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뭔가 헛헛했다. “우리나라는 얼음판의 얼음 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거기까지가 한계입니다.” 그렇게만 여기다가 김연아라는 걸출한 선수가 나옴으로써, 그리고 우리의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그런 소리는 이제 쑥 들어갔다. 비슷한 느낌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다.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를 제패하는 예수의 삶과 그 주변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볼 때마다 어찌 이리도 아름답게 그리는지 궁금하고 부러웠다. 부처님 이야기도 이렇게 아름다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그릴 수 없을까 하는 간절한 바람 섞인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인도 드라마 붓다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기쁨을 맛보았다.
불교텔레비전 채널을 통해 방영된 붓다의 삶은 정말로 흥미진진했다. 영화를 넘어서 드라마라고 하는 장르라서 매 회마다 가져야 하는 긴장미를 적정하게 편성한 재미가 있었다. 아니 매회 한 편의 영화였다. 그동안 보아왔던 인도영화의 특성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도영화는 세 얼간이, 조다 악바르, 봄베이, 용감한 자가 신부를 얻는다, 우리가 만났을 때 등 이십여 편을 넘지 않는다. 그것은 할리우드영화를 중심으로 우리에게 소개해 온 극장가의 흐름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들 인도영화는 대개 슬기로움을 강조하고, 슬기로움은 존재를 사랑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불교와 힌두교 등 인도의 사상을 충실하게 반영한다. 거기에다가 경쾌한 노래와 춤들을 삽입하여 쉽게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여배우의 눈빛과 몸매가 관람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