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건너기와 한붓그리기 독일의 쾌니히스베르크라는 마을은 철학자 칸트가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칸트는 산책을 즐겼는데 그 시간이 정확해 마을 사람들은 그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고 한다.
18세기 초 이 마을에는 [그림 1]과 같이 7개의 다리가 놓여 있었다. 사람들은 산책을 할 때, 과연 같은 다리를 2번 건너지 않으면서 모든 다리를 전부 건널 수 있을까하는 문제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의 해결에 매달렸지만 그렇게 다리를 건너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수학적으로 정확히 증명한 사람은 독일 수학자 오일러였다.
오일러는 먼저 4지점을 점으로 표시하고 다리를 선으로 표시하면 [그림 2]과 같이 간단한 그림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다리 건너기 문제는 이 새로운 그림의 한 점에서 출발하여 연필을 떼지 않고 모든 선분을 한번씩 지나가도록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 하는 한붓그리기의 문제가 되었다.(이 때 같은 점을 여러 번 지나는 것을 가능하다) 아무리 해봐도 이 그림은 한붓그리기를 할 수 없다.
[그림 2]에서 N과 같이 홀수개의 선분이 만나는 점을 홀수점, 짝수개의 선분이 지나는 점을 짝수점이라 한다. 한붓그리기는 홀수점이 0개 또는 2개일 때만 가능하다. 짝수점은 그 점을 몇 번이건 다시 돌아나올 수 있지만 홀수점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출발점 또는 도착점이 된다. 따라서 홀수점이 없으면 어떤 점에서 출발하더라도 모든 선분을 한번씩 지난 뒤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한붓그리기가 가능하고 홀수점이 2개면 홀수점에서 출발하여 또 다른 홀수점에 도착하는 한붓그리기가 가능하다.
쾌니히스베르크 다리 문제는 홀수점이 4개 있으므로 한붓그리기는 불가능하다.
그 넓은 땅을 점으로, 다리를 긴 선분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은가. 한붓그리기의 관점에서 보면 점이 서로 연결된 형태만이 중요하다. 당시 이런 생각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도형을 보는 또 하나의 관점, `위상수학'이 막 생기는 순간이었다. 이제 우리도 다음 도형이 한붓그리기가 가능한지 스스로 알아보고 직접 한붓그리기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