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사표를 낸 이유는 아내가 기억을 잃었기 때문입니다.“</p><p> </p><p>아내가 나를 잃어가는 병인 치매에 걸린 것 같다며 남편은 새벽녘 댓바람부터 하얀 담배 연기를 뱉어놓고 있습니다.</p><p> </p><p>“자식들이 알면 당장 요양병원에 데려다주려고 할 텐데...“</p><p> </p><p>나고 자란 이곳에 일 년에 한 번 지 애미 아비 생일 때나 “통장으로 돈 보냈어요</p><p> </p><p>“ “바빠서 이번 명절엔 못 내려가요.” 라는 서열없는 말들만 던져놓는 자식들 앞에</p><p> </p><p>가진 것 없는 노인이 된 부부는 말을 잃은지 오래랍니다.</p><p> </p><p>굵게 패인 주름길 따라 흰서리 머리에 이고.</p><p> </p><p>아내는 남편 다리를 베고 지금 잠들어 있습니다.</p><p> </p><p>침묵이 버린 말을 찾는 남편의 눈에 아내의 주름은 밥이 되고,</p><p> </p><p>희어진 머리는 남편의 술 한잔이 되었을까요?</p><p> </p><p>“여보 긴 세월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웠소!“</p><p> </p><p>언제까지 이 손을 잡고 있을런지...</p><p> </p><p>눈앞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면서,</p><p> </p><p>남편은 아내의 부재가 줄 외로움을 먼저 알아버린 것 같습니다.</p><p> </p><p>잠든 새벽녘 눈을 뜨니, 아내의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p><p> </p><p>남편은 방마다 헤매다 마당에 있는 흔들의자에 이슬처럼 매달려</p><p> </p><p>한숨을 뱉어놓고 있는 아내를 보았습니다.</p><p> </p><p>조용히 다가선 남편의 눈에 아내의 눈물이 먼저 와 반기고 있습니다.</p><p> </p><p>“내가 있잖아...“ 남편의 사랑이 저 달이 된 걸까요.</p><p> </p><p>아내는 비친 눈물을 보이기 싫어 돌아누운 저 달만 올려다봅니다.</p><p> </p><p>“처음 만나 저 달을 보면서 당신에게 맹세 했잖아, 죽는 날까지 당신 곁을 지켜줄 거라고...“</p><p> </p><p>“여보 아이들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그리고, 날 버리지 말아요“</p><p> </p><p>아내의 말이 남편의 폐부를 파고 들어옵니다.</p><p> </p><p>오늘은 마치 부드러운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상을 차려놓은 아내,</p><p> </p><p>“여보 식사하세요” “어... 그.... 래요”</p><p> </p><p>낮달을 올려다본 것 같은 표정을 매달고선 남편은 밥상 앞에 앉았습니다.</p><p> </p><p>멀찍이 앉아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 아내, 하지만 남편 눈엔 텔레비젼이 아내를 보고 있습니다.</p><p> </p><p>그때 울리는 전화 “요즘 엄마는 왜 전화 안 받으세요.“</p><p> </p><p>“밭과 들로 일한다고 바빠서 그렇지“ 입은 있지만, 할 말이 없어서일까요?</p><p> </p><p>낡은 관절이 삐거덕 거리는 대답들만 늘어놓고선 얼른 전화를 끊어 버립니다.</p><p> </p><p>햇살 비치는 어느 봄날,</p><p> </p><p>그래도 희망을 안은 채 하루를 보내던 아내가 이제는 소금과 설탕을 구분을 못합니다.</p><p> </p><p>설거지 한 그릇을 냉장고에 넣어 두기도 하구요.</p><p> </p><p>“누구세요 “ “누구긴 당신 남편이지...”</p><p> </p><p>“아냐 우리 남편은 이리 늙지 않았어,</p><p> </p><p>흰머리 난 영감이 아니란 말이야!“</p><p> </p><p>이제는 자신의 이름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아내.</p><p> </p><p>하지만, 아내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이름이 있나 봅니다.</p><p> </p><p>“당신 남편 이름이 뭐야?” “남상현“</p><p> </p><p>아내는 흘린 눈물길 따라 되돌아 오는 법을 알아가는 걸까요?</p><p> </p><p>남편은 "남상현"이란 이름에 그만 날개 없이</p><p> </p><p>저 허공을 가르는 종이달처럼 울음부터 터트리고 말았습니다.</p><p> </p><p>아내와 나를 이어주는 이음줄이 사랑이었다면,</p><p> </p><p>그 사랑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한결같은 마음이었기에 치매가 아니라면,</p><p> </p><p>우리에게 눈부신 날이 계속될 텐데...</p><p> </p><p>돌아누운 저 달이 말해서일까요.</p><p> </p><p>허공을 이고 선 저 바람이 전해서 일까요.</p><p> </p><p>병원에 데려가자며 찾아온 아이들 앞에서..</p><p> </p><p>아버지는 낮고 굵은 목소리로 “난 내가 선택한 삶을 지키며 살겠다.</p><p> </p><p>그게 나에게 주어진 자유다...“ 라고,</p><p> </p><p>아이들이 하나둘 떠나간 길 따라,</p><p> </p><p>등 굽은 달 옆에 힘빠진 별처럼 남편은 아내의 휠체어를 밀며,</p><p> </p><p>잠이 들고 잠이 깬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고,</p><p> </p><p>평생을 남편을 위해 헌신했던 아내는 마지막 시간을 지켜준 남편에게</p><p> </p><p>‘그동안 돌봐줘서 고마웠다고..’</p><p> </p><p>남편의 마음을 느끼고, 세상을 떠나고 있었습니다.</p><p> </p><p>몽돌이 되기까지 아내가 보내어 준 숨결 따라 사랑할 때 알아야 하는 것들을 되뇌어 보면서,</p><p> </p><p>남편은 아내가 한 번이라도 나를 기억해 준다면, 꼭 이 말 한마디는 해주고 싶었다 말합니다.</p><p> </p><p>“죽어서도 내가 섬길 사랑이었다고...”</p><p> </p><p>-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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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하는 바쁜 중에도 글을 읽고 가슴이 찡하여 댓글을 쓰려고 록인을 하였는데, 글 쓴이가 남상현 선생님이신지 다른 사람의 글인지 끝까지 읽고나니 노자규의 돌목이야기 라는 다른 이름이 밑에 있어 아리송합니다. 글을 읽던 마음이 변했습니다. 그래도 편히 주무십시요~
에효효~~~! 공연히 눈물만...
가슴 아픈 사연이군요~
치매란 정작 본인은 천국,
그걸 지켜보는 가족은 지옥이라고 하지요
나는 제목 부터가 사랑방이라
사랑방 본인의 예기인줄알고 감정이 붇바쳤는데
아니~~ 줏어온글을 올려 남의마음을~~
사랑방친구는 재주도좋아 친구들 마음을
졸였다 늘렸다하는 ㅋㅋ
노자규 작가입니다

작성자:노자규작성시간:20:33 조회수:0
댓글0
저는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글의
저자 노자규 작가라고 합니다
선생님이 운영하는 블로그및 카페
저작인격권을 위반한 글이 있어
문자 남깁니다
"삶의 가치"라고
글 제목을 마음대로 바꾸는건
범죄입니다 .원작자 동의없이
2차적 저작물권을 만드는 블로거들과 카페지기들 30명을 고발해 전원 형사벌금 을 내게 했고요
2차 고발인 명단에 올릴지 여부를
알아보기위해 문자남깁니다
원제목이 아닌 삶의.가치 로 온라인에 유포시킨 책임을 어떻게 지실건가요
출처없이 옮긴것도 문제지만 더큰 문제는 글의 재목을 훼손한 동일성유지권 위반으로 인한 온라인 불법유포시킨 혐의가 형사고발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민사 대법원 판례
(2020도10180 )전원 유죄로 판단하여 벌금700만원 지급하라는 판결문 및
형사 판결로는
저작인격권 위반한 자들에게
피해자와 합의 하는 조건으로
형사 벌금및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이에 제게 변론할 말이 있으면 답변 부탁드리며 없으면 법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원작자/노자규 올림
이메일:8888jj@naver.com
연락처:010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