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 속에 8일 코스피지수는 1% 넘게 내리며 2150선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23포인트(1.11%) 내린 2151.31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2623억원을 사들였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205억원, 2387억원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특히 금융투자, 연기금 차익 매물이 많았다.
장 시작 전에 이란이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날 코스피는 1% 넘게 내린 채 출발했다. 장 중에는 2140선이 붕괴했다. 지수는 오후 12시가 지나면서 다시 하락 폭을 줄이더니 2150선을 회복했다.
2018년 12월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이라크 내 미군 주둔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외곽을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이란은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지 닷새만인 8일 보복 공격에 나서 이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AP 연합뉴스8일(현지 시각) 이란은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였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살한 데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이에 미 국방부는 자국과 동맹군 방어를 위해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며 중동 지역에 전운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시각으로 8일 오전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란의 보복 타격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응을 눈여겨봐야 하는데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이란의 경기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전면전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주식시장은 전면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조정 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적인 군사 충돌이 현실화하면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 받고 유가가 급등할 수 있는 악재"라며 "대선을 앞둔 트럼프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란과의 전면전을 감행할지 여부는 의문"이라고 했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그나마 코스피 급락장을 떠받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전날보다 1.79% 올랐다.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26%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보다 7% 이상 높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중 9만95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코스닥지수도 코스피지수와 함께 내렸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2.50포인트(3.39%) 내린 640.94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18억원, 60억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464억원을 팔았다.
[이다비 기자 dabee@chosunbiz.com]