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단 (壟斷)과 전가복(全家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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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일가의 국정 농단(壟斷)에서 비롯된 국가적 혼란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습니다. 백가쟁명(百家爭鳴)으로 어수선하기만 한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질서정연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 동안의 혼란의 와중에 너무도 자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농단』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저는 처음에는 弄斷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언덕 壟』을 『희롱할 弄』字로 잘못 알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농단(壟斷)은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농단의 유래는 맹자의 『공손추(公孫丑)』에 나온다고 합니다. 어떤 상인이 높은 언덕에 올라 시장에서 어떤 물건이 많고 적은지 조사를 한 후, 부족한 물건을 미리 사 모아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했다는 데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농단(壟斷)이 『독점적으로 이익이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국정 농단(壟斷)의 뜻은 농단에 올라갔던 상인이 시장에서
이익을 독점하듯 『권력을 독점하여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주제와는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전가복 (全家福)이라는 요리의 명칭의
뜻을 모르고 있습니다. 전가복 (全家福)은 『온 가족이 행복하다』라는
뜻입니다. 중국에서는 가족 사진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전가복 (全家福)이라는 요리 이름의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진시황때 주현(朱賢)이라는 유생(儒生)이 있었습니다. 주현은 분서갱유 (焚書坑儒) 사건 때 땅속에 묻히게 되었습니다. 분서갱유는 아시다시피 진시황을
반대하는 세력들을 막기 위해 책을 불태우고 유생들을 생매장해 죽인 사건입니다.
주현 역시 생매장 되었으나 운 좋게 살아남아 필사적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속에서 숨어 지내며 목숨을 연명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진시황이 죽은 뒤 주현은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집터는 폐허가 되었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을 잃은 그는 목숨을 끊으려고 강물에 뛰어들었으나, 이를 본 어부가 그를 살려 냈습니다.
사연을 들은 어부는 지금은 자신의 사위가 된 소년 이야기를 하며 그 소년이 같은
주(朱) 씨인데, 됨됨이가 남다르다며 한번 만나보라고 했습니다. 그 어부의 직감이
맞았는지 그 소년은 바로 주현의 아들이었고, 어렵게 상봉한 부자는 서로 얼싸안고 재회를 했습니다.
그 후 주현은 아들 곁에서 고기를 잡아 생활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현이 시장에서 고기를 파는데 낯익은 여인이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주현의 아내였습니다. 마침내 가족은 모두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된 것입니다.
주현은 감사한 마음으로 어부와 마을 사람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이에 어부는 솜씨 좋은 요리사를 초빙했으며, 이 요리사는 천신만고
끝에 다시 합한 주현(朱賢) 일가를 위하여 산해진미 좋은 재료로 심혈을 기울여 음식을 만들었고, 손님들은
이 음식의 맛에 탄복했습니다. 이후, 사람들은 『온 가족이
행복하다』는 뜻으로 이 음식을 『전가복 (全家福)』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昨今의 국정 농단(壟斷)의 혼란을 극복하고, 온
가족이 오손도순 둘러앉아 전가복 (全家福)을 즐기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