는 지입니다. 다음은 집 소유자와 계약하려는 상대방이 일치하는 지입니다. 계약서에도 물론 같은 사람 인적사항이 적혀 있어야 합니다.
계약하려는 집에 선행 근저당권이나 전세권, 임차권 등기가 돼 있는지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계약 후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배당순위에 따라 경락대금이 배당되는데, 선행 근저당권 전세권, 임차권 등기가 설정돼있으면 배당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등기부등본 갑구, 을구 예시. HUG안심전세포털 갈무리
마지막으로 등기부등본 발행일자가 오늘인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부동산계약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계약까지 시일이 소요되는데, 과거 등기부등본을 뗀 시점과 계약시점 사이에 권리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시점에 등기부등본을 새로 떼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이밖에 당해세나 임금채권이 있는지도 계약 전 확인해야 합니다. 당해세나 임금채권은 등기부등본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전세보증금보다 먼저 보호받습니다. 임대인 미납국세는 ‘국세 완납증명서’나 ‘미납국세 열람신청’으로 조회 가능합니다. 건축물 용도가 주거용인지 아닌지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참고로 주거용 건물이 아니면 전세자금 대출 마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