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에 두번에 걸친
긴 여행끝에
이제
자리에 돌아와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았지요.
아직 날씨가 풀리지 않고
사회가 변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변하지 않고 있는데
안타까움을 느끼게하는군요.
27일 일산으로 이사하는등
여러가지 일들이 겹쳐
아직 안정이 안되어 있어서
다음달에 다시
카페를 찾게 될 것 같군요.
새봄을 맞아
모두 평안하시길 빌어요.
2월23일(일) 오전10시31분
배유현 드림
■시사칼럼-우리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관이 필요하다.
배 유 현<시사뉴스 주필/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대구 지하철 참사에 이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범죄와 테러, 폭언이 잇따르고 있어 우리를 몹시 우울하게 한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주변에 화풀이하는 것이다. 대구 지하철 방화범은 평소 '나만 죽는 게 억울하다'면서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몸서리 처지는 일이다. 우리 모두가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과 똑같은 상황에 언제나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우리도 참사 현장에 놓인다면 영문도 모른 채 우왕좌왕하면서 참사의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필자는 성수대교가 가라앉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질 때 간담이 서늘해지는 기억이 있다. 당시 중앙일보 기자 시절인데 성수대교를 수시로 건너다녔고 바로 전날에도 건너갔었다. 또 삼풍백화점도 자주 드나들며 각종 행사를 취재했던 대상이었다.
특히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시간에는 그곳에서 아주 가까운 건물에서 인터뷰가 있어 사진 기자와 같이 출동했었다. 그런데 시간에 약간 늦어 필자가 먼저 엘리베이터로 올라갔었다. 그런데 사진기자는 운전 기사와 주차장으로 내려간 사이에 긴급 전화가 걸려와 즉각 현장 출동을 했고 가장 생생한 보도가 가능했었다.
괌에서 대한항공기 추락사건 직전에도 여행 담당기자로 서너 차례나 다녀온 기억이 새롭다. 편서풍으로 인한 난기류가 간간히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이곳은 짙은 안개와 폭풍우가 속에 끝내 가까운 사람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국내에서도 해상관광단지가 조성되던 전남 화원반도도 필자가 깊이 관련된 취재 대상이었다.
이렇게 보면 우리 주변에 사건과 사고는 항상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또 최근에 가족들이 유학중인 뉴질랜드에 잠시 다녀왔는데 이곳 교민과 친한 인사들은 하나 같이 우리 나라에 전쟁이 날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그처럼 위험 한국에 왜 돌아가느냐'면서 좀더 머무르며 사태를 지켜보도록 심각히 종용했다.
이때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나라가 어렵다고 하니 더욱 돌아가야겠다'면서 '한국에는 절대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전쟁이 나면 교포들도 지위가 불안할 것이고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니 힘을 합쳐 전쟁을 막아보자고 했다. 정말 지금까지 쌓아온 땀과 눈물, 고통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 아닌가-.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우리 나라를 동북아의 경제중심 국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11대 국정과제로 내놓았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침체의 적색 경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월별 무역수지가 3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고 실업률은 크게 뛰어오르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 상황에 관련해 '대외여건이 불확실한데다 내수도 침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 1·4분기에는 적자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몹시 우려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국제 상황과 경제 실정에서 엉뚱한 사고로 발목을 잡히는 꼴이 되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정부와 정치권에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제도와 틀을 바꿔가야 한다고 본다. 또 추진 방법에는 대화와 타협, 조정으로 인식의 폭을 넓혀 가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UN과 미국, 일본과도 충분한 협의와 협조를 해야한다. 결코 속셈과 꿍꿍이로 풀어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 국민도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관을 가져야 된다고 본다. 나 하나만 잘 살면 되고 이웃을 돌아보지 않아서는 안 된다. 여기에 대구 지하철 참사는 실제 큰 교훈이 되었다. 주변에서 방화범과 좀더 충분한 대화의 길을 터주고 고통을 보듬어 주었다면 이 같은 비통한 참사는 피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소외 받는 계층을 살펴보자. 물론 살아가기가 힘든 서민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아니다. 좀더 힘이 있는 사람과 가진 사람들이 앞장서야한다. 필자는 10여 년 전부터 서울에 산다는 것을 은혜롭게 생각하고 더불어 사는 가치를 실현하는 '은혜로운 서울의 모임(은서회)'를 창설해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동참하는 뜻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싶다.
※배유현(HP018-353-3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