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는 잘 운다고 말한적이 있었던것 같은데,
그것은 순전한 나의 눈물일뿐,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시킬만한 성향은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스타의 눈물이 감정을 격화 시킬때도 있고,
한줄 글이 눈물을 흘리게 할수도 있으며,
젊은 나이에 세상을 쉽게 떠난 사람을 생각하며 울음을 삼킬수도 있다.
무심코 돌린 EBS의 채널에 특선으로
밥딜런의 30주년 특집쇼를 보여준다.
생각없이 보고 있는데, 장난아닌 아티스트들이 등장한다.
오랜만에 보는 高手들의 향연,,,,
벨벳언더그라운드의 그 자존심 센 루리드가 보이더니,
윌리넬슨, 크리스 크리스토퍼선, 론우드, 트레이시 채프먼,
텍사스 블루스의 대가 쟈니윈터, 스티비원더, 펄잼의 에디버드까지,
중간 중간 잘 모르는 아티스트들도 나오더니,
마침내,, 마침내,, 시너드 오코너 등장.
개인적으로 나는 시너드 오코너라면 사족을 못쓴다.
이쁜 얼굴은 둘째치고라도,
그 엄청난 自我의 덩어리로,
자신의 생각은 거리낌없이 말하는 용기의 표상으로서...
소위 아티스트란 존재의 가장 큰 약점은,
대중의 입장을 반영하라는 주위에의 굴복인데,
나의 생각으로 오코너는 대중을 사랑하는 것 만큼이나,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것 같다는 생각이다.
밥딜런의 사상에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이 미인 아티스트에게,
이 공연의 관중들은 참으로 무례하다.
퍼부어지는 야유와 조롱의 말들, 언어들,,,,
일단의 연주자들을 데리고 나와, 조용히 관중을 응시하는 그녀,
밥 머레이의 "War"를 연주하려는
키보디스트를 조용히 제지하는 오코너.
갑자기 마이크앞에서 눈기어린 얼굴로 포효한다.
"다른 인종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또다른 인종이 영원히 있는한,
지구상의 전쟁은 영원히 끝난것이 아니다."
관중들은 계속 비난과 야유를 퍼붓는다.
아마 교황의 사진을 찢고,
미국의 국가를 불러주기를 거부한 것에 대한 표시인것 같은데,
아, 더러운 오만과 편견의 인종들.
자신과의 생각에 반하는 모든것에 침을 뱉는 쓰레기 인종들.
아일랜드 출신, 그녀는 이미 자신의 틀을 맘껏 벗어 제친 상태다.
출신도, 인종도, 종교도, 사상도, 피부색도 아무것도.
아무 연주없이 무대뒤로 돌아서서 갑자기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그 용감한 여전사의 얼굴이 온통 눈물범벅이다.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무대위의 야유만큼이나 잔인한 일이 있을까.
크리스 크리스토퍼선이 그녀를 감싼다. 그도 운다.
그 옛날 1965년 밥딜런이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나왔던, 포크페스티발,
관중들로부터 음식물과 달걀세례를 받고서,
결국은 어코스틱 기타로 바꾸었던 그때의 일...
너무나 유사하고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곧이어 무대위로 밥딜런이 오르고, 관중들은 다시 환호하고,
자신들이 무너뜨린 한 여인의 눈물은 이미... 어디로 갔는지 없다.
나도 울고있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분노가 치밀고, 눈물이 치솟고,
끓어 오르는 억울함에 화가 나서 돌아버릴 지경이다.
오늘 우리 자신을 유심히 돌아보자.
자신과의 사고의 틀이 다르다고, 타인을 눈물짓게 하진 않는지.
오늘 우리 자신에게 솔직히 물어보자.
자신의 구린속을 다수의 사람들에 뭍혀,
소수들의 아픔을 쾌감의 도구로 삼고자 하는게 아닌지...
첫댓글 시네이드 오코너..저역시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이죠.ㅜㅜ
다뎀벼님의 글은 무척 재미있습니다. 특히 이창호홈피의 일본인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도 좀 올려주시죠?
전 대머리가 조아요...저도 되어 가거든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