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남우 님의 말처럼 한국에서 사진, 특히 사진작품에 대한 가격문제는 앞으로 상당한 뉴스거리가 될 것으로 봅니다. KBS 9시 뉴스가 <사진작품 5억>인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미술작품이라면 놀라지 않을 일이 사진이기 때문에 뉴스거리가 되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이 땅에 사진소비, 사진작품의 가격의 암흑의 시대가 있었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물꼬가 터지고 있다고 보며, 정통, 전통 한국미술의 보루라는 갤러리 현대까지 사진작품을 전시하고, 이제 거의 사진전을 안 하는 화랑이 없을 정도로 줄줄이 컨템퍼러리 사진작가들의 전시를 하고 작품을 팔겠다고 하니 이 땅에도 이제 현대미술로서의 사진 혹은 미술품으로서의 사진작품의 시대가 도래할 듯 합니다. 자 그렇다면, 만약 그렇다면 사진이 미술품처럼 거래되고 소비된다면 예측 가능한 문제점들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첫째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막아야 합니다. 앞으로 한국미술은 1. 외국 유명작가의 사진작품 국내 판매, 2. 한국유명 사진작가 해외 판매, 3. 우리의 사진작품 국내소비의 일반화의 과정을 걷게 될 것으로 예측해 봅니다. 그렇다고 했을 때, 1번의 문제는 해외유명작가의 작품만 국내에 소비될 때 우리 사진작가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생겨날 것입니다. 2번의 문제는 특정 유명 사진작가들만 소속작가로 삼아 해외에 팔기 때문에 이에 따른 로비, 헤게모니, 화랑과 작가들 사이에 좋지 않은 비지니스 전쟁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3번의 문제점은 바로 인기작가, 유명작가들의 작품만 팔리는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겨 작가들 사이에 엄청난 위화감이 조성될 것입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자유스런 일이고 선진국에서는 문제도 안될 것이지만 저는 무엇보다 이 문제가 신경이 지금부터 쓰이고 이미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기작가, 유명작가 위주로 작품이 팔리면 그렇잖아도 열약한 작가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의욕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점 때문에 문광부가 <아트뱅크>를 전략적으로 수행한다고 하지만 두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고려할 것이 바로 사진작품가격의 거품입니다. 앞으로 사진이 좀 팔린다 싶으면, 장사가 된다 싶으면 마진을 위해서 맨 먼저 작품이 오를 것입니다. 그러면 바로 거품이 생겨 큰 홍역을 치를게 될 것이고 위계도 없이 작가들의 기고만장이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시장이 없는데도 지금 몇몇 작가들에게서, 그리고 화랑들에게서 그런 조짐이 보입니다. 저는 지금 이런 문제 때문에 상당히 깊숙이 미술시장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거품을 방지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큐레이터, 화랑오너, 평론가들마저도 사진시장, 사진작품, 작가평가, 작품평가, 마켓 룰에 무지하거나 남의 동네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독을 막고, 내 맘대로식의 시장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제가 미술시장, 사진시장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점점 더 미술시장은 사진에 눈독을 들일 것이며, 사진을 판매하는 시장개척에 주력할 것입니다. 그래서 인사동의 현대사진연구소는 바로 그런 일, 사진가와 작품에 대한 올바른 평가, 가치, 그리고 시장에서의 작품가격의 정당성을 컨설팅하는 주요 임무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지러울 미술시장에서의 사진에는 논리적이고 당위성 있는 컨설턴트가 요청될 것입니다. 시장의 논리에 맞겨두거나 나몰라라 방관하는 자세는 뿌리가 없고, 교육과 학습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거품이 생기거나, 인기작가, 유명작가로 쏠려 결국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이것만큼은 어떤 수로도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하루빨리 사진작품이 몇 억이라거나, 사진작품이 미술품 이상으로 팔리고 있다는 KBS, MBC 9시 뉴스는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생전 처음입니다. 사진작품도 5억한다는 KBS 9시 뉴스에 나와 보기는... 뉴스거리란 이야기이지요. 그러나 이제 이 순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진작품 소비시대를 예고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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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작품의 유통과 소비에 대한 담론은 우리 모임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