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겨우 뜬/ 조그만 강아지들/ 유리 칸막이/ 안에서/ 종일 걷지요/ 세상을 딱/ 세 걸음,”
눈을 겨우 뜬 아기 강아지들이 처음 마주한 세상은 펫샵의 유리 케이지이다. 가로, 세로, 높이가 60cm×50cm×60cm 남짓한 그 좁고 차가운 투명한 방, 그곳이 아기 강아지들이 가진 세상의 전부이기에 세상은 “딱, 세 걸음,”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세 걸음 이상을 걸을 수 없어 ‘아껴 걷는다’는 역설이 마음을 헤집는다. 그 비좁은 칸막이 안에서도 하루를 정성스럽게 애쓰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어린 생명들을 향한 존중과 다정한 보듬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지금부터 너는 딱 세 걸음만 걸을 수 있는 공간 안에 있어야 돼.”라고 가둔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히고 끔직하다. 인간에는 독방이라는 무서운 형벌과도 같은 이 감금을, 우리는 왜 다른 생명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시해 왔던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가만히 눈 맞추고 들여다 보는 순간, 강아지들은 아끼고 아껴 두었던 자신들의 온 세상을 다 걸어 한걸음에 내달려 온다. 시를 읽고나니 목이 메고 마음이 먹먹해진다. 유리창 너머 좁은 공간에 갇힌 채 온 힘을 다해 눈 맞춰오던 작은 몸짓들이 떠올라 가슴 한구석이 찌르르해지는 미안함과 함께 부끄러움이 묵직하게 내려 앉는다.
첫댓글 세상을 다 걸어 내게로 오는 걸음
귀한 사랑입니다.^^
어제 필사한 동시를 다시 읽으니 또 좋네요. 빨리 세상이 넓고 따뜻하다는 것을 경험하며 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