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rochesterbeacon.com/2019/02/20/a-new-way-to-age/?fbclid=IwAR0mApaIoXSZa6v0BKMafj3xaeNDHCWrpquMn1EsaYjFYrWdtU9Uk62UQOI
노년의 삶, 그 새로운 방법
A new way to age
Letter from Washington
By PETER LOVENHEIM, February 20, 2019
나는 내 아이들 그리고 손자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내고자 잠시 로체스터에서 워싱턴 D.C.로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내게 '빌리지(Village)'라는 것에 가입하라고 계속해서 몇번이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솔직히 그때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마샬 맥루한의 '글로벌 빌리지'인지 아니면 1980년대 디스코 그룹인 '빌리지 피플'인지.
그러나 나는 "빌리지"가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현상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빌리지는 상호 지원 네트워크로서 노인들의 "에이징 인 플레이스"-시니어들이 나이 들어서도 살던 곳에서 계속해서 자립하여 살고자 하는 욕구-를 도와주고, 노년에 흔히 찾아오는 고립감과 외로움에 맞서 싸워 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며, 버펄로(Buffalo), 알바니(Albany), 이타카(Ithaca)에는 이미 빌리지가 설립되어 있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빌리지는 우리가 로체스터*에서 시도해 볼만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로체스터(Rochester)는 미국 동북부 뉴욕 주에 있는 도시. 초기에는 제너시 강의 수력과 주변의 밀 재배를 바탕으로 제분업이 발달하여 '밀가루의 도시'(Flour City)로 이름을 떨쳤다. 후에 제분업이 쇠퇴하자 Flour와 발음이 같은 Flower로 바꾸어 자칭 '꽃의 도시'(Flower City)로 부르게 되었다.>
필자의 고향 '로체스터'에는 아직 빌리지가 없다. 버펄로에는 2개, 이타카에는 1개, 워싱턴과 뉴욕 등에는 아주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빌리지 맵>
빌리지 운동(Village Movement)은 보스턴의 비컨힐(Beacon Hill)에서 이웃사촌이자 친구인 몇몇 사람들이 노후에 필요한 서비스와 지원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비영리 단체(NPO)를 결성한 2001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아이디어는 이웃 사람들이 서로를 돌보던 미국의 초기 개척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늘날 미 전역에 약 250개의 빌리지와 약 160개의 개발 중인 빌리지가 있으며 그들의 급속한 성장은 부분적으로는 우리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반영합니다. 2030년까지 미국인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최근 보도했는데,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인해 "실버 쓰나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노인 인구'는 역사상 처음으로 '어린이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노인들은 고립되어 있고 만성적 외로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특히 고령자들 사이에서의 "외로움의 급격한 유행"에 대해 경고하곤 합니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외로움은 하루에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정도로 치명적이라고까지 말합니다.
내가 소속된 빌리지를 예로 들면, 연회비로 500달러를 지불할 경우 빌리지는 내가 요청하면 자원 봉사자들이 교통 편의(병원, 약국, 쇼핑 등)를 제공해주고, 주택 관리(전구 교체에서 에어컨 설치까지)를 해줍니다. 다행히도, 나는 아직까지는 메트로(지하철)와 버스로 잘 돌아 다닐 수 있기에 이러한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고 내가 거주하는 건물은 자체 유지 보수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회원 자격(빌리지 멤버십)은 빌리지가 후원하는 사교 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런 일들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일입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나는 남자들만의 독서 클럽, 휴일 파티(holiday ball), 저녁 교육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다른 회원들은 아침 산책 그룹, 미술관 행사, ‘테크 화요일’(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인터넷에 관한 질문을 가져오면 답을 얻게 해준다), 영화 토론 그룹, ‘수프 살롱’(수프, 빵, 와인, 강연), 연례 빌리지 갈라(gala, 축제)를 즐깁니다.
한 회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빌리지는 아주 훌륭한 네트워크이기에 당신이 (쓸쓸히)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빌리지 회원들의 저녁식사>
빌리지 네트워크(Village to Village Network)
일반적으로 '빌리지'는 비영리 단체(NPO)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체 운영위원회를 선출하고 연회비를 부과합니다.
국가 기관인 빌리지 네트워크(Village to Village Network)는 지역 빌리지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보 센터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 나는 빌리지 네트워크의 집행 이사인 바바라 설리번(Barbara Sullivan)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특히 '로체스터 빌리지'에 대한 전망을 논의했습니다.
다음은 우리 대화의 편집된 버전입니다.
내가 소속된, 이곳 워싱턴 D.C.에 있는 빌리지에서는 사람들이 독서 클럽, 세미나 등 각종 행사를 즐깁니다. 그런데 전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는 무엇입니까?
첫번째는 '교통 서비스'입니다. 지역 사회가 대중 교통이 좋더라도 병원, 식료품점 또는 은행에 제때 데려다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 유지보수에 대한 도움'도 인기있는 서비스이며, '라이즈 앤 샤인(Rise and Shine)' 또한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일어나고 빛나는 것(Rise & Shine)' 그게 무엇입니까?
일종의 모닝콜입니다. '라이즈 앤 샤인(Rise and Shine)'에 가입한 사람들은 매일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기를 원하며 서로 대화를 나눕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떠세요?” 매일 체크인을 하고, 때로는 (의료적 측면에서) 생명의 은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빌리지 운동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사람들은 때때로 우리를 '가정 건강관리 기관(홈 헬쓰 케어 회사)'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빌리지는 이름에 "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부분적으로는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도 하니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또한 "플로리다의 'The Villages'와 같은 것인가 묻곤 합니다. 플로리다의 더 빌리지(The Villages)는 실버타운(은퇴 공동체, Retirement Community)이며 우리는 기존의 실버타운과는 전혀 다릅니다. 자원 봉사자와 상호 지원 서비스 개념인 빌리지(Village)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항상 올바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로체스터는 타운, 카운티, YMCA, 유태인 패밀리 서비스, 뉴욕주 고령화 사무국 등 노인을 위한 지원 네트워크를 잘 갖추고 있습니다. 로체스터(Rochester)와 같은 서비스가 풍부한 커뮤니티에도 여전히 빌리지(Village)가 필요합니까?
빌리지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다시' 만든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빌리지(Village)는 구성원을 위해 기존 서비스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대부분의 다른 조직은 빌리지(Village)와 같이 교통편의 제공 같은 서비스를 위해 자원 봉사자를 조직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역 사회에는 아직 충족되지 않은 요구가 많이 있습니다. '교통 서비스 제공'은 종종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주택 유지 보수, '소외'와 '고립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니어가 사회적 참여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활동이 중요하고 인기가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빌리지(Village)는 처음 어떻게 시작할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이웃 중 몇몇 핵심 그룹이 주도합니다. 즉 풀뿌리 조직 같은 겁니다. 하지만 때로는 YMCA나 유태인 패밀리 서비스와 비슷한 조직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거나 개인과 조직이 협력해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빌리지가 정상 운영되기까지는 약 2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체스터와 같은 중소 도시의 경우 지역 내에 빌리지(Village)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가 있습니까?
그것은 당신이 봉사하고 싶은 인구가 어디에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베이비 붐 세대가 많이 사는 지역이라면 아직은 전통적인 노인복지서비스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입니다.
로체스터(Rochester) 정도 되는 규모의 중소 도시에는 빌리지가 몇 개 정도 필요할까요?
글쎄요.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를 보면 현재 5개의 빌리지가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에는 빌리지가 세 개 있습니다.
빌리지는 다른 회원을 돕기 위해 자원하는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크게 의존합니다. 이 시스템이 향후 지속 가능할까요?
저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은퇴를 해서도 여전히 하루가 끝날 때 집에 가서 ‘그래, 오늘 뭔가 유용한 일을 했어’라고 말할 수 있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고, 베이비 붐 세대는 특히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빌리지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무엇입니까?
YMCA, AARP(은퇴자협회), 보건복지부 같은 다른 단체가 '빌리지에 대해 들었고 더 많이 알고 싶습니다'라고 말할때 만족감이 큽니다. 노인 복지와 장기요양보험 같은 것들(미국에는 쇼셜 시큐리티와 메디 케어)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우리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빌리지 운동은 소비자 주도형이며 우리가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성장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이 새로운 물결의 일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한마디로 노인복지에 있어 하나의 혁명입니다.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회원이 늘어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입니다.
"사람들은 '나는 아직 빌리지가 필요 없다'고 말하거나 '근처에 딸이 살고 있어. 친구들이 많아. 난 교회에 다녀, 그래도 운전은 할 수 있어”'라고들 말합니다."
"이 단계에서 삶의 현실을 지적해야 합니다. 결국에는 도움이 필요하고, 지금 빌리지에 가입하여 이러한 관계를 맺으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질 것입니다. 보험을 드는 것처럼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죠.”
<빌리지 자원봉사자에 의한 '교통 편의'서비스>
※ '빌리지' 또는 '빌리지운동(빌리지 무브먼트)'이란?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스튜어트 M. 버틀러 박사에 따르면 1980년대 전문가들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고 한다. 그 예측이란 미국의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노인 세대에 편입되기 시작하면 실버타운(미국의 경우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 우리나라 노인복지주택), 너싱홈(노인요양시설)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그러나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비해 시설들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너싱홈이나, 연속케어실버타운(CCRC) 등 전통적인 시설들은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베이비부머들은 낡은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선택과 옵션들을 찾기 시작했고, 그 노력의 결실이 바로 "빌리지"라는 것이다(How “villages” help seniors age at home, Stuart M Butler and Carmen Diaz, October 19, 2015).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곧 실버타운 등 실버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은 아낌없이 돈을 쓰려 할 것이다"라는 말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최근의 흐름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어쩌면 이리 무지하고 무책임할 수 있을까 싶다.
최초의 빌리지, 비컨힐 빌리지
미국 최초의 '빌리지(시니어 빌리지)'는 보스턴 비컨힐에서 2001년 시작되었다. 출범은 하버드대 동창생 등이 주축이 된 창립 멤버 12명이 의기투합해 이뤄졌다. "나이가 들어 혼자 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수십 년 정든 비컨힐을 떠나기는 싫은 사람들이 모여 고민한 결과물"이 비컨힐 빌리지.
빌리지(village, 시니어빌리지)는 ‘노인들만 있는 노인전용시설(실버타운)’로 들어가는 대신 젊은이들이 바로 옆에 있고, 친한 친구와 이웃이 곁에 있으며, 필요한 문화시설이 가까이 있는 정든 집에 살면서 노후를 보내자는 것을 모토로 미국에서 시작된 21세기의 새로운 노후 복지 모델이다.
빌리지는 소수의 유급직원과 다수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며 회원들은 연회비를 내며 자발적, 적극적,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델로서 '리스크'가 큰 실버타운 따위를 새로 짓지 않고 살던 곳이 바로 실버타운이 돼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인근 식당과 병원 등 주로 다니던 곳을 네트워크로 삼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케 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