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에서 나는 무한한 가능성을 본다.물론 아직은 기량이 한국이나 일 본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잠재력 만큼은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은근히 두려움이 일 만큼 대단하다.실제로 유소년팀들을 상대로 한 축구지도 는 한국의 현실보다 훨씬 낫고 선수층도 우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두껍 다.‘잠자는 공룡’이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유독 축구에서만 아시아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육상이나 수영 체 조 역도 여자배구 등 세계정상의 수준인 종목도 여럿일 만큼 중국은 스포츠 대국이다.축구에 쏟아붓는 열기도 한국이나 일본을 앞선다.대표팀 경기뿐만 아니라 1·2부 프로팀 경기,아마추어 경기까지 팬들이 보여주는 열성은 대단 하다.그런 열성에 반해 중국축구가 거둬들이는 성과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 다.
그러나 중국축구계는 축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아끼지 않는 다.지난 15일까지 한달간 쿤밍에서 모든 팀들이 동계훈련을 가졌는데 그 자 리에는 FIFA에서 나온 기술지원팀이 중국축구의 발전방향을 위해 노심초사하 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들은 중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감독들과도 따로 만나 중국축구가 발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일일이 물었다.나도 내가 아는 범위에서 느낀 점을 비교적 소상하게 대답해줬다.중국축구는 매 년 쿤밍훈련 때 쿠퍼테스트를 했다.그러나 올해부터는 없어졌다.그만큼 이제 각 프로팀의 자율적인 훈련내용을 믿겠다는 얘기다.프로축구단 사장들은 최 근 내년부터 외국인 감독은 쓸 수 있도록 하되 외국인 코치는 쓰지 못하도록 결정했다.이는 능력있는 외국인 감독 아래서 자국 코치들이 지도방식이나 선수 다루는 방법 등을 배우도록 하는 의도가 깔려있는 듯 하다.
이처럼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대표팀 발전의 지지부진에 대해서 는 인내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세계적인 명장 밀루티노비치를 믿었던 만큼 실망감도 크다는 방증이겠다.28일 중국은 미국에 2-1로 패해 2002년월드컵 예선(4월)을 앞두고 최근 평가전 4연패의 늪에 빠졌다.밀루티노비치 감독에 대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중국 언론뿐만 아니라 체육 고위관 계자까지 비판하고 있다.변화를 추구하는 만큼 그 변화를 따라주지 못하는 중국축구에 대해 팬들의 실망감은 훨씬 크다는 느낌이다.중국축구는 프로 감 독들이 그동안 ‘파리목숨’ 취급을 받을 만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지도 자에 대한 응징이 살벌했다.명성이 헛되지 않은 것이라면 밀루티노비치 감독 도 생각이 있을 텐데….이럴 때일수록 참고 기다려주는 대국 기질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