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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토론/논술을 위한 준비 학습지 ① > 요점 살려 내용 요약하기 | |||||||||
책이름 |
장 발장 |
지은이 |
빅토르 위고 |
출판사 |
삼성 출판사 |
출판년도 |
2004년 |
쪽수 |
239쪽 |
학습자 |
목포 청호초등학교 6학년 1반 1번 이름 : 강 나 연 | ||||||||
학 습 내 용 |
‘장 발장’를 읽고서 요점을 살려 내용을 요약해봅시다. | ||||||||
( 소제목을 쓴 다음에 요점을 살려 요약하고, 총 분량은 4쪽 이상이 되도록 하세요. 이 쪽은 표지가 됩니다.) | |||||||||
1. 수상한 사나이 1815년 가을,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에 있는 디뉴라는 작은 마을에 배낭을 멘 사나이가 나타났다. 그는 마흔여섯 정도로 보였고 우람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으나 초라해 보였다. 그 사나이는 한 음식점에 들어가 음식과 하룻밤 잘 것을 요구했지만, 주인은 돈을 준다고 해도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나이에게 나가라고 하며 종이 쪽지를 건넸다. 그 쪽지에는 사나이의 이름은 장 발장이며, 19년 동안 툴롱 감옥에 갇혀 지내다 4일 전에 나온 전과자란 사실이 적혀 있었다. 장 발장은 파리에서 가까운 작은 지방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모두 돌아가셔서 결혼한 누나 집에 얹혀 생활했다. 그러나 누나도 가난했기 때문에 장 발장은 나뭇가지 치는 일을 하였다. 누나에게는 자식이 일곱 명이나 있었다. 장 발장은 자신이 누나의 도움을 받았으니 자신의 힘으로 조카들을 기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장 발장이 쉬지 않고 일을 해도 조카들은 늘 배고픔에 허덕였다. 어느 추운 겨울날, 배고프다고 울먹이는 조카들을 집에 놔두고 장 발장을 거리로 나왔다. 어둑해진 거리에 빵 가게가 눈에 띄었다. 진열장 안에는 먹음직스러운 빵이 가득했다. 장 발장은 자기도 모르게 유리문을 깨고 빵 한 덩어리를 들고 달아났다. 그러나 빵 가게 주인에게 들켜 결국 잡히고 말았다. 경찰이 장 발장의 외투를 뒤지다가 우연히 총을 발견한다. 장 발장은 총으로 몰래 사냥을 했던 것이 들통나 재판 결과 5년의 징역을 선고 받아 툴롱 감옥으로 옮겨졌다. 장 발장은 오로지 탈출만을 생각했다. 그래서 4년 째 되던 해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히고 말아 1년만 있으면 풀려나는데 3년이 늘어나고 말았다. 그가 감옥에서 공부한 것은 죄를 뉘우치고 새 삶을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감옥을 나가면 자신에게 불행을 안겨 준 사회에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마침내 1815년, 감옥에서 나왔다. 그러나 장 발장은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되지 못했다. 당시 프랑스는 전과자는 노란색 통행증을 가지고 다니도록 했다. 새로운 도시에 가면 우선 통행증을 들고 관청에 알려야한다. 그러면 관청에선 전과자가 또 죄를 짓지는 않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디뉴 마을의 거리는 캄캄해졌다. 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거리는 매우 조용했다. 하늘에 초승달만이 희미하게 마을을 비추고 있었다.
2. 미리엘 신부와 은 촛대 장 발장은 걸어가면서 간혹 음식점이나 여관이 보였지만, 들어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한참을 걷자 성당이 보였다. 장 발장은 성당 돌층계에 누웠다. 돌층계는 몹시 차가웠지만 피곤하고 지친 그는 그냥 누웠다. 성당에서 걸어 나온 한 여인이 장 발장을 발견하고는 사정을 물었다. 장 발장은 귀찮게 대답했다. 여인은 한 집을 가리키며 저 집이라면 틀림없이 재워줄 거라고 했다. 장 발장은 그 집의 불빛을 보니 따뜻한 곳에서 몸이라도 좀 녹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 집은 미리엘 신부가 사는 곳이었다. 미리엘 신부는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을 도왔다. 식사를 준비하던 하녀와 누이동생은 감옥에서 나온 지 며칠 안 된 전과자가 있다며 문을 잠그자고 말하고 있던 참에 장 발장이 문을 두들겼다. 미리엘 신부는 따뜻하게 들어오라고 했다. 장 발장은 문 안으로 성큼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자기 소개를 했다. 자신은 장 발장이고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풀려났다고 하였다. 미리엘 신부는 아무렇지도 않게 장 발장을 반겼고 장 발장은 신부가 권하는 의자에 앉으며 너무 놀랍고 고마운 마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신부는 램프가 어둡다는 말에 은 촛대 두 개를 가져와 촛불을 밝혀주었다. 신부는 이 집은 신분이 중요하지 않다며 괴로운 일이 있으면 털어놓고 가벼운 마음이 되길 바란다고 따뜻이 이야기했다. 식탁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하녀는 가서 은그릇을 꺼내 왔다. 은그릇은 귀한 손님이 올 때만 사용하는 것이었다. |
장 발장은 방에서 자게 되었다. 그런데 감옥에서 딱딱한 마룻바닥에서 잠을 자 왔기 때문에 푹신한 침대가 불편해 깨어나고 말았다. 새벽 2시였다. 다시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장 발장은 은촛대와 은그릇을 생각했다. 돈으로 따지면 200프랑이 넘을 것이다. 장 발장은 은촛대와 은그릇에 욕심이 났다. 전과자는 사회에 나와서도 쉽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은촛대와 은그릇을 판다면 얼마 동안은 충분히 살 수 있는 액수이다. 새벽 3시, 장 발장은 일어나 배낭을 들고 신부의 침실에서 은그릇을 훔치고 정원으로 나와 담을 넘어 사라졌다. 다음날 은그릇이 없어진 걸 안 하녀가 신부에게 그걸 알렸다. 그러는 사이 경찰 세 명이 장 발장을 붙들고 신부의 집으로 찾아왔다. 하지만, 미리엘 신부는 마침 잘 왔다며 왜 은촛대는 두고 갔냐고 하였다. 신부는 경찰들에게 이 사람은 죄가 없으니 돌아가라고 했다. 주저앉은 장 발장에게 신부는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장 발장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말했다. “그만 갈 길을 가십시오. 부디 착하고 바르게 살면서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겠소.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소.” 장 발장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3. 마들렌 시장
1815년 12월 어느 날, 파리 북쪽에 있는 몽트뢰유쉬르메르 거리의 헌병대 사무소에 불이 났다. 헌병 한 사람이 그 안에 자기 아이들이 있다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시뻘건 불길이 솟아올랐다. 사람들은 불을 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헌병도 거센 불길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그 때 한 사나이가 뛰어왔다. 사나이가 밧줄을 달라고 소리 질렀다. 소방관이 긴 밧줄을 던져 주자 사나이는 밧줄을 타고 불이 활활 타오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사나이가 한 아이를 등에 업고 한 아이를 가슴에 끌어안은 채 3층 창문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무사히 벽을 타고 내려왔다. 헌병은 울먹이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사나이는 겸손하게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헌병이 성함을 묻자 마들렌이라고 허둥대며 말했다. 마들렌이라는 그 사나이는 바로 장 발장이었다.
장 발장은 미리엘 신부 집에서 무작정 걸어 나와 몽트뢰유쉬르메르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마을엔 낯선 사람이 많이 드나들어 장 발장이 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장 발장은 그곳에서 마들렌이란 이름으로 살기로 했다. 이 마을엔 검정 구슬을 만드는 공장이 많았다. 마들렌은 구슬 공장에서 얼마간 일을 하다가 스스로 공장을 갖게 되었다. 재료가 비싸고 일하는 사람의 월급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공장은 큰 이익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마들렌은 머리를 써서 재료를 값이 덜 나가는 것으로 바꾸고 구슬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해 마들렌의 공장은 날이 갈수록 번창했다. 마들렌은 3년쯤 지나면서부터는 그 지방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다. 마들렌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100만 프랑을 자선기금으로 내고도 돈이 남아 63만 프랑을 은행에 저축해 두었다. 마들렌은 많은 자선 사업을 해 사람들은 차츰 그를 존경하고 따르게 되었다.
마들렌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노인의 신음 소리가 났다. 마들렌이 그쪽으로 뛰어가보니 사람들이 커다란 짐마차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말이 끌고 가던 짐마차가 넘어져있었고 한 노인을 깔려 있었다. 그 노인은 포슈르방이라는 사람으로 마들렌의 구슬 공장 때문에 자신의 구슬 공장이 망해 마들렌을 몹시 미워하던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기중기가 오려면 15분이나 걸릴 거라고 했다. 한 사나이가 아주 건강하고 힘 센 사람이라면 가능하겠다며 툴롱 감옥에 있던 죄수 중 그런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마들렌이 그 사나이와 눈을 마주치고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자베르 형사였다. 마들렌은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곧 태연한 척했다. 마들렌은 마차를 들어 올릴 사람이 나오지 않자 자신이 마차 밑으로 들어가 마차를 등으로 밀어 올렸다. 포슈르방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들렌이 도와달라고 외치자 사람들이 달려들어 힘을 모았다. 사람들이 마들렌과 포슈르방을 끌어냈다. 포슈르방은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고 사람들은 감격하여 마들렌에게 박수를 보냈다. 마들렌은 포슈르방을 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하고 며칠 뒤 마들렌의 주선으로 파리에 있는 어느 수녀원에 정원지기로 취직했다. 이 일로 인하여 마들렌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되었다. 그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지게 되어 왕은 그에게 시장이 되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마들렌은 거절했지만 시민들까지 간곡히 부탁하는 바람에 결국 시장이 되었다.
마들렌이 시장이 된지 3년쯤 지났을 때 거기를 걷고 있는데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났다. 가보니 한 여인이 술 취한 남자와 싸우고 있었다. 자베르 형사가 나타나 그 여인을 체포해갔다. 마들렌은 그 여인을 풀어주라고 했다. 그러나 여인은 시장은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마들렌 얼굴에 침을 뱉었다. 마들렌은 침착하게 여인을 풀어주라고 했다. 여인은 발끈하며 대들었다. 자기는 마들렌 공장에서 일하다 억울하게 쫓겨난 사람이라고 했다. 자베르는 여인을 풀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마들렌은 이 사건의 판결자는 시장인 자기라며 풀어주라고 했다. 그리고 여인에게 마들렌은 자신은 여인이 쫓겨난 일을 모르고 있었다며 딱한 사정이 있으면 도와 줄테니 이야기해주라고 했다. 그 여인은 마들렌의 딸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말에 그만 기절을 했다. 여인의 얼굴을 들여다본 마들렌은 그 여인의 몸이 몹시 쇠약해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들렌은 여인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한참 뒤 정신이 든 여인은 마들렌에게 감사하며 그동안의 일을 털어놓았다.
4. 갈등의 끝
여인의 이름은 팡틴느였다. 파리에서 공장에 다니는 남자와 결혼해 코제트를 낳고 행복하게 살던 중 남편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아이 때문에 취직할 수 없었던 그녀는 일자리를 찾아 고향으로 갔다. 팡틴느는 파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몽페르메유에 여인숙에 코제트를 맡겼다. 팡틴느는 열심히 일 해서 번 돈을 꼬박꼬박 테나르디에에게 보냈다. 그러나 테나르디에는 코제트가 아프다는 구실로 옷이 자아 새 옷을 사 입혀야 한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수시로 돈을 요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장 사람들이 팡틴느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해를 해서 공장 감독자에게 고자질을 했고 팡틴느에게 자세한 설명조차 듣지 않고 그녀를 쫓아낸 것이다. 마들렌은 이야기를 다 듣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리고 테나르디에에게 밀린 돈을 갚아주고 코제트를 데려다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약속했다. 팡틴느는 뛸 듯이 기뻐했다. 테나르디에는 마들렌이 보낸 돈을 보고 욕심이 나서 아팠다고 거짓말을 하며 코제트를 데려오지 않았다. 팡틴느의 상태가 안 좋으니 딸을 빨리 만나게 해주셔야 한다는 의사 말에 마들렌은 팡틴느의 편지를 받아 코제트를 데리러 갔다. 시청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자베르 형사가 찾아왔다. 자기가 팡틴느롤 풀어주라고 명령했을 때 시장님을 장 발장으로 고발했다고 털어놓으며 벌을 내려주라고 했다. 그러나 파리 경찰에서는 자베르를 정신이상자라고 하며 장 발장은 이미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마들렌은 갈등을 겪었다. 모른 체하고 마들렌으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진실을 밝혀 샹 마티유를 구할 것인지 고민을 했다. 그러나 마들렌은 팡틴느의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걱정이었다. 마차를 빌려주는 곳에서 다음날 새벽 4시에 마차를 가져다달라고 부탁한 뒤 돌아왔다. 마들렌은 갈팡질팡했다. 마들렌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방으로 갔다. 그 방엔 툴롱 감옥에서 나올 때 들고 나온 배낭와 옷가지, 그리고 미리엘 신부에게 받은 은촛대가 있었다. 마들렌은 수많은 시민들을 저버릴 수 없다며 모른 체하고 지내기로 굳게 마음을 먹고 배낭과 옷가지를 벽난로 안으로 집어던졌다. 은촛대만은 던지지 못했다.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새벽 4시에 마차를 타고 갔다. 마들렌은 아라스로 향했다. 도착한 시각은 저녁 8시 무렵이었다. 다행히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
5. 다시 감옥으로
마들렌은 재판장 안으로 들어가 자신이 장 발장이라고 말하며 증거를 댔다. 그리고 시간을 조금만 주라고 하고는 나왔다. 은행에 가서 돈을 모두 찾았다. 그리고 자신만이 아는 숲 속의 비밀스런 곳에 돈과 은촛대를 묻었다. 병실로 가보니 팡틴느는 창백했다. 코제트는 옆방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자베르 형사가 왔다. 그러면서 이 자는 시장이 아니라 죄수 장 발장이라고 팡틴느에게 말했다. 팡틴느는 그만 푹 쓰러져 죽고 말았다. 마들렌은 팡틴느를 위해 잠시 기도했다. 자베르는 기도를 마친 마들렌을 체포해갔다. 재판을 받은 마들렌, 즉 장 발장은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잘 아는 왕의 특별 명령으로 장 발장을 사형을 면하고 무기 징역수가 되었다. 그리고 툴롱 감옥에 다시 갇히고 말았다. 이제 그는 죽을 때까지 그 지긋지긋한 툴롱 감옥에서 살아야 했다.
6. 바다에 빠진 죄수
마들렌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몽트뢰유쉬르메르 사람들은 몹시 실망했다. 믿을 수 없다는 사람도 있고 헛소문일 거라는 사람, 그리고 설령 마들렌 시장님이 전과자라고 해도 그분을 존경한다는 등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마들렌 이야기를 했다. 마들렌이 잡혀간 뒤 그의 구슬 공장은 문을 닫았다. 그는 공장과 집을 판 돈을 그곳 성당의 신부에게 맡겼다. 그리고는 그 돈으로 팡틴느의 장례를 치르고 나머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세월이 흐르자 사람들은 서서히 마들렌을 잊어갔다.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가을 어느 날, 프랑스 군함인 오리온호가 툴롱 항구에 들어왔다. 항해를 하던 오리온호가 폭풍우를 만나 심하게 부서진 곳을 고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은 그 큰 배를 구경하기 위해서 모여들었다. 간수들의 감시를 받으며 죄수들은 일을 했다. 인부들이 오리온호에 돛을 달고 있었다. 인부 중 한 사람이 비명을 질렀다. 큰 돛을 펴기 위해 돛대 꼭대기에서 일을 하다 발을 헛디딘 것이었다. 아래로 곤두박질치던 그는 다행히 중간에 늘어뜨려 놓은 밧줄을 잡았다. 시간이 자꾸 흐르는데 인부를 구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 때 한 사나이가 밧줄을 들고 다람쥐처럼 가볍게 돛의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 그는 붉은 옷을 입은 죄수였고 파란색 모자를 쓴 무기징역수였다. 그는 간수의 양해를 얻어 발목의 쇠사슬을 망치로 때려부수었다. 사나이는 돛대 꼭대기까지 가볍게 올라갔다. 바람이 불어 모자가 벗겨지자 그의 흰머리가 보였다. 그는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허공에 두 사람의 모습이 매우 위태로워 보였다. 잘못하면 둘 다 죽을 상황이었다. 인부를 무사히 돛대 위까지 올려놓은 사나이를 본 사람들은 용감하다며 저렇게 훌륭한 죄수는 석방시켜야 한다고 외쳤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발을 헛디뎠는지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사나이가 바다로 빠져버린 것이다. 그가 빠진 바다는 아주 깊어서 수영을 잘 한다해도 살아나오기 힘든 곳이었다. 잠시 후 보트가 급히 내려졌다. 하지만 바다에 빠진 그는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신문에는 어제 오리온호에서 일하던 죄수 한 명이 위험에 처한 인부를 구출하다가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고 말았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는 장 발장이라고 하는 무기 징역수였다.
7. 크리스마스이브의 손님
툴롱 항구에서 무기 징역수가 바다에 빠져 죽은 그해 12월 24일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은 몽페르메유 사람들은 한껏 들떠 있었다. 몽페르메유는 불쌍한 팡틴느의 딸 코제트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코제트는 테나르디에의 여인숙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얼굴은 테나르디에 부인에게 얻어맞아 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테나르디에 부인은 코제트에게 물을 길어오라고 시켰다. 그러나 코제트는 캄캄한 밤에 사나운 짐승이 나올 것 같아 무서웠다. 코제트는 겁을 잔뜩 먹은 채 자기 키만한 물통을 들었다. 테나르디에 부인이 은화 하나를 주며 돌아올 때 빵 한 덩어리도 사오라고 시켰다. 코제트는 벌벌 떨면서 겨우 샘에 도착해 물을 길어 올렸다. 그때 테나르디에 부인이 준 돈이 주머니에서 빠져 샘 속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코제트는 그것을 몰랐다. 코제트는 무거운 물통을 들고 오면서 팔이 너무 아팠고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 코제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때 누군가의 커다란 손이 물통 손잡이를 들어주고 있었다. 그 사람은 키가 크고 머리가 하얀 노인이었다. 노인은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코제트라고 대답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노인은 다름아닌 장 발장이었다. 장 발장은 툴롱 항구에서 바다에 빠져죽은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발을 헛디딘 것처럼 꾸며 바다로 떨어져 잠수를 해 멀리 달아난 다음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도망쳤다. 그리고 그에 대한 소문이 잠잠해지자 코제트를 찾기 위해 몽페르메유로 온 것이다. 장 발장은 코제트를 보고 너무 기뻤다. 그리고 비록 팡틴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코제트를 돌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오다가 그만 빵 사오는 것을 잊었다. 테나르디에가 돈을 주라고 하는데 앞치마 주머니를 뒤져보니 돈이 없었다. 코제트는 새파랗게 질렸다. 장 발장은 바닥에서 무얼 찾는 척하며 이것을 떨어뜨린 것 같다며 건넸다. 테나르디에 부인은 은화를 받으며 맞다고 했다. 사실 테나르디에 부인이 준 은화는 15수 짜리였고 그 은화는 20수였다. 그 은화는 장 발장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었다. 테나르디에는 하룻밤 묵는데 20수인 것을 40수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 때 방에서 두 여자 아이가 인형을 들고 나왔다. 테나르디에의 딸들인 에포닌과 아젤마였다. 코제트는 인형놀이를 구경했다. 그러나 테나르디에 부인이 한눈팔지 말고 양말이나 짜라고 소리를 질렀다. 코제트는 인형을 살짝 만져봤다가 테나르디에 부인에게 꾸중을 들었다. 그것을 본 장 발장은 밖으로 나가 인형을 사가지고 와 코제트에게 주었다. 모두들 놀랐다. 그 인형은 굉장히 비싼 것이었다. 돈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테나르디에는 이것을 보고 장 발장을 좋은 침실로 안내했다. 장 발장은 겉보기엔 초라해도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래 테나르디에는 젊었을 때 워털루 전쟁에 나갔는데 그때 밤이면 몰래 막사를 빠져나와 죽은 병사들의 옷을 뒤져 돈이 될 만한 물건을 훔쳤다. 그러다 어느 날 죽은 줄 알았던 장교의 몸을 뒤지려는데 그가 눈을 떠 그 장교는 테나르디에가 자신을 구한 줄로 알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 일로 테나르디에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무시무시한 전쟁터에서 장교를 구한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다음 날, 장 발장을 숙박비를 계산하며 테나르디에 부인이 몇 배나 되는 돈을 청구해도 아무 말 않고 그대로 주었다. 테나르디에 부인은 코제트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며 수다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장 발장이 그럼 자신이 데려가도 되겠냐고 묻자 좋아하며 돈을 주셔야 된다고 했다. 테나르디에가 1500프랑을 요구해도 장 발장은 그가 얼마나 욕심쟁이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주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새 옷을 꺼내 입혔다. 그것을 본 테나르디에는 장 발장이 애초에 코제트를 데려갈 마음으로 온 것이란 걸 깨닫고 분해 견딜 수가 없었다. 장 발장은 팡틴느의 편지를 보여주고 돈을 더 요구했지만 그냥 나왔다. 테나르디에는 너무 분해서 그 자리에서 계속 씩씩거렸다.
8. 뒤쫓는 자베르
코제트를 데리고 떠난 장 발장은 파리에 도착했다. 파리의 변두리에 있는 낡은 콜보집에 2층에 세를 얻었다. 장 발장과 코제트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코제트는 처음엔 낯설어서 말도 별로 안 하고 장 발장이 하라는 대로만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명랑해졌다. 장 발장은 주인 할머니에게 돈을 주며 집안일을 부탁했다. 그에겐 돈이 넉넉했다. 예전에 구슬 공장을 하여 번 돈을 몽트뢰유쉬르메르의 어느 숲 속에 숨겨두었던 곳에 아직 많은 돈이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쉰다섯 살의 노인이 된 장 발장과 여덟 살의 코제트는 마치 할아버지와 손녀처럼 다정했다. 오랜 세월 혼자 외롭게 살았던 장 발장에게는 코제트가 더없이 소중했다. 코제트는 장 발장에게 글을 배우는 시간 외에는 하루 종일 예쁜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두 사람은 낮엔 결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해가 어둑어둑해질 무렵에야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한다. 주인 할머니는 이들을 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코제트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봤지만 코제트는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방을 얻을 때 장 발장은 연금으로 생활해서 허름한 집에 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할머니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몹시 궁금했다. 어느 날 문틈으로 방안을 엿보았더니 외출 준비를 하며 장 발장이 푸른색 코트 안에서 1000프랑짜리 지폐를 꺼내는 것을 보았다. 장 발장이 나간 뒤 할머니는 2층으로 올라가 푸른 색 코트를 더듬어 안의 1000프랑짜리 지폐를 보고 기겁을 했다. 그 안에는 커다란 지갑, 칼, 바늘, 가위, 실 등과 여러 개의 가발이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무서워 서둘러 방에서 나왔다. 그 뒤로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콜보의 집에 사는 낯선 남자가 1000프랑짜리 지폐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장 발장은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으므로 이 소문을 알지 못했다. 그는 길을 걷다 불쌍한 거지를 보면 돈을 꺼내주었다. 성당 앞에는 늙은 거지가 한 명 있었다. 장 발장은 그 성당을 지날 때마다 늘 그에게 돈을 쥐여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장 발장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코제트와 함께 성당으로 갔다가 늙은 거지에게 돈을 쥐여 주었다. 그 거지가 고개를 들어 장 발장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 순간 장 발장은 깜짝 놀랐다. 그는 분명 그 늙은 거지가 아니라 자베르 형사였다. 장 발장은 애써 태연한 척을 했다. 밤새 고민을 한 장 발장은 다음 날 용기를 가지고 다시 거지가 있던 자리로 갔다. 그러나 그 거지는 장 발장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 주었다. 장 발장은 어제 자기가 착각한 거라고 생각하고 안심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지난 밤이었다. 장 발장이 코제트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는데 갑자기 대문이 스르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려 코제트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문 앞으로 가서 열쇠 구멍으로 밖을 내다보니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바로 자베르였다. 장 발장은 가지고 있는 짐을 대충 꾸린 뒤, 코제트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복잡한 골목길을 걷는 장 발장의 마음은 초조하고 착잡했다. 외롭게만 살아온 두 사람이 이제 조금 행복해지려는 순간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된 것이다. 길을 걷다가 붉은 등이 켜진 경찰서가 보였고 그 앞에 서너 명의 사나이들이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 중에는 자베르도 있었다. 장 발장은 코제트를 품에 안고 표범처럼 재빠르게 돌아섰다. 그런데 보이는 길에는 높은 담벼락뿐이었다. 코제트가 떨며 ‘아버지, 무서워요’라고 했다. 언제부터인지 코제트는 장 발장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었다. 장 발장은 문득 아까 보았던 가로등을 생각해서 가서 끈을 끊어가지고 왔다. 장 발장은 넥타이를 풀어 코제트의 허리에 단단히 묶은 뒤 끈에 연결했다. 그리고 담장 위로 올라가 끈을 잡아당겨 코제트를 끌어올렸다. 장 발장은 코제트를 안고 담장 안으로 가볍게 뛰어내렸다.
9. 관속에 들어가다
장 발장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딸랑딸랑하는 방울 소리가 들렸다.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이 채소밭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장 발장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 코제트의 이마를 짚어보고 깜짝 놀랐다. 이마가 펄펄 끓고 몸은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장 발장은 불길한 생각에 다급해져서 채소밭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채소밭을 거닐던 남자가 깜짝 놀라며 장 발장을 쳐다보고는 마들렌 시장님이라며 인사를 했다. 그 남자는 마들렌 덕분에 살아난 포슈르방이었다. 장 발장은 포슈르방에게 아이를 따뜻한 곳으로 데려달라고 했다. 다행히 따뜻한 곳에 몸을 누이자 코제트는 편히 잠들었다. 포슈르방은 원장 수녀님께 부탁하면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단을 나가야 한다고 했다. 수녀원은 남성 금지 구역이기 때문에 허락 받지 않고 들어왔다는 것을 알면 큰 일이기 때문이다. 코제트는 문제 없는데 장 발장이 문제였다. 그 때 포슈르방을 부르는 종소리가 났다. 돌아온 포슈르방은 원장 수녀님이 허락해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돌아가신 수녀님이 자기를 이 수도원 제단 마루 밑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했는데 시청에서는 위생상 좋지 않다고 공동묘지에 묻으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시청에서 시체를 확인하고 가면 수녀님들이 몰래 시체를 빼내어 제단 마루 밑에 묻기로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관 옮기는 일꾼이 알아챌 수 있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이 일만 잘 마무리되면 장 발장은 정원지기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장 발장은 그 관에 자기가 들어간다고 했다. 관에 못을 박을 때 송곳으로 구멍을 몇 개 뚫어 놓으면 되다고 했다. 장 발장과 포슈르방은 서로 손을 꼭 잡고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 관이 묘지에 다다랐는데 못 보던 사람이 무덤을 만든다고 했다. 포슈르방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메티엔느 영감이 죽었다며 그 사람이 무덤을 만들었다. 포슈르방은 새파랗게 질려 술 한 잔 하자고 그 사람을 꼬드겼지만 통하지 않았다. 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포슈르방은 젊은이의 주머니 속에 있던 허가증을 슬쩍 빼냈다. 그리고 허가증은 잘 챙기고 다니냐고 물었다. 젊은이는 주머니 속을 뒤지다가 허가증이 없자 당황하여 밖으로 나갔다. 그 동안 포슈르방은 관 위의 흙을 걷어 내고 못을 뽑고 관 뚜껑을 서둘러 열었다. 관 속에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장 발장이 죽은 듯 누워있었다. 포슈르방은 장 발장이 죽은 줄 알고 통곡을 했다. 그 때 장 발장이 신음 소리를 냈다. 장 발장은 잠시 기절했던 것이다. 무사히 텅 빈 관으로 무덤을 만든 뒤 묘지를 떠났다. 장 발장은 포슈르방의 동생이 되어 수녀원에서 일을 하며 살았고 코제트도 기숙사에 들어가 다른 여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했다. 원장 수녀는 하루에 한 시간씩 두 사람이 만날 수 있게 허락했다. 장 발장에겐 그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평화롭고 즐거운 나날 속에 몇 년이 흘렀다.
10. 사랑에 빠진 마리우스
1815년, 프랑스에서는 커다란 전쟁이 일어났다. ‘워털루 전쟁’이라 불리는 이 전쟁으로 인해 당시 프랑스 왕이었던 나폴레옹은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나폴레옹을 쫓아낸 사람들은 루이 18세를 왕으로 맞아들였다. 하지만 왕에게 충성하는 왕당파와 나폴레옹을 따르는 공화당파의 싸움은 계속되었다. 루이 18세가 죽고 샤를 10세와 루이 필리프가 왕위에 오르는 등 세월이 흘러도 싸움은 그칠 줄 몰랐다. 젊은이들은 주로 공화당파였다. 왕당파와 공화당파의 세력다툼은 한집안 사람을 갈라놓기도 했다. 마리우스라고 불리는 한 젊은이의 아버지와 외할아버지가 바로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마리우스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마리우스의 아버지인 퐁메르시는 나폴레옹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외할아버지 질노르망은 왕당파였다. 나폴레옹을 위해 싸우는 퐁메르시를 미워한 질노르망은 마리우스가 태어나자마자 데려다 키웠다. 퐁메르시는 아내와 아들도 잃어 쓸쓸했다. 마리우스가 열일곱 살이 되어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이 왔다. 질노르망은 내키지 않았지만 마리우스를 보냈다. 그러나 마리우스가 갔을 때 아버지는 이미 눈을 감고 말았다. 아버지는 자신이 나폴레옹 황제에게 워털루 전쟁에서 자신의 공을 높이 사 남작의 직위와 훈장을 주셨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란다는 말과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테나르디에라는 사람에게 보답을 해주라는 쪽지를 남겼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마리우스는 파리로 돌아와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잊어버리고 법률 공부에 매달렸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이었다. 성당에 가서 기둥으로 가려진 자리에 앉으려는데 한 노인이 그 자리는 자신의 자리라고 하였다. 기도를 마친 뒤 노인이 마리우스에게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어떤 사람은 아들이 오는 시간이 되면 기둥 뒤에 숨어서 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사연은 바로 마리우스의 사연이었다. 마리우스는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마리우스는 나폴레옹에 대해 나쁘게만 이야기한 외할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나폴레옹에 따르는 공화당파에 들어가 젊은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이를 안 질노르망은 몹시 화를 냈다. 마리우스는 더 이상 외할아버지와 살 수 없어 콜보의 집에서 출판사의 일을 하며 지냈다. 마리우스는 가끔 뤽상부르 공원에 산책을 간다. 산책을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이가 지긋한 노신사와 예쁜 눈동자를 가진 한 소녀를 보게 되었다. 마리우스는 언제부터인가 그들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마리우스는 공원에 나갈 때 옷차림에 신경을 썼다. 마리우스는 숱이 많은 갈색 머리에다 시원스러운 이마, 반짝이는 눈에 키가 몹시 컸다. 마리우스는 뤽상부르 공원의 연못에서 노니는 백조를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소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소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고 마음을 굳게 먹어도 소녀 앞에서 멈추지 못하고 지나치고 만다. 소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집이 어디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날, 소녀와 노신사는 공원에 오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나도 그들이 보이지 않자 마리우스는 그들이 사는 집을 찾아가 수위에게 물었다. 수위는 그들이 이사 갔다고 했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11. 종드레트의 음모
소녀가 떠나버리고 몇 달이 흘렀다. 마리우스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들겼다. 몹시 초라한 소녀였다. 그 소녀는 옆방에 사는 종드레트 씨 딸이라며 도움을 청하는 편지를 보여줬다. 순간 마리우스는 화가 났다. 그러나 소녀가 워털루 전쟁 책을 보며 자기 아빠도 중사였다는 말에 아버지의 유언이 생각나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기가 가지고 있던 돈의 60수만 남기고 5프랑을 주었다. 소녀는 성당에 노인에게 돈을 얻어야한다며 갔다. 이 말에 마리우스는 기분이 상했다. 마리우스는 벽 천장 가까운 부분에 틈난 구멍으로 옆방을 들여다보았다. 종드레트는 탁자 앞에 앉아 편지를 쓰고 있었다. 종드레트가 틀림없었다. 종드레트는 어딘지 모르게 잔인하고 교활한 것 같았다. 부인처럼 보이는 여자는 뚱뚱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아까 자신을 찾아왔던 소녀가 와서 노인이 온다고 했다. 그리고 일부러 가난하고 불쌍하게 꾸몄다. 조금 뒤 노신사와 소녀가 들어왔다. 이를 엿보던 마리우스는 깜짝 놀랐다. 방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뤽상부르 공원의 그 소녀와 노신사였기 때문이다. 새 옷과 담요를 가지고 왔다. 종드레트는 어떻게 돈을 얻어 낼까 고민을 했다. 그러나 노신사는 종드레트의 딱한 사정을 듣고 지금은 이것 밖에 없다며 5프랑을 주고 저녁 6시에 다시 들르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갔다. 옆방에서 종드레트가 떠드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음모를 꾸미는 것을 들었다. 마리우스는 경찰서에 말을 해 권총을 받았다. 위험이 닥치면 총을 쏘아 신호를 보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찰은 그전에라도 연락할 일이 생기면 자신을 찾으라며 자신은 자베르라고 한다고 했다. 마리우스가 방으로 돌아오니 6시였다.
12. 조마조마한 순간
옆방을 살펴본 마리우스는 깜짝 놀랐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난로 안에 시뻘겋게 달구어진 인두가 보였기 때문이다. 종드레트는 큰딸에게 나가서 노신사가 오는지 보라고 했다. 조금 뒤 성당의 종소리가 울리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종드레트 부인이 억지웃음을 띤 채 공손하게 노신사를 맞이했다. 이번엔 노신사 혼자였다. 노신사는 탁자에 돈 80프랑을 내놓았다. 종드레트는 고마운 척하며 부인에게 노신사가 타고 온 마차를 돌려보내라고 속삭였다. 그러면서 태연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그때 소리 없이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조금 뒤에 낯선 사내 서너 명이 슬쩍 들어왔다. 종드레트는 그림을 팔려고 했다. 그러나 노신사는 사지 않았다. 노신사가 일어나 벽을 등지고 방 안을 휘둘러봤다. 종드레트는 이제 때가 되었다는 듯이 노신사에게 자신을 모르냐고 소리쳤다. 노신사는 모른다고 했다. 그 상황을 계속 지켜보던 마리우스는 권총의 방아쇠를 잡았다. 종드레트는 자신은 종드레트가 아니라 테나르디에라고 했다. 노신사는 순간 놀라는 기색을 보이다 곧 담담하게 모르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마리우스는 깜짝 놀랐다. 아버지의 목숨으 구해준 중사가 테나르디에인데 저 흉악한 사람에게 보답을 해야 된다니.......마리우스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그 테나르디에를 놔둘 것인지 노신사를 위해 총을 쏠 것인지 갈등을 겪는다. 테나르디에가다시 노신사를 위협했다. 테나르디에는 사내들과 의논하기 위해 등을 돌렸다. 노신사는 그 틈을 타 창가로 뛰어갔다. 그러나 일당들에게 옷자락을 잡히고 말았다. 노신사는 철사로 침대에 꽁꽁 묶였다. 테나르디에는 짐승처럼 웃으며 난로에 꽂힌 인두를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돈이 필요하다고 서랍에서 종이와 잉크를 꺼내 탁자 위에 놓았다. 그리고 자기가 부르는 대로 받아쓰라고 했다. 코제트를 부르는 내용이었다. 주소와 서명을 하니 테나르디에는 부인에게 편지를 전하라고 했다. 그리고 테나르디에 부인이 코제트를 다른 곳에 숨겨두고 돈을 가져오면 다시 풀어준다고 했다. 마리우스는 점점 자신이 사랑하는 소녀와 아버지를 두고 갈등을 겪는다.
조금 뒤 테나르디에의 아내가 뛰어들었다. 그리고 가짜 주소였다고 했다. 테나르디에는 화가 치밀었다. 테나르디에를 노려보던 노신사가 벌떡 일어났다. 놀랍게도 철사가 모두 끊어졌다. 노신사는 난로에 꽂혀 있던 인두를 들어올렸다. 사내들이 멈칫했다. 노신사가 방 안이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난 목숨이 아깝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뻘건 인두를 서슴없이 자기 팔에 갖다댔다. 사내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노신사는 인두를 창 밖으로 던지고 그 자리에 앉았다. 사내들이 소리치며 노신사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마리우스의 신호를 기다리다 못한 자베르가 먼저 들어왔다. 테나르디에와 사내들은 자베르의 권총에 흉기를 내려놓았다. 자베르가 문밖을 향해 명령하자 스무 명 정도 되는 경찰들이 우르르 들이닥쳤다. 자베르는 테나르디에와 사내들을 신경 쓰느라 노신사에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을 모셔오라는 말에 창 쪽을 바라보니 이미 노신사는 혼란한 틈을 타 창문으로 빠져나간 것이었다. 자베르는 그 노인이 장 발장인 것을 눈치 채고 탁자를 치며 분하다는 듯이 말했다. 자베르는 순간의 실수로 손아귀에 들어온 물고리르 놓친 것이 무척 아쉬워했다.
13. 떠나 버린 코제트
마리우스는 감옥에 갇힌 테나르디에에게 달마다 얼마 간의 돈을 보내주었다. 테나르디에가 못된 사람이란 걸 알았지만 아버지의 유언을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리우스는 노신사와 소녀가 사라진 뒤 실의에 빠져 거리를 방황했다. 거리에선 왕당파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시위가 자주 일어났다. 마리우스는 친구들이 함께 시위에 나가자고 권했지만 떠나버린 코제트에 대한 그리움에 혼자 쓸쓸히 지냈다.
그렇게 덧없이 세월이 흐르던 4월 어느 날, 마리우스는 쓸쓸히 산책을 하다가 테나르디에의 큰딸 에포닌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에포닌이 호들갑스럽게 만나니 기쁘다고 했다. 에포닌은 그 아가씨가 어디 사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놀라며 어서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주소를 알려주면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하면서 주머니에서 5프랑을 꺼내 에포닌에게 내밀었다. 에포닌은 이런 식으로 대하지 말라고 했다. 에포닌은 마리우스의 관심이 온통 코제트에게 가 있는 것이 슬펐지만 마리우스를 위해 그 소녀의 집으로 안내했다. 한편 콜보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노인은 다름 아닌 장 발장이었다. 수녀원에서 정원지기로 일하던 시절 장 발장은 행복했다. 형사 자베르에게 쫓길 위험도 없었고 코제트도 수녀원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 발장은 코제트가 자신이 죽으면 수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포슈르방이 죽자 수녀원을 떠났다. 그리고 이름을 포슈르방으로 바꾸고 집을 세 군데나 마련해 살았다. 뤽상부르 공원으로 산책을 가면서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청년을 본 코제트는 그를 흠모했다. 그는 다름아닌 마리우스였다. 장 발장이 몽트뢰유쉬르메르로 다니러 갔을 때 그날 밤 코제트는 정원에 나가있었다. 그때 문득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꼈다. 그는 마리우스였다. 그 둘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던 사람들처럼 서로 포근함을 느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점점 깊어 갔다. 그러나 코제트의 마음 한 구석에는 장 발장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코제트는 영국으로 떠난다는 슬픈 소식을 전했다. 마리우스는 단단한 결심을 하고 외할아버지 질노르망에게 갔다. 질노르망은 마리우스가 돌아오자 무척 기뻐했다. 그러나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마리우스를 보고 화를 냈다. 그리고 결혼할 여자를 모욕했다. 마리우스는 화가 나서 그냥 나왔다. 뛰쳐나온 마리우스는 괴로운 심정을 달래려고 파리 거리를 헤맸다. 그러다 밤 10시가 넘어 코제트의 집으로 갔으나 불은 다 꺼져있었다. 대문 밖에는 에포닌이 있었다. 지금 파리 거리는 온통 공화당파 물결이라며 친구 클레파크도 그곳에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마리우스는 놀라서 거리로 나갔다. 당시 파리에서는 왕당파에 반대하는 공화당파 사람들의 운동 열기가 거세게 퍼져 가고 잇었다. 그래서 경찰은 공화당파 사람들은 물론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다고 의심이 가는 사람은 무조건 잡아들였다. 장 발장은 이 때문에 영국으로 건너가려고 했던 것이다.
14. 편지를 가로채다
마리우스는 광장으로 갔다. 광장에서는 정부군과 시위 군중이 맞서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떠지어 서 있는 정부군의 눈을 피해 혁명군에 합류했다. 정부군은 혁명군에 가세하려고 움직이는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혁명군은 온 힘을 다해 대항했지만 정부군의 힘을 당해 낼 수는 없었다. 그들은 자꾸 뒤로 밀렸다. 마리우스가 바리케이드에 화약통을 들고 기어오르자 정부군은 앞다투어 도망갔다. 바리케이드에 올라가는 마리우스를 맞히려던 총알을 에포닌이 대신 맞았다. 에포닌은 마리우스에게 코제트의 편지를 전해주었다. 그리고 숨을 거두었다. 마리우스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코제트에게 보냈다. 심부름 맡고 있는 소년에게 부탁을 했다. 소년은 한 노인에게 편지를 주었다. 그 노인은 장 발장이었다. 그러나 장 발장은 편지 내용을 읽어보고 그 동안의 사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차피 그 청년도 오늘 죽음의 길로 떠나게 될 테니 편지를 코제트에게 보내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코제트를 위해서 청년을 구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혁명군이 싸우고 있는 거리로 나갔다. 바리케이드 쪽으로 다가오는 한 노인을 본 앙졸라가 소리치며 총으로 쏘려고 했다. 그러나 마리우스가 다급하게 자신이 아는 분이라고 하며 쏘지 말라고 했다. 그 노인은 장 발장이었다. 한 젊은이가 벽에 기대앉아 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앙졸라에게 수상하다고 속삭였다. 앙졸라가 손짓을 하자 청년들이 달려와 자베르를 기둥에 묶었다. 정부군의 집요한 공격은 점점 더 거세어졌다. 정부군의 총알을 막으려면 이불이나 담요가 있어야 했다. 7층 건물에 두꺼운 담요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군의 총탄을 피해 담요를 가져오는 것은 목숨을 건 일이었다. 장 발장이 쏜 총탄이 7층에 매달린 줄에 정확히 맞았다. 그리고 쏜살같이 달려가 담요를 가져왔다. 앙졸라는 혁명군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장 발장은 부탁으로 선술집의 포로를 자신이 죽이게 해달라고 했다. 선술집의 포로는 자베르였다. 그리고 자베르를 풀어주었다.
15. 마리우스를 구하다
청년들은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싸웠다. 그러나 정부군의 총칼을 견뎌 낼 수는 없었다. 마리우스의 어깨를 총탄이 뚫고 지나갔다. 마리우스는 그만 붉은 피를 뿜으며 정신을 잃고 바닥으로 굴어 떨어졌다. 장 발장은 부상을 입은 마리우스를 업고 맨홀 뚜껑 안으로 들어가 하수도로 갔다. 고약한 냄새가 풍겨왔지만 장 발장은 축축한 벽을 손으로 더듬으며 조금씩 나아갔다. 한참 이 지나도 길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장 발장은 마리우스의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쪽지를 보았다. 내용은 자신은 마리우스 퐁메르시이고 자신의 시체를 발견하면 마레의 피유뒤칼베르 거리 6번지에 사는 질노르망 씨 댁으로 옮겨 주라는 것이었다. 장 발장은 저만치에서 입구를 찾았다. 잠겨져 있었다. 거기서 테나르디에를 만났다. 테나르디에는 마리우스에게 꺼낸 돈의 반만 자기에게 주라고 했다. 30프랑이 나왔다. 테나르디에는 얼른 마리우스의 옷자락을 찢어 챙겼다. 나중에 살인범을 찾는데 증거로 삼아서 많은 돈을 우려낼 속셈이었다. 테나르디에는 약속대로 문을 열어줬다. 밖에서 자베르를 만났다. 장 발장은 자베르에게 이 청년을 집에 데려다 준 뒤 자신을 잡아가라고 했다. 그러나 자베르는 지나가는 마차를 불러 장 발장과 마리우스를 태워주었다. 자베르는 몹시 괴로웠다. 그리고 강물에 빠져 죽었다.
16. 털어놓는 비밀
질노르망은 마리우스를 보고 어쩔 줄 몰라 했다. 의사를 불러 치료했지만 마리우스는 깨어나지 않았다. 질노르망은 밤낮이고 마리우스를 간호했다. 그 덕분인지 마리우스는 차츰 의식을 되찾고 조금씩 나아졌다. 가끔 헛소리까지 했다. 넉 달쯤 지나자 마리우스는 회복이 되었다. 질노르망은 장 발장과 만났다고 걱정 말고 일어나라고 했다. 1833년 2월 16일,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결혼을 했다. 포슈르방 즉 장 발장은 자신이 쓸 500프랑만 제외하고 나머지 58만 4000프랑은 마리우스에게 전했다. 모두가 즐거웠지만 장 발장은 우울했다. 장 발장은 조용히 빠져 나와 집으로 갔다. 장 발장은 코제트의 방에서 코제트가 몽페르메유를 떠날 때 입었던 옷들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았다. 장 발장은 너무 외로웠다. 다음 날, 장 발장은 마리우스에게 갔다. 그리고 자기의 감춰왔던 사실들을 말했다. 자신은 장 발장이란 전과자이고 19년 동안 툴롱 감옥에서 살았다는 사실 등 마리우스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코제트의 행복을 위해서 코제트에겐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코제트를 계속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는 어두운 느낌을 주는 듯한 전과자 장 발장을 피하려 했고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장 발장은 다시는 코제트를 만나지 않았다.
17. 용서와 사랑
장 발장은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코제트를 만날 수 없게 되자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렸다. 하루 종일 방 안에 있었고 음식도 먹지 않았다. 장 발장은 드디어 병이 나고 말았다. 자기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 장 발장은 장롱 깊이 넣어둔 은 촛대와 코제트의 어렸을 적 옷가지를 꺼내 침대 위에 늘어놓았다. 그리고 은촛데에 불을 켠 뒤, 디뉴 마을의 미리엘 신부를 생각하면서 소리 없이 흐느꼈다.
한편 그 시간에 마리우스에게 한 남자가 찾아왔다. 테나르디에였다. 그리고 사실도 아닌 비밀을 팔려왔다며 장 발장이 자베르를 죽였고 마들렌이라는 구슬 공장 주인의 재산을 가로챘다고 했다. 그리고 하수도에서 한 청년의 시체를 메고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 때 찢어놓은 옷자락으 보여주었다. 마리우스는 그제야 자신을 살려주신 분이 바로 장 발장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화가 나서 테나르디에에게 돈을 뿌리며 멀리 사라지라고 소리쳤다.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장 발장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러면서 자기들과 같이 살자고 제안했다. 장 발장은 이미 늦었다고 했다. 장 발장은 코제트에게 은 촛대를 주었다. 그리고 벽장 안에 있는 500프랑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라고 했고 코제트의 어머니 이름은 팡틴느이고 고생을 많이 하신 분이니 이름을 부를 땐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 그리고 장 발장은 죽었다. 장 발장의 묘지 앞에 비석에는 이름도 없이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힘겨운 삶을 살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은 사람, 그가 여기 잠들었네. 불행한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속죄의 길을 걸어온 사람, 이곳에 고이 잠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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