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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날마다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아내가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죠" 10년 전 수술을 받고 왼쪽 팔다리가 마비됐으나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에 힘입어 재활의지를 불태워 정상인에 가깝게 회복해가는 부부가 있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결혼생활 33년 째인 완도읍 가용리 신광철강 이광오(60세) 대표와 윤정숙(53세)부부.
이 씨부부는 3형제(정태,경태,영태)를 낳아 키우며 여느 부부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물론 남편 이 씨의 부지런한 품성때문에 하는 사업도 속된 말로 잘 풀리는 편이었다. 그러던 가정에 불행이 찾아 왔다. 부인 윤 씨가 심장판막수술을 했으나, 하루아침에 뇌경색증세까지 겹쳐 팔다리 마비증세가 온 것이다
말 그대로 집안이 말이 아니었다. 윤 씨는 그 당시에는 “삶의 의미와 의욕이 없어 많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가정을 전혀 돌볼 수도 없어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런 처지에 놓인 자신을 끔찍이 사랑해 주는 남편과 자식들이 눈에 밟혀 많이 괴로웠다.
윤 씨는 하루종일 방에 누워서 남편이 해주는 식사로 삶을 영위해야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까 남편이 그때부터 운동을 시키려 했던 것 같아요.” “남편이 갑자기 사업장 사무실에 출근을 시키더니 운영전반을 맡으라는 거에요.” “처음에 많이 당황했어요”
하지만 윤 씨는 평소에 남편성격이 무뚝뚝해서 정이 없는 것 같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깊고 따뜻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남편이 시키는 대로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봤다. 모든 것이 서툴고 어려웠다. 남편 이 씨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지켜만 봤다고 했다.
얼마 지나자 남편 이 씨가 아내의 재활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먼저, 사무실 업무가 끝나면 아내를 매일 종합운동장에 데리고 나가 함께 트랙을 돌았다. 혼자서 할 수도 없지만 혼자운동을 시키면 쉽게 포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내를 운동시키기 위해 이 씨는 작업장에서 곧바로 온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작업복 차림에 낡은 구두를 신고서 트랙을 돌아야 한다. 아내를 부축해 운동을 같이 하는 것이 하루 일과 중 이 씨의 마지막코스다. “지금 고백하건대 간혹 귀찮을 때도, 하기 싫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몸으로도 좌절하지 않고 재활의지를 불태우는 아내를 보면서 마음을 다시 고쳐 잡은게 몇 번이라 했다. 운동을 시작 한지도 벌써 4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남편의 헌신적 사랑에 힘입은 윤 씨 또한, 왼쪽 다리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젠 간단한 청소나 음식장만은 거뜬하게 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왼팔은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내색은 안해 왔지만 남편 이 씨 역시 사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사업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 아픈 아내라도 옆에 있었기 때문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견딜 수 있었습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합니다.” 한 때 사업이 어려워 힘든 때도 있었지만 부인 건강이 좋아지는 걸 보면서 꿋꿋이 견디어 온 그 다.
곁에서 오랫동안 이 부부와 친분을 쌓아온 이종철씨는 남편 이 씨 칭찬에 침이 마를 지경이다. “만약 내 아내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난 이혼할 겁니다” 라고 말을 던져 폭소를 자아냈다.
윤 씨도 남편 자랑을 잇는다. “무뚝뚝하고 표현은 잘 하지 않지만 우직한 남편이 믿음직스럽고 좋습니다.” “남편의 속 깊은 사랑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살아갈 생각입니다.”
남편 이 씨는 부인 윤 씨를 추켜 세운다. “주변의 다른 부부도 아내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저보다 더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믿고 따라준 아내가 더 자랑스럽고 고맙죠”라고 했다.
하루 업무를 끝내고 인터뷰에 응한 이 씨 부부는 하루의 일과로 피로가 역력하다. 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부부의 얼굴엔 행복한 웃음꽃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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