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7 보궐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심한 네거티브로 일관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서울과 부산에서 민주당은 공식 선거 운동 시작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공약과 비전보다는 야당 후보 흠집 내기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후보 부인의 상속받은 땅에 대한 이슈로 시작하여 급기야 생태탕, 페라가모, 백바지, 선글라스가 소품으로 등장하는 한편의 코미디가 연출되었고, 부산에서는 엘시티와 가족사까지 등장하여 선거판을 아수라판으로 만들었다. 하기야 대형 악재가 사방에 널린 민주당으로선 딱히 꺼내 들 전략도 없었을 것이다.
선거일 이틀 전에는 교통방송에서 뉴스 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은 다수의 익명 패널을 출연시켜 90분 동안 일방적인 주장으로 야당 후보를 비판하게끔 장을 만들어 줌으로써 뉴스 공장이라는 이름에서 나오는 음험한 인상처럼 공작적 냄새를 물씬 풍기게 해주었다. 공익 방송에 출연했다면 자신의 실명을 당당하게 공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들의 실명은 끝내 밝히지 않아 스스로 신뢰를 추락시켰다. 김어준의 방송에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생태탕 집 아들의 말이 수시로 오락가락 한 탓도 있었지만, 과거에도 정권 나팔수가 되어 편향되게 진행한 프로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한 생태탕 집 아들의 나이는 알 수 없지만 16년 전에는 지금보다 16살 아래였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독일 심리학자 에빙하우스가 쓴 ‘망각곡선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보통의 인간은 자신이 보고 배운 것을 한 시간이 지나면 절반 정도 잊어버리고, 한 달이 지나면 80% 정도 잊어버리며, 나머지 20%만 뇌의 한구석에 희미하게 남는다고 한다. 사람은 어차피 망각의 영장이라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도 전혀 기억하지 못할 때가 허다하여 일기로 기록을 남긴다. 이런 모습이 보통 사람들의 정상적인 일상의 모습이다.
따라서 보통 사람의 기억구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생태탕 집 주인 아들은 16년 전에 있었던 현장 묘사를 마치 어제 있었던 일처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생태탕 집 아들의 기억력은 신의 경지에 도달한 천재이거나, 아니면 은밀한 곳에서 건네준 가공된 시나리오대로 읽어만 주는 정치공작용 대역배우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따라서 생태탕 집 아들이 김어준 프로에 나와 지껄인 아무 말 잔치는 선거의 본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곁가지가 될 수밖에 없다. 내곡동 땅은 오세훈 부인이 상속으로 받은 땅으로서 생태탕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태탕 집 아들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생태탕 주인이 도박 방조 혐의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사실만 새롭게 알려지는 기회가 되었으니 오세훈에게 반감이 있을 것이라는 심증만 굳히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생태탕 집 아들과는 정반대로 증언을 하는 목격자도 나타나고 있다는 매체까지 등장하고 있어 극적 상황 반전을 예고케 한다. 이러니 민주당이 괜히 남의 집 처가 상속문제를 건드렸다가 엉뚱하게 생태탕으로 변질시켜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권 지난 4년은 무능, 비상식,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점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선, 독주, 폭주로 일관해 왔다. 그러면서 국민을 속이고 감추고 싶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검찰개혁이라는 말로 물타기를 했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에 이어 터져 나온 LH 직원 발 땅 투기라는 초대형 사건은 분노에 차 있는 민심에는 폭발 직전의 다이너마이트 도화선 같은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크게 당황한 민주당은 어떻게 해서든 이 초대형 이슈를 덮을 수 있는 소재가 필요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오세훈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에 대한 물타기였을 것이다.
흔히 물타기라고 하면 특정 이슈에 대한 비판여론을 희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이벤트와 사건을 일으켜 여론의 이목을 새로운 이슈에 집중하게 만드는 여론조작 행위를 말한다. 특히 자신들이 저지른 비리와 치부를 ‘묻으려고 터뜨리는’ 기만술이 바로 물타기의 본질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내곡동 땅 네거티브 공세와 거짓말 프레임으로 정권의 실정과 땅 투기 사건을 덮으려고 했던 물타기 작전은 “도둑이 포도청 나무란다”는 꼴이라는 따끔한 여론에 밀려 오히려 오세훈 후보의 주가만 올려주는 도우미 역할만 하고 막을 내릴 순간에 다다랐다. 내일은 심판의 날이다. 모두가 투표장에 가서 지저분한 생태탕 선거를 반드시 끝내주기를 기대한다.
첫댓글 투표로서 생태탕, 내곡동 땅을 심판해야 하지만 반드시 정권심판차원에서 투표를 해야겠지요.
내곡동으로 시작하여 생태탕으로 끝난 선거운동. 참으로 가관이었습니다. 이것을 심판하는 것이 바로 정권교체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