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의 공항철도 '지분인수'에 관한 여러가지 떠오르는 잡생각들을 두서 없이 적어봤습니다.
(1) 대한민국 최초 사철의 말로는 비참했다?
공항철도는 엄밀히 말하면 BTO방식으로 완전한 '사철'이라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으나, 여하튼 기존 철도청/공사나 지방공사 조직이 아닌 '새로운 주식회사'가 철도를 건설하고 경영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철도 역사의 독특한 페이지를 장식할 뻔... 했으나. 결국 코레일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준 공조직화 되어버렸습니다. ^^
(2) 국가재정 및 코레일에게는 득일까 손일까?
본래 민간 컨소시엄에게 주던 돈을 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최소한 7~8%의 영업이익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조건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흑자노선'이 없는 코레일로서는 공항철도에서 보장받은 흑자(?)를 배당금 형태로 회계에 편입함으로서 다른 적자노선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7~8% 영업이익만 제대로 보장받는다면 코레일 입장에서 손해날 것은 없는 장사인 셈입니다.
국가재정으로서는 90을 주던 것을 58만 주면 되니, 32만큼을 세이브할 수 있어. '이득'은 아니지만 '손실'을 감소시킬 순 있겠습니다.
(3) 대체 공항철도는 얼마를 남겨먹었던 것일까?
기대수익의 90%만 보전해주던 것을 58%만 보전해주어도 7~8%의 영업이익이 난다고 합니다. 단순히 역산해보면 공항철도의 원가는 기대수익의 53~54% 수준이라는 계산도 되는데.
좀더 바꿔 말하면 기대수익의 90%라는 것은. 원가의 166%에 해당하는 것으로. 무려 연간 66%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율이 보장되어 있었다는 소리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건 뭐 사채이자도 아니고...)
물론 실제로는 연도별 기대수익이 차등적용된다거나, 앞서 제시된 7~8%의 영업이익이라는 수치가 실제로는 실현이 힘든 수치라거나 하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겠습니다만.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공식은 밝히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4) 코레일의 지분인수 후, 공항철도도 수도권통합요금제에 편입될 가능성은?
현 상태에 비해서 그 전체적인 가능성은 쬐끔 올라갔겠지만... 완전한 결론은 실제 협약내용에 따라 좌우될 것 같습니다.
* 경우1 : 협약내용이 '고정 수익률' 개념인 경우. 즉, 만약 수도권통합요금제 전면편입으로 인해 운임수입 총액이 줄더라도, '고정된 수익률'을 보장해주기 위해 정부가 줄어든 수입만큼을 보상해주는 경우 - 사실상 수도권통합요금제에 전부 또는 일부 편입 확실시.
* 경우2 : 협약내용에 따른 수익보전이 '운송한 사람수' 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 즉, 단순하게 (0.58*예상 승객수 - 실제 승객수) X (협약운임:3100원) 로 계산되어 보상금이 지급되는 경우 - 코레일 아니라 코레일 할애비가 운영해도 수도권통합요금제로의 편입은 어려움. 승객 머릿수가 그만큼 보상금이 줄어들어, 오히려 수익성은 나빠지기 때문.
(5) 기존 지분소유자들의 반대는 없었을까?
실제로, 우면산터널의 경우. 서울시에서 인수 검토 사실을 밝힌 적도 있으나. 정작 터널회사 측에서는 강력하게 거절하고 있습니다. 가만히만 있으면 수익이 보장되는데, 무엇 하러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팔겠냐는 겁니다. ^^
공항철도의 경우도 비슷한 경우로 보이는데, 여러 지분소유자들의 반대는 과연 없었을까요? 공산당이 아닌 이상, 강제로 매각을 종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을 테고 말입니다. (도둑놈 기업 이미지가 박힐까 봐 팔았다면 이해가 갑니다만)
(6) 계열사 운영에 재미붙인 코레일이 자회사를 또 만들 가능성은?
기존의 코레일 계열사들은, 정규 철도산업체라기보다는 협력사나 분사 개념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정규철도사업자로 독자적인 노선을 가진 공항철도가 코레일 계열사로 편입되는 것입니다.
만약 이 독자노선 계열사 운영에 코레일이 재미를 붙인다면. 승무분야 외주화, 역무분야 외주화 등의 소극적(?)인 외주화에 그치지 않고... 아예 몇몇 노선을 통째로 계열사로 분리해서 외주화해버리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수도권전철사업부문을 뜯어 '코레일메트로(주)'를 만든다거나. 정선선 같은 지선노선을 뜯어 '코레일정선(주)'를 만든다거나...;
(7) 공항철도가 이름을 바꿀 가능성은?
IP&C, KTX관광레저 등 중구난방식 이름을 갖던 코레일 계열사들이 얼마 전 정리를 통해 코레일ㅇㅇ 식으로 모두 개명하면서 재계서열 수위에 드는 '코레일 그룹'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코레일트랙,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투어서비스, ...)
공항철도가 코레일 계열사로 정식 편입된다면, 역시 이 법칙을 따라 BI를 개명하는 경우도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코레일공항철도(주)라던가...;
첫댓글 6의 경우에 대해서 저의 생각은 '광역사업부'의 분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정선선 같은 노선을 독자분리노선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노선 포기'라는 일종의 '사형 선고'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광역철도 사업부 및 고속철도 사업부를 완전한 독립 계열사로 만들고, 나머지 부분은 다시 KR과 통합해서 도로 철도청으로의 회귀가 어떨까 싶습니다. 어차피 고속철도 건설부채라는 것이 책임론적으로 따지면 정부에서 책임을 져야 하므로, 이런 방식으로 '부분 민영화'를 실현시키는 것도 고려를 해 본 적이 있습니다.
고속철을 독립 계열사로 만든다면 경부선에서 수익이 꽤 나기 때문에 고속철 부채는 점차 줄어들 거 같습니다. 다만 다른 부채가 좀 문제가 되겠죠........(역시나 용산 팔아먹기가 답이려나........)
다른 부채라면야 용산 팔아먹기로 처리가 가능하겠죠.^^:;
영업이익과 전체사업 투자비 대비가 동일한 것인가요 영업이익은 투자비 제외한 순수한 영업부분 이익이라고 생각 합니다 정부가 시설 인수비용은 전액 부담하고(철도시설 관리공단) 코레일은 영업만을 인수하는 것인지? 아니라면 이상한 계산법인데요 ?
3. 당초 공항철도가 예상하고 있던 일 20만여명의 수송을 위해서는 지금의 6량편성, 시간당 6회 배차로는 부족합니다. RH (시내 기준이 아닌 항공승객 기준) 증차 등이 이루어졌겠죠. 이에 맞춰 운영원가도 늘어납니다.
공항철도의 08년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주요 비용은 운영원가 456억원, 관리운영권상각 373억원, 판매관리비 113억원 (이중 감가상각비 3억여원), 이자비용 567억원 등으로 나타납니다. 재미있게도 '공항철도'의 유형자산에 해당하는 부동산, 시설, 차량 등은 '공항철도주식회사' '국가로부터 일정기간 인정받은 운영권'의 무형자산으로 잡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감가상각비 (원가가 아닌 판매관리비) 대신 원가인 영업권상각으로 나타납니다. 이를 요약하면, 이자비용이 영업비용이 아니므로 영업이익률이 23%에 달함에도 순이익률은 -21%라는 불량기업이 하나 나옵니다.
그런데 이를 '한국철도공사그룹 코레일공항철도'로 한다면, 철도공사가 매입에 얼마를 쓸지, 그리고 얼마를 차입하여 얼마를 공항철도에 전가할지에 따라 다르지만, 위의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만약에 정부가 영업이익률 8%를 보장한다면, 정말로 경우에 따라서는 흑자기업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매출의 80% 이상이 국고보조금인 기업의 수지는 어차피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