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시대' 구마적 인기절정
또 한명의 늦깎이 스타가 탄생했다. 이원종(37)이 제 물을 만난 듯 펄펄 뛰고 있는 것.
그는 SBS TV <야인시대>에서 포용력 있고 선 굵은 보스 구마적 역을 깔끔히 소화해내 뒤늦게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당연히’ 그는 갑자기 나타난 스타가 아니다. 전국 관객 400만명을 넘어섰던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경주 조폭 보스로, 역시 전국 관객 350만명을 넘어섰던 <달마야 놀자>에서 과거가 의심스러운 장사 스님으로 등장했다.
영화 배우로서 이력은 쟁쟁하다. <반칙왕> <네 발가락> <라이터를 켜라> <재밌는 영화>, 곧 개봉할 <남자, 태어나다>까지. 10년 넘게 연극 무대에서 쌓은 강한 내공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크린에서 맹활약했다. 이원종 만이 해낼 수 있는 독특한 영역을 쌓아온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TV의 위력은 정말 무섭다. TV시청률 50%는 영화 관객 300만명 이상 보다 훨씬 기세가 세다”고 말할 만큼 최근 <야인시대>로 얻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새벽 4시에 사우나에서 벌거벗고 사인 해주는 기분을 아느냐. 취침실에 숨어 들어가 자도 깨우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동안 이런 불편은 감수해야 겠다”며 웃었다. 그는 2000년 3월 KBS 1TV <왕과 비>를 끝으로 영화와 연극에만 전념해왔다. “연극 무대야 내 고향이고, 영화를 해보니 드라마는 준비할 시간도 없고 중간에 스토리와 캐릭터가 자주 바뀌어 내가 뭔가에 조정 당하는 느낌이 들어 하기 싫었다”는 게 그의 설명.
한국 영화가 활황기를 맞으며 연극 배우들이 영화로 무대를 옮겨갔고, 영화에서의 성공으로 드라마에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하는 시너지 효과가 생겼던 게 그를 봐도 알 수 있다.
10월 셋째 주. 김두한에게 종로를 내주면서 이원종은 <야인시대>를 떠난다. 그래도 팬들은 여전히 그를 만날 수 있다. 12일 방송을 시작하는 SBS TV <대망>(극본 송지나·연출 김종학)에 그는 또 한번 스님 역으로 출연한다.
또 11월 3일 방영 예정인 MBC 특집 드라마 <안녕 내 청춘>도 촬영중이다. 이번 주 개봉하는 영화 <남자, 태어나다>에 이어 영화 <유아독존>도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연말에는 연극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