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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진보 압승 … 전교조 출신 8명
진보, 17곳 중 13곳 당선 … 세월호·단일화·자녀 영향
2014-06-05
6·4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압승을 거뒀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들은 무려 13곳을 휩쓸었고 이 가운데 8명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후보들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박근혜정부의 보수적 교육정책에 제동이 걸리거나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곳은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경남 충북 충남 세종 전북 광주 전남 강원 제주다.
서울에서는 조희연 후보가 보수 성향의 문용린·고승덕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이재정·이청연 후보가 당선되면서 진보 교육감들이 수도권을 석권했다. 부산에서도 진보성향의 김석준 후보가 현직 교육감인 임혜경 후보를 따돌렸고, 충북 교육감도 진보 김병우 후보가 당선됐다.
경남 박종훈, 충남 김지철, 세종 최교진, 강원 민병희, 제주 이석문 당선자도 모두 진보로 분류되는 후보들이다. 호남에서도 진보성향의 현직 교육감인 장휘국(광주) 김승환(전북) 장만채(전남) 후보가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교육감 당선자는 경북 이영우, 울산 김복만 후보 3명뿐이다. 대전 설동호 당선자와 대구 우동기 당선자은 중도로 분류된다.
이처럼 진보 교육감들이 압승을 거둔 이유는 세월호 사태와 후보 단일화, 자녀들의 돌출 발언 등이 꼽힌다. 이번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세월호 사태'였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학생들이었고 이들이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를 믿고 따랐다가 선실에 갇혀 사망한 점 등은 학부모들이 주입식, 경쟁 위주의 교육보다 자발성과 협력을 중시하는 진보적 교육에 더 관심을 갖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후보들이 난립한 반면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룬 것도 주요 원인이다. 호남의 현직 교육감 출신 후보를 제외한 조희연 이재정 이청연 등 대부분 진보 후보들의 득표율이 30~40%대로, 보수 후보들의 득표율을 합하면 10~20%p 뒤지는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보수 진영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단 한 곳도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고, 이번에도 대구 강원 경남 3곳에서만 단일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단일화가 이뤄진 강원 경남에서도 진보 후보에게 패했다.
후보 자녀들의 돌출발언 또한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서울교육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고승덕 후보는 선거 직전 딸 희경씨(영어명 캔디고)가 SNS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린 뒤 지지율이 급락, 결국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반면 조희연 후보의 차남 성훈군은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려 네티즌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투표용지의 후보자 순서가 선거구 마다 다르게 표기된 교호순번제가 처음 도입된 것도 투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됨에 따라 이들이 내 건 정책공약이 교육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교육계에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한 혁신교육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이 교육현장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고, 이를 배경으로 김 전 교육감이 도지사 선거까지 도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