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민성기 신부님!
정말 너무 하세요. 이렇게 갑자기 가시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협심증과 관상동맥으로 병원에서 가벼운 수술 받으신다 하시더니,
수술을 안 받으시고 그냥 나오셔서, 병증이 가버운가 좋아했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입니까?
저희들도 매일 올라다니는 약수터에서 쓰러지셨다고 들었는데
전 믿을 수가 없어요. 어제 영성체를 주시면서 눈맞춤하셨던
다정했던 그 눈빛도 잊을 수가 없어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강남으로, 분당으로 이사가려고
허리띠 졸라매다가 허리 부러져 죽지 말고,
오늘에 충실하며 행복하라고 하셨던가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오늘에 최선을 다하라 하셨던가요?
그리고 금요강좌는 밀린것 까지 다 해준다고,
제목은 춤추는 생명나무라 하셨던가요?
당신 가실 시간을 미리 다 알고 계셨던 듯,
어찌 그리도 말씀 하나 하나 예사롭지 않은지
슬픈 중에도 놀랍기만 합니다.
어린 자식을 두고 먼 시장에라도 가는 엄마처럼
강론말씀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셨으니 말씀입니다.
신부님! 예수님 곁이 그렇게 급히 가고 싶으셨나요?
그래도 저희는 너무 슬퍼서, 전화로 이 소식을 전하면서,
마냥 울었답니다.
2년 간 부름받고 저희 성당에 오셔서 겨우 1년 되셨지만
10 년 세월보다 더 깊이 정들고, 사랑 깊어진
신부님과 저희가 아니었던가요?
신부님!. 부디 주님 곁에서 행복하세요.
그리고 지금껏 하셨듯이 저희를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해 주세요.
2004. 10. 12. 새벽에,
민성기 신부님께, 신부님을 사랑하는 어느 신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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